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전, 내가 활동 중인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 교육청이 내년부터 한국에서 교사 채용을 시도할 것이라는 소식을 본 칼럼을 통해 알렸다. 내가 오랫동안 관심을 가져온 한국으로부터의 교사 채용을, 2년 전 부임한 현 교육감이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되었다.

내년 학년부터 중고등학교 수학 및 과학 교사 10명을 목표로, 첫해에는 한국에서만 교사를 채용하는 시범 사업이 시작된다. 이에 지난 8월 한국을 방문해 몇몇 교육청에 이 사실을 전달했다. 그리고 한국 방문을 전후 해 주미한국대사관 교육부 담당자들과 만나 이 소식을 공유한 뒤 한국 교육부에도 전달하여 전국 교육청에 알리기로 했다. 그래서 교육감은 협조 공문을 대사관에 파견된 한국 교육부 담당자들에게 보냈으며, 대사관이 이를 한국의 다른 교육청들에도 전달했으리라 생각된다.

이미 알린대로 지원 자격은 2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현직 교사로, 공립·사립, 정규직·기간제 교사 모두 지원 가능하다. 중요한 조건은 영어로 수업이 가능해야 한다는 점이다. 채용된 교사는 J-1 비자로 입국하며, 가족이 동반할 경우 J-2 비자를 받는다. 이러한 절차는 교육청이 고용한 외부 기관인 Participate Learning(PL)이 담당하며, J-2 비자 소지 배우자는 미국 입국 후 취업 허가를 신청할 수 있다. 비자 수속은 통상 3개월 정도 소요된다.

한국 교사 채용 소식이 전해진 후, 이미 여러 명이 지원했다고 한다. 보통 경쟁률은 수십 대 일을 기록할 정도로 높아 PL이 지원 서류를 까다롭게 심사해 서류 전형에서 탈락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러나 현재까지 한국 지원자들은 모두 서류 전형을 통과했고, 곧 인터뷰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들었다.

그 과정에서 내가 간여한 부분도 있다. 한 지원자는 이력서에 한국에서 가르친 과목을 그대로 번역해 기입했는데, PL에서 사용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이 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사례가 있었다. 예를 들어, 생명과학을 ‘Life Science’로 적었으나, 프로그램이 이를 과학 과목으로 인식하지 못한 것이다. 이런 경우에는 ‘Biology’로 표기했어야 한다. PL에서도 한국 교육 체제와 교과 과정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느꼈고, 이러한 점은 앞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컴퓨터 프로그램 또한 보완되었을 것이다.

또 다른 사례로,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하는 지원자의 경우, 페어팩스 카운티의 높은 생활비 때문에 컴퓨터가 자동으로 서류 탈락 통보를 하는 일이 있었다. 추가 재정 정보를 요청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서류 심사에서 자동 탈락을 시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고, 이 부분도 개선되었을 것이다.

현재 서울, 부산, 세종, 청주, 수원 등 전국적으로 다양한 지역에서 지원자들이 나오고 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특히, 세종과 청주는 내가 직접 만나 정보를 나눈 교육청 산하 지역이 아님에도 주미한국대사관을 통해 소식이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사관 담당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

또한, 페어팩스 카운티 교육청이 H-1B 비자 스폰서를 제공하기로 했다는 반가운 소식도 있다. 이것도 교육청이 처음 시도하는 일이며, 첫해에는 10명을 목표로 한다고 한다. 이 비자는 미국 내에서 수급 부족 현상을 겪고 있는 교사나 IT 전문가에 한정된다. 교사 직종은 미국 내 교사 자격증을 이미 보유하고 있어야 하며, 특수교육, 수학, 과학, 직업 기술, 외국어, ESL, 상담교사, 초등교사, 학교 심리사, 언어치료사 등이 포함된다.

가장 반가운 소식은, 이번 H-1B 비자 신청의 경우 로컬 정부가 고용주로서 채용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추첨 절차 없이 10명에게 비자가 보장된다는 점이다. 자격을 갖춘 경우 추첨에서 탈락할 염려가 없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이점이다. 교육청에서 필요한 자격 요건을 충족하기만 하면, 법률 회사를 통해 비자 수속이 진행되며, 자격이 부족한 경우에는 비자 신청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에 한인 동포들의 적극적인 지원을 기대해본다. 특히 졸업 후 미국 체류 신분 문제로 고민하는 유학생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문일룡 변호사, VA 페어팩스카운티 교육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