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정권을 잡고 기세를 떨치던 시기를 떠올려보라. 과거의 민주당은 미래에 눈길을 주는 전향적이고 긍정적인 미국의 모습을 대변했다. 대공황의 밑바닥에서 프랭클린 D. 루즈벨트는 우리가 두려워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라며 국민의 불안한 심리를 진정시켰다. 인간의 첫 달 착륙을 겨냥한 존 F. 케네디의 뉴프런티어 정신도 미래지향적이긴 마찬가지다. 빌 클린턴의 캠페인 테마송은 미래에 대한 꿈을 잃지 말라는 “Don’t Stop Thinking About Tomorrow”였다. 버락 오바마는 다원적인 희망과 변화의 신시대를 약속했다.
그러나 지난 10여년 사이에 민주당은 미래지향성을 상실했고 그로 인해 정치적인 대가를 치렀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이번 선거에서 일론 머스크와 마크 안드리센과 같은 하이텍 인사들이 어떻게 도널드 트럼프의 품안에서 둥지를 틀었는지 생각해보라. 트럼프는 암호화폐 컨퍼런스에 참석해 수차례 기립박수를 받았다. 그는 위험감수를 즐겼고 현식과 급진적 개혁의 언어를 사용했다.
아마도 그 결과로 히스패닉과 아시아계 젊은 남성층의 표심이 그에게로 돌아섰다. 트럼프는 이들 사이에서 가장 의미 있는 약진을 이룬 반면 젊은 유권자들이 계속해서 일방적인 지지를 보낼 것으로 가정했던 민주당은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
과거에 민주당은 미래지향적인 표심을 거의 독점했다. 그들은 청년문화와 하이테크와 자연스레 연합한 듯 보였다. 클린턴과 그의 러닝메이트였던 알 고어의 승리는 하이테크의 수호자인 ‘아타리 민주당’의 정상 등극과 함께 ‘정부 재창조’라는 약속을 의미했다. 오바마는 실리콘 밸리의 압도적 선택이었다. 연방항공우주국(NASA)의 비싸고 비효율적인 콘스털레이션 프로그램을 취소하는 대신 스페이스X를 비롯한 민간업체들에게 저렴한 경비로 이 일을 맡긴 사람이 바로 오바마였고, 그의 혁신적인 시도는 성공했다.
대체 무엇이 바뀌었나? 민주당 내 좌익은 오바마와 그의 아류가 재계 및 하이테크 업계와 동침하면서 우익의 경제학을 수용했고 결국 근로계층의 표를 잃었다고 주장한다. 이런 주장이 지니는 문제는 모든 사실이 반대방향을 가리킨다는 점이다. 오늘날 가장 예리한 경제 정책 관측통 가운데 한 명인 에즈라 클라인은 “빌 클린턴 이후 민주당의 경제정책이 무모하리만큼 좌향화했다”며 “버락 오바마는 빌 클린턴의 왼쪽으로 심하게 기울었고, 힐러리 클린턴은 버락 오바마의 좌파 아젠다를 바탕으로 선거전을 펼쳤으며, 조 바이든은 힐러리 클린턴보다 왼쪽으로 치우친 공약을 내놓았고, 그런 방향으로 국정을 운영했다”고 지적한다.
그렇게 수 십년이 지나는 사이, 근로계층 유권자들 사이에서 민주당 지지는 분화구처럼 움푹 패였다. 1996년 빌 클린턴은 대학교육을 받지 않은 유권자들 사이에서 14%포인트 차이의 우세를 기록한 반면 카멀라 해리스는 2024 대선에서 14%포인트 차로 밀렸다. 이 그룹에 속한 유권자들만을 놓고 보면 28년 사이에 28%포인트의 지지율을 까먹은 셈이다. 그럼에도 블루칼러 유권자들의 지지율이 떨어질 때마다 민주당은 경제정책에서 더욱 좌측으로 이동해야 한다고 결정한다.
