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엇갈린 승패에 캠프 표정 극과 극…트럼프 지지자 밤새 축제 분위기
▶ 해리스 지지자들, 눈물 흘리며 ‘기적’ 기도했지만…’힐러리 악몽’ 재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5일 치러진 미 대선에서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누르고 백악관 탈환에 성공하자 밤새 선거 결과를 지켜본 두 후보 지지자들의 개표 파티 현장은 '극과 극' 표정으로 엇갈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굳어지면서 플로리다 팜비치 컨벤션 센터에 모인 트럼프 지지자들은 음악을 틀고 춤을 추며 축제 분위기에 젖었다.
반면 해리스 부통령의 모교인 워싱턴DC 하워드대학에 모인 해리스 지지자들은 초반부터 불리하게 돌아간 개표 상황에 눈물을 흘리며 '기적'이 일어나길 기도했지만 결국 낙심한 채로 해리스 부통령의 패배 연설을 지켜봐야 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선거 당일인 5일 저녁 8시 30분께부터 트럼프 지지자들의 개표 파티가 열린 팜비치 컨벤션 센터에는 인파가 모여들기 시작했다.
휴대전화와 보수 매체 폭스뉴스 중계 화면을 들여다보면서 초조하게 선거 결과를 기다리던 지지자들은 트럼프가 버지니아주에서 근소하게 앞서가고 있다는 개표 결과가 나오면서부터 계속 분위기가 고조되기 시작했다고 WSJ은 전했다.
밤 11시 15분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요 경합주 중 한 곳인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승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현장은 말 그대로 환희에 젖었다.
인파 속에선 환호와 함성이 터져 나왔고, 지지자들은 승리를 확신하며 머리 위로 주먹을 치켜들었다.
한 지지자 남성은 "형제여, 거의 다 왔다!"며 승리가 목전에 있다고 외쳤고,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트럼프의 선거 구호)의 주제가인 'Y.M.C.A.'에 맞춰 지지자들이 춤을 추기 시작했다고 WSJ은 전했다.
이후 이튿날인 6일 새벽 1시 47분, 보수 매체인 폭스뉴스가 가장 먼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를 선언하자 컨벤션 센터는 승리의 포효로 가득 찼다.
얼마 지나지 않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컨벤션 센터에 도착해 지지자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WSJ은 이날 컨벤션 센터를 채운 트럼프 지지자들은 자신들의 '영웅'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소부터 암살 시도에 이르는 갖은 '역경'을 딛고 4년 만에 대통령직을 되찾은 것에 대한 환희와 안도감에 울부짖었다고 전했다.
아칸소주에 사는 헝가리 출신 이민자 줄리아나 발로그(70)는 두 팔을 활짝 벌리며 "맙소사! 눈물이 난다"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고 이날 새벽부터 선거 참관인으로 일한 뒤 개표 파티에 합류했다는 메리 켈리(80)는 왼쪽 가슴을 두드리며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날 새벽 5시30분께 AP 통신 등 미국 주요 언론들은 일제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47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됐다고 보도했다.
개표 초반부터 들뜬 분위기가 이어진 트럼프 개표 파티와 달리 해리스 부통령의 모교인 하워드대에서 열린 민주당 개표 파티 현장은 밤새 가라앉은 분위기였다고 WSJ은 전했다.
시간이 갈수록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의 득표율 격차가 벌어지자 일부 지지자들은 눈물을 흘리며 '기적'이 일어나기를 기도했다.
그러나 이튿날 새벽 1시께 해리스 캠프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인 세드릭 리치먼드가 단상에 올라 해리스 부통령이 오늘 이곳에 오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현장에는 패색이 짙어졌다.
리치먼드 위원장은 당시 "아직 집계될 표가 남아있다"고 강조했지만 낙심한 일부 지지자들은 현장을 떠나기 시작했으며 CNN 등 주요 방송사들도 승기가 트럼프 측으로 넘어갔다는 분위기를 전했다.
폭스뉴스는 이날 현장 풍경이 8년 전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당시 대선 후보가 트럼프에게 패배했을 당시와 흡사하다면서 민주당에 '힐러리 악몽'을 재현시켰다고 짚었다.
2016년 대선 당시 힐러리의 패색이 짙어지자 힐러리 캠프 의장은 이날과 비슷하게 뉴욕 재비츠 컨벤션 센터에 모인 지지자들 앞에 나타나 힐러리 후보가 오늘 현장에 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8년 만에 재현된 '힐러리 악몽'에 지지자들은 눈물을 흘리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 선언을 지켜봐야 했다.
낙심한 일부 지지자들은 현장을 떠나면서 바닥에 성조기 깃발을 버려두고 가기도 했다고 폭스뉴스는 전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오후가 돼서야 하워드대에 모인 지지자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 패배를 인정하는 연설을 했다.
지지자들은 대부분 흐느끼거나 눈물을 훔치며 그의 연설을 지켜 봤고, 일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전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오전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 통화를 했고 그의 승리를 축하했다"며 패배를 인정하면서도 지지자들에게 절망하지 말고 계속 도전하자는 메시지를 던졌다.
연설 현장에는 그의 남편 더그 엠호프와 러닝메이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 등이 참석했다.
엠호프는 연설을 들으며 눈물을 훔쳤으며 월즈 주지사도 눈물을 참으려는 듯 입술을 꽉 무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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