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리 추가 인하 여부 따라 연말 6% 미만 가능성
▶ 모기지 이자율 예측, 10년 만기 국채 이자율 주시를
제롬 파월 연준의장이 지난 18일 기준 금리 인하를 발표하는 모습이 뉴욕 증권 거래소 TV를 통해 방영되고 있다. 모기지 이자율은 금리 인하 기대를 이미 반영해 수 주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로이터]
모기지 이자율이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며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추가 금리 인하 여부에 따라 이자율이 올해 말까지 6% 미만으로 떨어질 것으로도 전망 중이다. [로이터]
모기지 이자율이 하락세가 가파르다. 국영모기지 보증기관 프레디맥이 집계하는 30년 만기 고정 이자율 전국 평균은 지난 19일 6.09%로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7.8%를 기록했던 지난해 10월과 비교하면 매우 큰 폭의 하락세로 그동안 높은 이자율 때문에 주택 구입을 포기한 바이어에게는 희소식이다. 이자율이 가파른 하락세로 접어들면서 최근 1~2년간 높은 이자율로 주택을 구입한 바이어들 사이에서도 낮은 이자율로 갈아타기 위한 재융자 붐이 다시 일 것으로 기대된다. 워싱턴 포스트가 향후 모기지 이자율 전망을 분석했다.
◇ 기준 금리 인하에 간접 영향
치솟는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는 ‘연방준비제도’(Fed)의 노력으로 제로 수준인 기준 금리가 5%를 훌쩍 넘었다. 이 같은 금리 수준은 지난해 여름까지 이어졌고 결국 인플레이션을 잠재우는 데 어느 정도 성공했다. 하지만 높은 금리가 지속되는 기간 자동차 대출부터 모기지 대출에 이르는 시중 대출 비용이 치솟아 서민 가계부 부담 요인으로 자리 잡았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안정적인 수준으로 접어들 때까지 높은 금리를 유지하겠다는 기조를 유지했다. 최근 발표된 8월 물가지수는 2.5%로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치에 근접하자 기준 금리 인하에 조심스러운 태도로 일관한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9월 공개회의에서 금리 인하 결정을 강력히 시사했고 결국 시장 기대치보다 높은 ‘빅컷’(Big Cut·0.5%포인트 인하)이 단행했다.
◇ 10년 만기 채권 이자율에 직접 영향
연준 관측통들은 올해 말까지 적어도 두 번의 금리 인하가 더 실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부 경제 전문가들 올해 금리 인하가 세 번 실시될 수도 있고 내년 봄 추가 인하도 기대하고 있다. 시장 기대대로 금리 인하가 연이어 실시될 경우 기준 금리는 2025년 하반기 최저 3~3.5% 수준으로 하락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준 금리 인하는 모기지 이자율을 포함, 시중 대출 이자율에 전반적인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모기지 이자율은 기준 금리 동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지 않는다. 시중 모기지 이자율 동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모기지 상품 투자자들이 벤치마크 이자율로 여기는 10년 만기 재무부 채권 이자율이다. 채권 이자율은 지난해 10월 4.98%를 찍은 뒤 최근 3.69%대로 하락하며 모기지 이자율 하락을 부채질 중이다.
◇ 금리 인하 기대 이미 반영돼
현재 경제 상황이 지속되는 한 연준의 기준 금리 인하 기조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금리 추가 인하 조치가 시행되더라도 모기지 이자율 하락 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에 따르면 최근 모기지 이자율 하락세는 연준의 금리 인하 전망을 이미 반영한 현상이다.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의 로런스 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기준 금리 인하 효과가 이미 반영됐기 때문에 추가 인하가 실시되더라도 모기지 이자율은 올해 말 6% 미만으로 떨어지는 데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기지 이자율을 포함한 장기 이자율은 인플레이션 전망, 경제 상황, 기타 여러 요인을 반영한다. 기타 요인 중 하나가 바로 연준의 기준 금리 정책이다. 모기지 이자율에 영향을 미칠 만큼 기준 금리가 인하되려면 경기 침체가 발생해야 하는데 현재로서 침체 가능성은 매우 낮다. 만약 경기기 침체에 접어들지 않고 지속적으로 냉각되더라도 모기지 이자율은 6% 이하로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는 경제전문가가 대부분이다.
◇ 1%포인트 이상 낮춘다면 재융자 해 볼만
이자율 변동에 출렁이는 시장이 바로 재융자 시장이다. 현재 적용 받는 이자율보다 1%포인트 낮은 이자율로 대체할 수 없다면 재융자를 실시하지 않는 것이 정석처럼 여겨진다. 이자율 격차가 최소 1%포인트 이상 벌어졌을 때 재융자를 통해 인하될 것으로 예상되는 페이먼트 액수와 재융자 실시로 인한 각종 비용 등을 비교해 재융자 실시 여부를 결정한다. 재융자를 실시하려면 재융자 금액의 2~5%에 해당한 수수료 비용과 융자 발급비, 감정비, 신청비 등 각종 수수료 비용이 발생한다.
재융자 실시 여부는 재융자를 통해 절약되는 비용이 재융자 수수료 비용을 상쇄하는 데 걸리는 기간을 기준으로 결정한다. 재융자를 실시한 모기지를 장기 보유할수록 재융자로 인한 절약 혜택이 커진다. 모기지 이자율은 매일 변동하기 때문에 재융자 실시 시기에 적용되는 이자율에 따라서도 재융자 혜택 폭이 좌우된다.
◇ 이자율 하락 ‘양날의 검’ 될 수도
높은 집값과 모기지 이자율이 사상 최악 주택 구입난의 주요 원인이다. NAR에 따르면 고주택가와 고이자율로 2021년 612만 건에 달했던 재판매 주택 거래는 2023년 409만 건으로 급락했을 정도다. 높은 이자율에 영향을 받은 부문은 주택 거래뿐만 아니다. 대출 비용 상승에 주택 공급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주택 신축이 급감했고 낮은 이자율로 주택을 구입한 주택 보유자가 집을 팔지 않는, 이른바 ‘이자율 고정 현상’(Rate Lock-in Effect)까지 등장해 매물 부족 사태가 악화했다.
연준의 기준 금리 인하로 대출 비용이 낮아지면 신규 주택 공급 증가가 기대된다. 높은 이자율로 새집 구입을 꺼렸던 기존 주택 보유자가 집을 내놓기 시작하면 재판매 주택 매물 부족 현상도 해소될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란 기대가 크다. 하지만 모기지 이자율 하락으로 인한 주택 구입 여건 개선은 수요를 뒷받침할 충분한 매물이 공급될 때만 가능하다. 충분한 매물 공급 없이 이자율만 떨어질 경우 주택 구입난은 지금보다 더 악화할 수 있다.
소비자 금융 정보 서비스 업체 뱅크레잇닷컴의 그렉 맥브라이드 수석 금융 애널리스트는 “모기지 이자율이 떨어지면 수요 급증으로 집값이 다시 급등할 수 있고 이자율 인하 효과는 상쇄된다”라고 우려했다. 윤 이코노미스트는 “반면 모기지 이자율이 하락하면 낮은 이자율에 묶인 기존 주택 보유자의 주택 구입 능력이 개선돼 이들에 의한 ‘무브 업’(Move-Up) 구매가 이뤄지고 주택 거래 선순환이 기대된다”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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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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