한편 트럼프는 약간의 대중주의와 상당한 자유주의 성향의 정책 아이디어를 혼합한 아젠다에 바탕해 선거전을 치르고, 가장 중요한 경제 요직에 억만장자들을 지명하면서도 지난 수십년래 그 어떤 공화당 대통령 후보보다 더 많은 근로계층 유권자들의 표를 얻었다. 어째서일까? 필자 생각엔 두 가지 이유라고 본다. 첫째, 오늘날의 유권자들은 이민, 정체성과 이른바 사회적 각성 아젠다에 의해 강력한 영향을 받는다. (당의 사회적 이슈에 공감하기 때문에 증세 공약에도 기꺼이 표를 던지는 만주당의 중상층 지지자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둘째, 근로계층은 철두철미한 반자본주의 세력이 아니다. 버니 샌더스가 대통령선거에 출마했을 당시의 여론조사는 전국민 메디케어를 비롯한 그의 경제 아이디어는 근로계층보다 대학교육을 받은 유권자들 사이에서 더 많은 호응을 받았다. 트럼프의 반국가주의는 국가 시스템이 부패하고 비효율적이라고 느끼는 국외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지금 민주당은 자신들만의 일론 머스크와 조 로건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민주당은 한때 그들을 갖고 있었다. 로건은 열렬한 버니 지지자였다. 2022년 머스크는 “압도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해왔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지난 7월 트럼프 암살시도 이후에야 비로소 그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그렇다고 로건이나 머스크를 지지한다는 뜻은 아니다. 그들은 모두 기이한 성격의 소유자로 복잡한 정치적 여정을 거쳤다. 그러나 이런 식의 정책 비평은 위험감수, 현실타파와 신 기술을 추구하는 젊고 열망에 찬 유권자들을 쓸데없이 소외시킨다. 정치란 덧셈의 게임이다. 하지만 지지기반을 늘리키는커녕 민주당은 뺄셈의 게임을 하고 있다. 반면 트럼프는 자신의 지지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만약 트럼프가 젊은 히스패닉과 아시안 남성 사이의 지지를 유지하거나 확대할 수 있다면 아마도 더 많은 젊은 흑인 남성까지 흡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그는 이제까지 공화당이 이루지 못했던 것을 만들어 낼 것이다: 바로 제대로 작동하는 MAGA 다수연합이다.
민주당은 소수계와 젊은이들과 연합한 도시의 교육받은 중산층 및 중상층 유권자들의 정당이 되었다. 해리스가 득표율에서 확연히 앞선 유일한 그룹은 대학교육을 받은 백인 유권자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여전히 노동계급의 뿌리를 그리워하며 새로운 지지기반을 불편해 한다. 따라서 민주당은 재계, 첨단기술업자들과 위험을 추구하고 젊은이 등을 공격한다. 그리고 민주당의 눈밖에 났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한 이들은 민주당에게 눈총을 돌려주고 있다.
예일대를 나와 하버드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은 파리드 자카리아 박사는 국제정치외교 전문가로 워싱턴포스트의 유명 칼럼니스트이자 CNN의 정치외교분석 진행자다. 국제정세와 외교부문에서 가장 주목받는 분석가이자 석학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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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드 자카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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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2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트럼프도 민주당원이었다. 위선과 부패로 범벅이가 된 민주당이 휘어잡은 캘리포니아를 보면 답이 나와있다. 겉으론 소외계층 어쩌고 뒤론 자신들의 잇속만 챙기는 민주당. 차라리 솔찍하게 대놓고 개판치면 점수를 좀 줄텐데. 맨날 동성연애나 성전환 문제만 떠들고.불체자와 노숙자가 납세자보다 더 우선인 당. 그러면서도 해결을 못하고 악화시킨 무능한 정당.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정신이 영혼이 염치도 없고 얀심도 없이 충성파면 이래도 저래도 아이돈 케어 날 싫어하면 협박 보복 법도 무시하는건 아니지 않은가 하는데.. 나랄 운영한다는건 다양한 이들이 있는데 어찌 내 사람만 내 생각만이 전부라 하는건 그렇지 않은가 하는데... 두고 볼 일 이지만 난 몹시 우려 했었고 지금돌아가는게 미쿡의 앞날이 큰 걱정이 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