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별 인터뷰 - 한국인 전용취업비자 범동포추진위 이창무 위원장
[이창무 위원장]
▶한국기업 미 시장 투자 확대 불구 한국인 직원 채용 어려워
▶한국인 인재 뿐 아니라 미국내 구직자·기업 모두에 ‘윈윈’
▶범동포 차원 온·오프라인 20만명 서명운동 주력
“미주한인사회의 오랜 숙원인 ‘한국인 전용 전문직 취업비자(E-4) 신설 법안’(Partner with Korea Act)이 추진된 지 올해로 벌써 11년째입니다. 미 전역의 각계 한인 커뮤니티들과 힘을 합쳐 연방의회를 상대로 한 입법로비를 전개, 올해는 반드시 법안 통과를 위한 기반을 닦겠습니다.”
지난 4월 출범한 ‘한국인 전용 전문직 취업비자(E-4) 법안 통과 운동 범동포 추진위원회’를 가장 앞에서 이끌고 있는 이창무(사진) 위원장은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추진위의 각오와 목표를 이같이 밝혔다.
범동포 추진위는 현재 40명 수준에 머물고 있는 E-4 비자 법안 지지 연방 상·하원의원 숫자를 최소 150명 이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직접적인 로비활동과 이를 위한 범동포 차원의 온·오프라인 20만명 서명운동(www.change.org/PartnerWithKoreaAct)에 주력하고 있다고 이 위원장은 덧붙였다.
다음은 지난 7일 가진 이 위원장과의 인터뷰 일문일답.
-한국인 전용 전문 취업비자인 E-4 비자란 무엇인가.
▶E-4 비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의 국민들에게 발급되는 전문직 취업 비자로 교역국의 유능한 전문 인력을 미국에 공급하는 목적으로 사용된다. 한국은 지난 2012년 미국과 FTA를 체결했지만, E-4 비자 대상국에는 포함되지 못했다.
이에 반해 앞서 미국과 FTA를 체결한 칠레의 경우는 매년 1,400개, 싱가포르 5,400개, 호주 1만500개, 캐나다와 멕시코는 무제한으로 E-4 비자를 발급받고 있다.
한국의 경우 미국의 세계 6위 무역거래국이자 70년 동맹국의 위치에 있지만 지난 2012년 FTA 발효에도 불구하고 E-4 비자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E-4 비자 법안 통과의 필요성은.
▶최근 한국의 대미 투자가 크게 확대되면서 투자규모가 2021년 1월 이래 총 550억 달러에 달하고 있다. 실제 지난 수년간 삼성, 현대, LG, SK 등 다수의 한국 대기업들은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 걸쳐 미국 각지에 대규모 공장을 건설하는 등 미 시장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인들의 취업비자 취득 실태는 이와는 정반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까다로운 전문직 취업비자(H-1B) 제도 탓에 한국인들의 취업비자 취득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따라서 미국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는 한국 기업들이 미국 내에서 보충하기 어려운 전문직 한국인 직원을 고용하려고 해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E-4 비자 법안의 연방의회 통과가 필요한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이다.
-H-1B 비자의 현실과 E-4 비자 법안 통과시 어떤 장점이 있나.
▶현재의 H-1B 비자는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1년에 6만5,000개로 제한돼 있을 뿐만 아니라 매년 중국과 인도에서 전체비자의 65% 가량을 신청하고 있어, 한국인이 혜택을 받기란 매우 어렵다.
실제로 한국인 인재 중에는 미국에서 직장을 잡고도 H-1B를 받지 못해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최근 H-1B 비자 신청자가 27만~28만명 임을 감안하며 당첨 확률은 30% 수준에 그친다.
그러나 한국인 전용 취업비자가 할당된다면 한국인만 별도로 연간 1만5,000개의 전문직 취업이 가능해진다. 더구나 E-4 비자는 다른 나라 사람들과 경쟁할 필요가 없고, 배우자의 미국내 취업이 가능하며, 만 21세 이하의 자녀에게도 혜택이 주어진다는 장점이다. 아울러 조건이 충족되는 한 2년씩 무제한 연장도 가능하다.
