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극은 창극이라고도 해서 오늘날 한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가극(뮤지컬)과 비슷한 장르이며, 스토리와 노래가 어우러져 있어서 한국적인 뮤지컬이라고도 할 수 있다. 창극은 일제 강점기에 조선인들이 실의에 빠져 힘든 삶을 살아가는 선민들에게는 유일한 즐거움이자 행복의 창구였다.
창극 중에서 ‘춘향전’, ‘심청전’ ‘호동 왕자와 낙랑 공주’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울고 웃었다. 창극의 특징은 주연 배우들이 모두 창을 하는 여성들로 구성되어 한이 담긴 애절한 창극을 표현할 수가 있었다. 창극의 유행은 여배우들의 선발에서 그 인기를 엿볼 수가 있다. 서울의 한성일보의 기사에서 “서울 시내 유수의 다방 마담, 고급 술집의 기생들, 영화배우 지망생들을 망라해 오디션 장을 가득 채웠다”라고 대서특필했다.
창극 중에서 가장 인기가 있었던 작품이 춘향전이었다. 극 내용을 보면, 양반 자제인 이몽룡과 기생의 딸인 성춘향의 신분 차이를 초월한 아름다운 사랑을 창극으로 표현했다.
왜 춘향전이 대중들을 열광케 했을까. 그것은 이몽룡과 성 춘향의 이미지에 있었다. 이몽룡은 조선을 구하는 애국자, 옥고를 치르며 오매불망 님을 기다리는 춘향은 조선의 독립을 앙망하는 조선의 백성을 의미해서 조선 독립의 희망이 담겨 있어서 대중들이 더욱 춘향전에 열광했었던 것이었다. 일제는 심상치 않은 낌새를 발견하고 춘향전 공연을 금지시켰다.
8.15 해방 후에 한국은 6.25 사변을 당하고 북한에 살던 사람들이 남한으로 피난해 왔다. 잘 곳이 없어서 부산시나 마산시에서는 해안선을 따라 펼쳐져 있는 가파른 산 중턱까지 나무 판자촌으로 진을 쳤다. 이 시절 힘든 삶에 지친 사람들에게 유일하게 위로를 준 것이 창극인 임 춘앵의 국극이었다.
임춘앵(가명)이 출연한 ‘춘향전’은 공전의 흥행을 불러 일으켜서 임춘행은 알약 전국적 스타가 되었다. 초등학교 5학년 시절 가을 어느 날. 나의 급우 단짝인 조종덕이 나에게 임춘앵의 춘향전 공연을 공짜로 관람시켜 주겠노라고 유혹을 했다. 그의 말을 믿어도 좋은 것이, 종덕의 아버지는 마산 시의 명동이라고 부르는 부림동의 중심에 위치한 부림극장의 소유주였으니까.
500여명 정도 수용할 수 있는 작은 극장이라서 국극 공연에 필요한 배우의 대기실이 극장 내부에는 없었다. 종덕의 아버지는 이 문제를 해결키 위해 극장과 바로 인접한 여관을 사서 극장 옆문을 만들고 배우들이 출입을 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국극단이 도착했다는 소식이 동네 사람들에게 알려지면, 화려한 옷을 입고 예쁘게 분장한 여배우들을 구경하기 위해 배우 대기실 정문 앞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대문 틈 사이로 얼핏 보이는 배우들의 모습을 보고 희희낙락 했었다. 공연 당일 저녁 7시. 종덕이 의기양양해서 나를 데리고 배우 대기실을 통과해 극장 무대 위로 진입했다. 극장은 발디딜 틈 없는 만원이었다. 앉거나 설 자리가 없어서 사람들은 무대 위의 양쪽 가장자리에 앉아서 공연을 기다렸다.
종덕과 나는 무대 위로 걸어가서 맨 앞열에 앉았다. 공연 시작을 기다리며 종덕과 재잘거리고 있는데, 누가 내 옷소매를 끌어당겼다. 어머니와 아버지였다. 2대 독자인 아버지의 장남인 나는 부모님의 각별한 사랑을 받고 자랐다. 평소와 달리 한마디 말도 없이 사라진 아들 때문에 걱정을 하던 부모님이 나의 같은 반 친구들에게 행방을 물었다. 친구들이 종덕이와 임춘앵 공연 보러 갔어요. 라고 하는 말을 듣고 관람표를 사서 입장하여 나를 발견한 것이었다.
나는 내 손을 붙잡고 낭패하시는 부모님의 모습을 보고 사죄를 드렸다.
창극 춘향전 공연에 대한 감상은 애절한 창극을 통한 우리 전통 가락과 아름다운 인간미였다.
일편단심과 애절한 사랑을 담은 춘향전은 한국이 세계만방에 자랑할 만한 명작이다. 창극 춘향전을 보면서 공연무대에 대형 컴퓨터를 설치해서 배우의 창과 대화를 컴퓨터 자막 통역을 통해 공연을 읽고 감상하면 더욱 창극을 맛깔나게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또한 해외 공연일 경우에는 컴퓨터에 배우의 노랫말과 대화를 모두 영어로 동시통역해서 자막에 표시한다면 외국인들이 한국의 전통 가락과 창극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사료된다. K 팝에 더하여 K 창극(뮤지컬)이 꽃피울 날이 오기를 학수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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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얼 김 사랑의 등불 대표,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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