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달 3일 ‘제2의 개항’
▶ ‘4.8조 투입’4단계 확장 완료
▶ 연 5000만명 복수터미널 보유
▶ 화물처리 능력도 세계 2위권
▶ 스마트보안 등 신서비스 도입
한국의 대표 관문인 인천국제공항이 세계 3위의 여객 수용량을 갖춘 ‘메가 허브 공항’으로 거듭난다. 세계 최초로 5000만 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터미널 2개를 보유하는 등 ‘제2의 개항’에 비견할 정도로 환골탈태하게 된다. 화물 취급 능력은 세계 2위로 도약해 반도체 물류 허브 위상도 굳건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토교통부와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9일 인천공항 2터미널 확장 구역에서 ‘인천공항 4단계 그랜드 오프닝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맹성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과 배준영 국민의힘 원내 수석부대표, 박상우 국토부 장관, 유정복 인천광역시장,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등이 참석했다. 박 장관은 이날 행사에서 “4단계 확장 사업은 30년 장기 계획을 흔들림 없이 성공적으로 추진한 정부 정책의 대표 사례”라며 “여객 1억 명 시대를 열며 대한민국의 새로운 비상으로 가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인천국제공항은 2017년부터 7년간 총사업비 4조 8000억 원을 들여 4단계 확장 사업을 진행했다. 제4활주로가 신설됐고 2018년 1월 문을 연 제2터미널에 계류장 75곳(여객 62곳·화물 13곳)이 추가됐다. 총면적은 기존 38만 ㎡ 규모에 축구장 48개 크기인 34만 ㎡가 추가돼 2배가량 넓어졌다. 확장 지역을 더한 2터미널을 조감도로 살펴보면 알파벳 ‘H’ 모양이며 양 팔다리를 쭉 뻗고 하늘을 나는 로봇 형태가 된다.
항공 업계에서는 2001년 인천국제공항 개항에 이은 ‘제2의 개항’으로 평가한다. 제2터미널이 수용할 수 있는 연간 여객 수는 2300만 명에서 5200만 명으로 2배 이상 증대됐다. 제1터미널 수용 인원까지 더하면 인천공항 전체 여객 수용량은 기존 7700만 명에서 1억 600만 명으로 늘어난다. 수용 인원 기준으로 동북아시아 1위이자 홍콩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이은 세계 3위 규모의 공항이 됐다. 또 국제 여객 5000만 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여객 터미널 2개를 보유한 세계 최초의 공항이 됐다. 당초 인천공항은 8위 규모의 수송 능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번 사업으로 이스탄불공항·창이공항·히스로공항·샤를드골공항을 제치고 5계단을 한 번에 건너뛴 것이다.
이번 4단계 확장 사업은 인천공항 이용객이 지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 데 따른 선제 조치로 평가된다. 국토부는 2021년 발표한 제6차 공항개발종합계획에서 인천공항 국제항공 수요가 내년 7284만 명, 2030년 9476만 명, 2035년 1억 1308만 명, 2040년 1억 2677만 명, 2045년 1억 3928만 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확장에 따라 화물 취급 능력도 대폭 확장됐다. 화물 취급량은 현재 500만 톤에서 630만 톤까지 늘어 세계 2위 수준으로 도약하게 됐다. 인천공항은 이를 통해 국내 반도체 수출의 98%를 처리하는 반도체 물류 허브 입지를 굳힐 계획이다. 항공정비산업(MRO)과 화물 터미널, 관광·문화 융복합 시설 등 새로운 항공 산업 생태계도 조성됐다. 이를 통해 예상되는 경제적 파급효과는 약 1조 7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 보안 서비스도 대폭 강화됐다. 인공지능(AI)과 생체 인식을 활용한 ‘스마트 패스’ 시스템을 도입해 여권과 탑승권을 제시하지 않고도 간편한 신원 확인이 가능해졌다. 자동 보안 검색 시스템 도입으로 보안 절차를 신속화하면서도 안전성을 확보했다. 출입국 속도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였다. 공항 곳곳에 예술 작품과 디지털 콘텐츠를 전시해 문화예술 복합 공간도 조성했다. ‘한국 정원’ ‘열린 정원’ 등 승객들이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공간 또한 마련됐다. 자율주행운송수단(AM)과 다양한 높이의 무인 안내기(키오스크)를 설치해 공항 이용의 편의성도 높였다.
인천공항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최종 합병되면 터미널별로 항공사를 재배치할 계획이다. 다만 아직 승인 전 단계인 만큼 여객은 기존 배치대로 터미널을 이용하면 된다. 현재 2터미널은 대한항공·델타항공·에어프랑스·네덜란드항공(KLM) 등 스카이팀 소속 4개사와 진에어가, 1터미널과 탑승동은 아시아나항공 등 스타얼라이언스 소속 항공사와 원월드 소속 항공사, 기타 저비용항공사(LCC)가 이용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는 ‘인천공항 제2의 개항, 대한민국 비상하라’라는 구호가 울려 퍼졌다. 확장 구역의 정식 운영은 다음 달 3일부터다. 이 사장은 “인천공항 4단계 준공으로 이용 가능한 여객이 1억 600만 명으로 늘었지만 2033년도가 되면 포화에 달한다”며 “이날 준공을 끝으로 9년 후를 대비해 5단계 공사 준비를 정부와 잘 협의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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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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