이는 한국 내에서 심각해지고 있는 취업난과 특히 40대~ 60대까지의 경력자들에게 미국 직장에 취업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실례로 저희 회사의 경우 한국 경력직 지원자들이 미국에 오고 싶어도 비자가 없어 오지 못했던 안타까운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E-4 비자 법안이 입법될 경우 미국인들의 취업시장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이 비자는 미국내 투자 기업들에게 한국의 우수한 인적 자원과 기술력, 그리고 첨단산업에 필요한 인프라 구축을 보다 수월하게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이다.
결국 미국내 구직자들과 미국내 투자 기업들에게도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확신한다. E-4 비자 법안 제정은 한국인 전문직의 미국 진출과 함께 미국내 한국계 기업 및 미주 한인 사업체의 부족한 인력을 보충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본다.
여기에 현재 상당수 미국 기업들에서도 전문직 인력 부족으로 인해 업무 효율성과 사업 확장에서 어려움을 겪으면서 외국 전문 인력 취업비자의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오히려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이다.
-법안 통과를 위해 해왔던 일과 과제는.
▶E-4 비자 법안은 2013년 이래 총 6회에 걸쳐 연방 의회에 상정됐으나 번번이 좌절돼왔다. 지난 2022년에는 하원을 통과한 적도 있었으나, 끝내 상원의 문턱을 넘지는 못했다.
이에 따라 범동포 추진위는 지난 4월 출범 이후 250만 미주한인사회에서 힘을 모아 각 지역별로 연방의원들을 대상으로 각개전투식 로비를 시작한 상황이다. 최초로 법안이 제출된 제114차 의회에서는 총 111명의 연방 하원의원이 법안에 서명했지만, 가장 최근인 제118차 의회에서는 지지의원이 42명으로 줄어드는 등 갈수록 감소추세에 있다.
앞으로 더욱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캠페인을 통해 최소 150명 의원이 법안지지 행렬에 동참할 수 있도록 이끌어내는 것이 범추위의 목표이다.
-구체적인 캠페인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연방 상하의원들을 대상으로 펼치는 입법로비 활동 외에도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한 지지 서명 캠페인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아울러 지난 7월10일에는 뉴저지 포트리 더블트리 호텔에서 미 주류 정치인들과 기업인, 소상공인들, 각계 한인 커뮤니티 단체장들과 함께 E-4 비자 법안 통과 지지를 위한 대규모 포럼 및 세미나를 진행했는가 하면 7월14일에는 뉴저지와 퀸즈 플러싱에 위치한 H마트 매장에서 법안 지지 서명을 위한 가두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한인사회와 한국정부 등에 당부하고 싶은 말은.
▶미국에 거주하는 250만 한인동포 모두 깊은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를 간곡히 부탁드린다. 현재 지지 서명 활성화를 위해 별도의 청원 웹사이트와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 만큼 한분 한분 모두 웹사이트를 방문해 지지 서명과 유튜브 홍보 영상을 시청해줬으면 한다.
아울러, 가족과 친지, 직장 내 동료 등에게 E-4 비자 법안 통과 운동에 대해 소개하고, 법안 지지 청원 웹사이트에 방문해 지지 서명하도록 독려해 주기를 당부한다.
우선적으로 20만명 이상의 한인동포들이 법안 지지 서명에 동참하게 되면, 연방의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대한민국 정부차원의 전폭적 지원도 필요하다. 저희 같은 미국에 진출한 기업들이 앞장서 지지 서명 운동을 위해 힘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한민국 외교부나 재외동포청이 E-4 비자 지지 서명을 위한 직간접적 협력과 지원에 나선다면 E-4비자 법안 통과에 큰 힘이 될 것이다.
■이창무 위원장은 누구
이창무 위원장은 지난 1991년 맨하탄 브로드웨이에 종합 헤어미용 재료업체 ‘뷰티 플러스’를 첫 설립한 이후 30년 넘게 한인 뷰티서플라이 업계를 선도해온 입지적 비즈니스 인물로 통한다. 2000년대 초 전미주헤어수입협회(America Hair Import Association) 회장직을 2년간 맡기도 했다. 지난해 3월 뉴욕한인경제인협회(월드옥타 뉴욕지부) 이사장으로 선출된 이후 ‘한국인 전용 전문직 취업비자 법안 통과 범동포 추진위원회’ 결성을 주도했으며 올 4월 출범과 함께 위원장으로 활약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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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노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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