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생 마야 해리스 부부, ‘문고리 권력’ 넘어 정치전략에 깊이 관여
▶ 80년대부터 민주당 대선·행정부 몸담아온 볼스·무어도 ‘핵인싸’
▶외교·안보는 필 고든 주목…이란핵합의 ‘전도사’ 자임한 비둘기파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핵심 참모는 '가족 그룹'과 '워싱턴 그룹'으로 구분된다.
반세기에 걸쳐 워싱턴 중앙 정치무대에서 활약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달리 해리스 부통령은 캘리포니아주에서의 검사 경력을 발판 삼아 2017년부터 연방 상원의원을 거쳐 부통령으로 재임 중이기에 중앙 정치 경력은 10년이 채 안 된다.
이런 배경 속에 해리스 부통령은 동생을 포함한 가족 그룹과, 워싱턴 정치 무대에서 자신의 연착륙과 성장을 도운 일부 '민주당 베테랑'들의 보좌에 크게 의지하고 있다.
중앙 정치 무대 활동 기간이 긴 여러 정치인이 10년 이상 자신을 보좌한 이들로 자신만의 견고한 '사단'을 구축하고 있는 것과는 조금 다른 양상이다.
우선 가족 그룹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의 친동생인 마야 해리스(57)와 제부 토니 웨스트(59), 남편 더그 엠호프(59)를 핵심 참모로 꼽을 수 있다.
마야 해리스와 토니 웨스트는 보통 '가족 참모'에 대해 사람들이 갖고 있는 이미지인 '문고리 권력' 수준을 넘어 정치 전략에 관여하는, 핵심 중에 핵심인 참모다.
변호사 자격을 가진 마야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2016년 대선 캠프에서 정책을 담당한 데 이어 2020년 대선 때 해리스 부통령 후보 캠프의 의장으로 일하며 대선에서 쓴맛과 단맛을 모두 본 정계 베테랑이다.
그녀의 남편 웨스트는 해리스 부통령과 같은 검사 출신으로 1990년대 캘리포니아주 북부에서 아동 성착취, 사기, 마약 유통, 하이테크 범죄 등을 다루며 경력을 쌓았고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법무부에서 차관보 등으로 재직하면서 소비자 보호 분야에서 두드러진 활동을 했다.
공직을 마친 뒤 차량 공유 플랫폼 우버의 법률 담당 선임 부회장으로 재직(현재 일시 휴직중)중인 웨스트는 지난달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 포기 소식을 듣자마자 곧바로 자신이 관리하는 민주당 후원자 그룹에 전화를 돌려 처형에 대한 지원을 호소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미국 역사상 첫 '세컨드 젠틀맨'(여성 부통령의 남편)인 엠호프는 연예계 전문 변호사로 약 30년 활동하며 이름을 날렸지만 부인의 백악관 입성 이후 변론 활동을 중단한 채 외조에 힘을 쏟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을 대신해 각종 공식 활동에 참석하는 한편, 선거 캠프 참모들의 '군기반장' 역할도 해왔다.
워싱턴 참모 그룹 중에는 60대 중반의 베테랑 여성 정치 참모인 로레인 볼스 부통령 비서실장이 첫 손에 꼽힌다.
1984년 민주당 월터 먼데일 대통령 후보 캠프에서 활동하며 정치 무대와 본격 인연을 맺은 그는 1993∼1997년 앨 고어 당시 부통령의 공보국장, 2006∼2007년 힐러리 클린턴 당시 상원의원의 공보국장 등을 거쳤다.
이후 민간에서 조지타운대 대외협력 담당 부총장으로 재임하다가 2021년 가을 '선임 보좌관' 타이틀로 해리스 부통령의 곁을 지키기 시작했다.
이어 2022년 5월부터 해리스 부통령의 비서실장에 기용돼, 워싱턴 정치 경력이 상대적으로 짧은 해리스 부통령이 중앙 정치판에서 잔뼈가 굵은 바이든 대통령의 참모들과 원만한 관계를 갖도록 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는 후문이다.
그는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총책임자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되는 인물이기도 하다.
흑인 여성으로서 볼스만큼 민주당에서 오랜 참모 이력을 쌓아온 민연 무어(64)도 해리스 부통령의 정무 담당 핵심 참모로 꼽힌다.
1984년 제시 잭슨 목사, 2008년 힐러리 클린턴의 대선 선거운동에서 각각 참모로 활동했고,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는 백악관 정무국장 등을 역임하며 권력의 핵심부에 몸담았다.
해리스 부통령의 대선 후보 출정식인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 위원장으로서 행사를 총괄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2011~17년) 재임 때부터 서로 알고 지냈기에 가족 이외 참모 중 해리스와의 인연이 비교적 긴 편인 그는 정치 무대에서 인종과 성(性)적 지향성 등의 다양성을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어는 민주당내 자신의 상당한 영향력을 발판으로 해리스 부통령이 상원의원으로서 워싱턴 정치에 안착하고, 더 나아가 바이든 대통령의 러닝메이트가 되도록 돕는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NYT는 해리스가 대부분의 중대 결정을 내리기 앞서 무어의 견해를 묻는다고 전했다.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필 고든(62)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이 핵심 측근으로 통한다.
해리스 부통령의 국가안보 부보좌관을 거쳐 2022년 3월부터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일하고 있는 그는 오랜 싱크탱크 활동 경력을 바탕으로 유럽과 중동 정치에 식견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민간에서는 브루킹스연구소, 미국외교협회(CFR), 영국 국제문제전략연구소(IISS) 등에 몸담았고 터키·이라크 등 무슬림 국가 연구, 미국-유럽 관계 연구 등에 천착했다.
공무원으로서는 클린턴 행정부 때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유럽 담당 국장, 오바마 행정부 때 국무부 유럽·유라시아 사무 담당 차관보로 각각 일하며 동유럽과 발칸반도 국가에서의 민주주의 정착 지원, 터키·러시아 등과의 협력 관계 발전 등과 관련한 역할을 맡았다.
오바마 행정부를 떠난 뒤에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중요한 외교 유산인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의 '홍보대사' 역할을 자임했다.
워싱턴 외교 책사 그룹에서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그는 이 같은 '이력서'가 말해주듯, 대외 관계의 껄끄러운 문제에 있어서 외교적 해법을 신뢰하는 '비둘기파'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작년 10월 시작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기간 이스라엘과 요르단강 서안지구 등을 방문해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수뇌부 인사들과 만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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