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지효교수의 한국사람 사는 이야기
▶ 요즘의 세대 차이 기준은 무엇에 있는걸까요?
2000년대 초중반까지는 일반적으로 30여년의 차이를 둔 부모님 세대와 자녀 세대 정도로
나누어 신세대와 구세대라는 구분이 명확히 있었지만,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디지털 행성에
살고 있는 지금의 시대에는 약 10년 정도의 기준으로 세대를 나눕니다.
우선, 55세에서 64세를 베이비붐세대라고 할 수 있고, 그 다음으로 X세대는 39세~54세, M세대는 25세~38세,그리고 Z세대가 9세~24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Z세대 다음은 알파시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좁아진 세대 간 격차에서 우리는 세대차이를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SNS를
이용하는 데서 뚜렷한 사회현상이 나타납니다. 한국의 경우 10~30대는 주로 인스타그램을
이용, 40대 이후는 페이스북 등을 이용하는 특성이 있다 보니 이 안에서의 신조어들도 많이
생겨나는 등, 서로의 소통 방식이 갈라지고 있는게 현실입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2024년 5월 15일 발표한 <세대별 SNS 이용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SNS 이용자 중 10대부터 50대 초반까지가 주요 이용층이고, 이 중 절반이 인스타그램을 주로 이용한다고 했으며, 50세 이후인 베이비붐세대(만 55~65세)는 네이버밴드 선호도가 가장 높았습니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주된 원인은, 스마트폰에 익숙하면서 숏폼 콘텐츠를 즐기며 짧은 시간에 빠른 정보를 얻는 걸 선호하는 세대가 더욱 확장되고 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에 따라 이제는 스마트폰과 SNS를 사용하느냐 하지 않느냐에 따라 세대 간 격차가 벌어지고 있고, SNS로 인해 생겨난 신조어를 중심으로 세대 간의 차이가 구분되고 있는 건 피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예전에는 어른들이 “다 너를 위해서 하는 말이야~”라면서 충고를 할 경우 잔소리라 생각하며 세대 차이를 주로 느끼곤 했지만, 지금 시대는 SNS의 신조어나 줄임말에 의해 세대 차이를 가장 크게 느낍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다음 제가 제시하는 신조어 7개 중에 몇 개나 알고 계신가요? 먼저 추운 날씨에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하는 표현으로 ‘얼죽아’ 라는 말을 씁니다. 다음으로 ‘군싹’은 '군침이 싹 돌다'의 줄임말로서 군침이 돌 만큼 맛있거나 좋아 보이는 것을 수식할 때 쓰고, ‘억텐/찐텐’의 ‘억텐’은 '억지 텐션'의 줄임말로 억지로 재미있는 척하는 반응을 보일 때 쓰이고, 반대로 '진짜 텐션'을 뜻하는 ‘찐텐’은 실제 신이 난 진정한 반응을 뜻합니다.
다음으로 ‘국룰’은 '국민 룰'의 줄임말로 보편적으로 통용되는 규칙을 말하는데, 예를 들어 '비 오는 날에 막걸리와 부침개는 국룰!'을 뜻합니다. 또, ‘꾸안꾸’는 '꾸민 듯 안 꾸민 듯' 내추럴하지만
스타일리시한 패션 센스를 뜻하고, ‘마상’은 '마음의 상처'를 줄인 말이며, ‘낄낄빠빠’는 '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지자'라는 뜻입니다.
이렇게 얼죽아, 군싹, 억텐/찐텐, 국룰, 꾸안꾸, 마상,낄낄빠빠 중에서 절반 이상을 안다면 MZ세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한, 우리는 친구 간 부모 간 연인 간에 편지라는 것을 써봤던 시대에 살았는데, 요즘 MZ세대는 편지보다는 dm에 익숙합니다. 인스타그램의 다이렉트 메시지인 dm은 손으로 직접 쓰던 편지의 시대도 저물게 한겁니다.
이러한 현상들을 겪으며 점점 더 좁혀지는 세대 차이 격차의 속도를 따라가기가 버겁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SNS의 발달로 인해 옛날처럼 고정관념의 가치관이 아닌 수많은 다양한 가치관이 무성하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초 연결 사회에서의 우리가 민주주의 나라에서 사는 이상 다양한 가치관을 막는 건 불가능하고,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소통’을 위한 노력 뿐입니다. 디지털 시대의 흐름을 인정하면서 서로 소통하며 타협점을 찾아 발 빠르게 항상 변화해야 할 것입니다.
나이가 어려도 충고하는 방식의 대화의 형태보다는 같은 인간이지만 서로 다를 뿐,인정하고 존중하는 의식이 우선 시 되어야 할 것이고, 무엇보다도 내 자신이 새로운 경험을 쌓아가는 것도 재미 있는 방법이 될 수 있을 겁니다. 요즘 젊은 세대들 에게 유행하는 음악 들어보기나 SNS 맛집 찾아가기 등 직접 어린 세대들의 문화를 경험하고 이해해 보는 건 어떨까요?
우리 모두 이세상의 다양함을 받아들이고 ‘복세편살’ 했으면 합니다. ‘복세편살’은 '복잡한 세상 편하게 살자'의 준말이면서 스스로가 원하는 방식으로 즐겁게 살겠다는 의지를 다지는 말입니다.
<
이지효 교수>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