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파민 장식·전기 주택·엔지니어 바닥재 등
▶ 저렴하고 내구성 강한 실용적 디자인이 대세
주택 건축 비용 상승 현상이 신규 주택 디자인 트렌드에 반영돼 나타나고 있다. 저렴하면서도 내구성이 강한 실용적 자재가 신규 주택에 많이 사용되는 추세다. [로이터]
주택 바닥재로 엔지니어 우드 바닥재가 널리 사용되고 있다. 저렴한 비용으로 고급스러운 원목 바닥재 분위기를 낼 수 있어 고급 주택에서도 많이 설치되고 있다. [로이터]
주택 건설 업계도 최근 몇 년간 인플레이션에 따른 극심한 어려움을 겪었다. 공급망 대란으로 건축 자재가 제때 조달이 안 되는 것은 물론 자재비가 급등해 어쩔 수 없이 신규 주택 분양 가격을 인상해야 했다. 엎친 데 덮친 데 격으로 건축 인력 부족, 인건비 급등까지 겹치면서 주택 건설 업계가 겪는 고충이 크다. 이 같은 현상은 신규 주택 트렌드에 고스란히 반영돼 나타나고 있다. 비용을 최소화, 공간 활용 극대화, 독창적 공간 활용 등 최근 신규 주택 디자인 트렌드를 알아본다.
▲ 엔지니어 우드 바닥재
주택 디자인 중 바닥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실내 면적 중 바닥이 차지하는 비율 크기 때문에 바닥재를 주택 구입 기준으로 삼는 바이어도 많다. 바닥재 시장에서 카펫은 이미 자취를 감췄고 그 자리를 나무 바닥재가 대체한 지 오래다. 나무 바닥재 중에서도 ‘사전 마감 처리된 엔지니어 우드’(Prefinished Engineered Floors)가 신규 주택 건설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 특히 고급 주택 건설 시장에서도 원목 대신 엔지니어 우드를 사용하는 트렌드가 대세다.
엔지니어 우드는 원목은 아니지만 원목과 차이가 없을 정도로 잘 제조되고 있다. 오히려 원목 바닥재보다 내구성이 강하고 큰 크기로도 제작이 가능해 매우 실용적인 바닥재로 쓰이고 있다. 엔지니어 우드 바닥재의 가장 장점은 뭐니 뭐니 해도 원목에 비해 저렴한 비용이다. 사전 마감 처리돼 건설 현장에서 ‘샌딩’(Sanding) 작업이 필요없기 때문에 인건비 등 여러 비용을 줄여주는 것도 큰 장점이다.
▲ 주상 복합 주택
상업용 부동산 시장, 특히 사무실과 대형 몰 부문은 2020년 발생한 코로나 팬데믹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당시 문을 닫은 건물 중 테넌트를 찾지 못해 여전히 빈 채로 남아 있는 건물도 많다. 동시에 주택 가격과 모기지 이자율이 급등하면서 저렴한 가격대의 주택을 찾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처럼 여겨진다.
두 가지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주상 복합’(Mixed Use) 형태의 부동산 건설이 수년째 붐을 이루고 있다. 일반 주택에 비해 저렴한 주상 복합 형태의 주택 수요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주상 복합 주택은 거주, 출근, 여가 생활 등의 수요를 충족할 뿐만 아니라 빈 쇼핑몰과 쇼핑센터를 활용할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 도파민 장식
정신 건강에 대한 중요성이 갈수록 강조되는 가운데, 이 같은 트렌드가 주택 건설 업계에도 반영되고 있다. 주택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페인트 업계에서 정신 건강을 강조한, 이른바 ‘도파민 장식’(Dopamine Decor) 트렌드를 적극 도입 중이다. 도파민은 기분을 좋게 하는 신경 전달 물질이다. 단어의 뜻처럼 행복감, 따뜻함,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페인트 색상을 최근 신규 주택에서 많이 볼 수 있다. 도파민 색상은 생동감 넘치는 색상, 다양한 질감, 때로는 장난스러운 패턴 등으로 여기에 홈 오너의 개성과 스타일이 가미되면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도파민 장식이 된다. 어떤 색상이나 패턴이든 상관없이 기분을 즐겁게 해주는 도파민 색상은 실내는 물론 건물 외벽 페인트에도 사용되는 추세다.
▲ 전기 주택
차량 업계에서 전기차가 대세이듯 주택 건설 업계에서도 최근 전기 주택이 주목받고 있다. 전기 주택은 말 그대로 주택에 필요한 모든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대체한 주택이다. 전기 에너지 공급을 위해서는 태양광 패널 설치가 필수로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의 세제 혜택을 최대한 활용해 전기 주택으로 전환하는 주택 소유주가 늘고 있다.
전기 주택 건설업계에 따르면 태양광 패널을 충분히 설치하고 배터리 저장 시스템까지 갖추면 매우 저렴한 비용으로 주택을 운영하고 전기차까지 충전할 수 있다. 전기 주택 건설업계는 전기 주택이 화석 연료를 제거해 친환경적이고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고 강조하며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다.
▲ 단층 주택
신규 주택 단지를 방문하면 단층 주택 비중이 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주택 건설 업계는 이미 수년 전부터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쓰나미를 대비해 단층 주택 공급을 늘리고 있다. 단층 주택은 흔히 나이가 들어 거동이 불편한 세대에 적합한 주택으로 여겨지지만, 최근에는 젊은 세대의 수요도 늘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 의하면 X세대 중 노후를 미리 대비하기 위해 단층 주택을 찾는 경우가 최근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단층 주택 재고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은퇴를 앞두고 미리 확보해 두려는 수요다. 최근 지어지는 단층 주택은 층고를 높이고 넓은 공간감을 제공해 기존 단층 주택의 답답함을 보완한 주택이 많다.
▲ 가족 중심 공간
주택에서 가족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은 늘 강조되어 왔다. 다만 트렌드만 조금씩 변화할 뿐인데 최근 주방이 가족 중심 공간으로 다시 떠오르고 있다. 주방은 가족이 함께 요리하며 식사하는 공간이다. 때로는 주방과 연결된 패밀리 룸으로 자연스럽게 이동해 온 가족이 여가를 함께 즐기기도 한다.
이 같은 가족 중심 기능을 최대화하기 위해 최근 주방의 모습이 조금씩 변하고 있다. 요리를 담당하는 레인지나 쿡톱의 크기가 점점 커지고 여러 개의 싱크대가 설치된 주방도 등장했다. 명절이 휴일에 가족이 팀을 이뤄 식사를 준비하기에 적합한 주방 형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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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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