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연재해 위험에 관리비도 덩달아 올라가
▶ 항상 인상 대비하고 주택 구입 전 고려를
주택 단지 내 공공 수영장이 점검 관계로 임시 폐쇄된다는 HOA의 통보가 걸려 있다. 공공시설 운영 단지 주택 소유주에게 부과되는 HOA 관리비가 오름세로 해당 소유주들의 대비가 필요하다. [준 최 객원기자]
반려동물의 배설물을 처리하라는 HOA 표지판이 단지 내 도로에 설치되어 있다. 관리비는 필요시 인상될 수 있기 때문에 인상에 대비한 자금을 별도로 모으면 도움이 된다. [준 최 객원기자]
구입할 집을 찾을 때 ‘주택소유주협회’(HOA)가 운영되지 않는 주택을 첫 번째 조건으로 삼는 바이어가 많다. 그도 그럴 것이, 주택 보험료, 재산세에 이어 HOA가 부과하는 관리비마저 덩달아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HOA는 공공시설이 운영되는 타운하우스, 콘도미니엄, ‘코압’(Co-Op) 형태의 주택은 대부분 HOA 관리비를 다달이 내야 한다. 단독 주택이지만 대단지 형태로 개발된 주택도 HOA를 통한 관리비가 부과되는 경우가 많다. 소비자 금융 정보 서비스 업체 뱅크레잇닷컴이 최근 HOA 관리비가 급등하는 원인과 주택 시장에 미칠 영향 등을 분석했다.
◇ 자연재해로 관리비 급등
HOA는 단지 및 공공시설 관리비 명목으로 단지 내 주택 소유주를 대상으로 매달 관리비를 부과한다. HOA가 관리하는 항목은 단지 내 조경에서부터 제설 작업, 커뮤니티 수영장 관리, 고층 건물의 경우 엘리베이터 관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 밖에도 HOA는 관리비 징수를 통해 자체 보험료를 납부하는데 이상 기후로 자연재해가 빈번한 지역의 경우 HOA 보험료 인상이 관리비 급등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로 주택 시장이 붕괴하고 대규모 주택 압류 사태가 발생했을 당시 HOA 관리비가 급등한 적이 있다. 당시 단지 내 압류 주택 증가로 관리비가 잘 걷히지 않자, 기존 주택 소유주들의 관리비 높은 부담을 떠안아야 했다.
이후 압류가 잠잠해지면서 관리비는 한동안 하락 추세였으나 최근 이상 기후에 따른 자연재해 위험이 높아지면서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HOA 관리를 받는 주택 소유주들은 관리비 급등 현상이 가계 재정과 주택 시장에 미칠 영향 등을 신중히 파악해야 할 때다.
◇ 필요시 언제든지 인상 가능
HOA 관리비는 단지가 운영하는 시설 규모에 따라 월 수백 달러에서 수천 달러에 이른다. 별다른 공공시설이 없는 단지는 조경, 가로등, 게이트 등 기본 관리에 필요한 낮은 관리비를 부과하지만, 테니스장, 수영장, 골프 코스, 극장 등 고급 시설이 운영되는 단지는 높은 관리비 부과될 수밖에 없다.
HOA 관리비는 각 시설 관리에 사용될 뿐만 아니라 HOA가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마스터 보험’ 보험료 납부를 위한 목적으로도 징수된다. 건물 지붕이나 외벽 보수, 도로 보수, 홍수나 지진 피해 등을 대비해 HOA로 자체 보험에 가입해야 하는데 이 비용이 관리비 명목으로 주택 소유주에게 전가되는 것이다.
고정 이자율로 모기지를 받으면 매달 내는 페이먼트 금액이 변동하지 않는 것과 달리 HOA 관리비는 필요시 얼마든지 조정이 가능하다. HOA 이사회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인상을 승인하면 주택 소유주들은 곧바로 인상된 고지서를 받는다. 부동산 업체 레드핀에 의하면 지난해 전국 인구 밀집 대도시 지역 중 40곳이 넘는 지역의 HOA 관리비 중간 금액이 약 5.7% 인상됐다.
◇ 자연재해 지역 가파른 상승
최근에는 자연재해 빈발 지역의 HOA 관리비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 해당 주민들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대형 허리케인 밀턴이 휩쓸고 간 플로리다주 탬파의 경우 지난해 관리비가 무려 17%나 급등했다. 플로리다의 경우 이미 주택 보험료 인상 여파로 많은 주택 소유주들이 보험료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관리비까지 크게 오르자, 일부 주택 소유주는 집을 처분하고 타주 이주까지 고려하는 상황이다.
HOA 관리비 급등 현상은 플로리다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산불과 허리케인 등 자연재해 위험이 높은 포트워스(텍사스주), 새크라멘토(가주), 애틀랜타(조지아주) 등의 지역에서도 HOA 관리비가 지난해 두 자릿수 비율로 인상된 것으로 조사됐다.
HOA가 운영되는 주택이 많은 지역의 주택 시장에서는 이미 관리비 상승세에 따른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마이애미 등 지역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관리비 인상 및 ‘특별 징수’(Special Assessment)를 피하기 위해 시장에 나오는 매물이 늘고 있다.
하지만 매물이 갑자기 늘면서 잘 팔리지 않는 등 지역 주택 시장 회복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레드핀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8월 마이애미 지역 콘도미니엄과 코압 거래는 관리비 기피 현상 등으로 인해 전년 대비 약 26%가 감소했고 팔릴 때까지 걸린 기간도 106일이나 소요된 것으로 나타났다.
◇ 항상 인상에 대비해야
전국적으로 HOA 관리비가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관리비 인상에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택 수리 등에 필요한 자금을 별도로 적립하듯 관리비 인상에 대비한 자금을 매달 조금씩 모아두면 갑작스러운 인상 통보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다. 주택을 구입할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
HOA 관리비가 부과되는 주택 구입을 계획 중이라면 단지 내에 포함된 시설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 골프를 즐기지 않는 데 골프 코스가 운영되는 단지에 위치한 주택을 구입하면 낼 필요 없는 비용이 관리비로 빠져나간다. 자녀가 없는 바이어가 어린이를 위한 놀이터 시설이 갖춰진 단지 내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지속적으로 관리비가 인상되는 HOA도 있는데 이 같은 추세는 주택 구입 전 HOA 관련 서류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관리가 미숙한 HOA나 결함이 자주 발생하는 HOA의 경우 관리비 인상이 잦고 이 같은 기록은 HOA 이사회 회의 기록을 통해 확인 가능하다. 또 앞으로 예정된 인상 계획도 서류를 통해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주택 구입에 참고하면 관리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인상된 관리비 납부가 부담스러운 경우 HOA 측에 분할 납부 옵션에 대해 문의한다. 일부 HOA는 주택 소유주 소득 상황에 따라 분할 납부, 분기 납부, 연간 납부 등의 옵션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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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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