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는 시장을 움직일 만한 재료가 부족한 가운데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다만 반도체 종목들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2% 가까이 급락하며 불안정한 심리를 다시 드러냈다.
5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48.33포인트(0.55%) 하락한 44,765.71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1.38포인트(0.19%) 내린 6,075.11, 나스닥종합지수는 34.86포인트(0.18%) 밀린 19,700.26에 장을 마쳤다.
오는 6일 발표되는 11월 미국 비농업 부문 고용지표를 앞두고 3대 주가지수는 큰 폭의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보합권에서 좁게 오르내렸고 마감 무렵 낙폭을 일부 확대했다.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공개되는 마지막 공식 고용지표이기 때문에 시장 참가자들은 불확실성을 일단 피하려는 분위기였다.
최근 주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은 데이터를 더 확인해야 한다며 거듭 신중한 자세를 보인 바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전날 공개 발언에서 미국 경제가 매우 좋은 상태라며 기준금리 인하 기조에 관해서도 "조금 더 신중할 여유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런 만큼 11월 고용은 12월 FOMC 회의 향방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건수는 예상치를 밑돌며 전주보다 크게 늘어났지만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았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30일로 끝난 일주일간 신규로 실업보험을 청구한 사람은 계절 조정 기준 22만4천명으로 집계됐다. 시장 예상치 21만5천명을 웃돌았고 전주 대비로도 9천명 증가했다.
미국 기업들의 11월 감원 계획은 증가세로 돌아섰다.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CG&C)사가 발표한 감원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은 11월 5만7천727명의 감원 계획이 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10월의 5만5천597명 대비 3.8% 증가한 수치다.
모건 스탠리 E트레이드의 크리스 라킨 거래·투자 담당 총괄은 "실업수당 청구건수와 일자리 감축 규모가 예상보다 높았지만 온건한 수준"이라며 "하루 뒤에 나올 비농업 고용지표를 봐야겠지만 미국 고용시장은 때때로 구부러진 것처럼 보여도 깨지지는 않고 있다"고 평했다.
한편으로는 3대 주가지수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경계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킬리 테틀의 브라이언 레오나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문제는 전반적으로 주식 가치가 과도하게 높다는 것"이라며 "(주가지수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지만, 시장의 열광이나 행복감은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2% 가까이 떨어지며 악화한 투자심리를 반영했다. 반도체 업황 관련 뚜렷한 악재는 나오지 않았으나 최근 하루 변동폭이 1~2%에 달하는 변동성 장세가 이날도 나타났다.
필라델피아 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종목 중 TSMC와 시러스 로직을 제외한 모든 종목이 하락했다.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는 5% 넘게 밀렸고 전날 강세를 보였던 마블 테크놀로지도 4% 넘게 하락했다.
인텔은 이날도 5% 넘게 떨어지면서 시가총액이 1천억달러 아래로 굴러떨어졌다.
반면 거대 기술기업 7곳을 가리키는 '매그니피센트7' 종목들은 혼조를 보였으나 낙폭이 크지는 않았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은 1% 이상 올랐고 테슬라는 3.23% 상승했다.
기술기업 전반의 분위기라기보단 반도체 및 인공지능(AI) 관련주 위주로 경계성 차익실현 움직임이 강해지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최대 건강보험사인 유나이티드헬스케어는 이날 주가가 5% 넘게 떨어졌다. 최고경영자(CEO) 브라이언 톰슨이 전날 뉴욕에서 피살된 가운데 용의자가 쏜 총탄에 '거부'(deny)·'방어'(defend)·'축출'(depose)이라는 단어가 새겨진 것으로 확인되면서 투매가 나왔다.
해당 표현들은 보험사들이 보험금 지급을 회피하기 위해 사용하는 전략으로 종종 언급된다. 이에 따라 보험사에 대한 당국의 압박이 강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됐다.
비트코인을 대량 보유한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이날 한때 10% 가까이 뛰었으나 결국 4.83% 하락으로 마감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10만달러를 돌파했다는 소식에 오히려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10월 미국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738억달러로 전월 대비 11.9%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의료 건강과 산업, 재료가 1% 넘게 하락했다. 임의소비재와 필수소비재, 에너지, 금융, 유틸리티는 상승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12월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은 이날 마감 무렵 30%까지 뛰었다. 25bp 인하 확률은 전날의 77.5%에서 70%까지 내려왔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09포인트(0.67%) 오른 13.54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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