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지 못하면 죽는다는 생각’을 하면서 세상을 대할 때가 있었다. 특히 군(軍)에 있을 때는 특수 상황이기는 하지만 ‘싸워서 이기고 지면 죽어라.’ 고 노래까지 만들어서 전의(戰意)를 불태웠다.
한국에서의 직장 생활도 그랬다. 눈에 보이지 않는 전쟁같은 생활의 연속이었다. 지나 놓고 보니 끔찍하다. ‘삶을 전선(戰線)이라고 표현하는 게 거리낌도 없었고 오히려 그런 무한경쟁을 즐기라는 말까지도 서슴없었다. 그게 오늘날의 국가적 토대와 내 자신을 입지하게 했는 지는 모르지만 진리는 아니다. 낙오는 끝이고 죽음인가! 전혀 그렇지 않다. 매우 잘못된 인식이다. 이 하찮은 인문학적 담론(談論)이 이제 한국을 넘어 세상을 뒤덮고 있다.
‘3년은 너무 길다.’ 4월 10일 총선을 불과 1개월 앞두고 조국혁신당은 위 슬로건을 내걸고 출범을 했다. ‘설마’ 했지만 돌풍속에 의미로운 12석을 확보한다. 이는 향후 의정에서 자못 무시하지 못할 결과물이다. 당대표 조국에 대한 언론과 검찰의 린치는 일제때 독립투사들에게 행해진 고문도 ‘설마’ 이렇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많다는 반증인 셈이다. 심지어 같은 진영에서조차도 ‘설마(?)’를 아직까지도 냉각시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진영에서 보자면 그 조국 대표의 가족들을 발판으로 해서 수많은 설마, 설마, 설마를 딛고 대통령까지 당선된 사람이 바로 윤석열 대통령이다.
민주진영으로서는 뼈아픈 상처를 남겨야 했고, 그 ‘설마’는 지금 보수진영까지도 편을 갈라 싸움판으로 만들고 있어서 나라 전체가 거덜나게 생겼다. 그 ‘설마’가 어디까지 지속될지 모르겠다. 애당초 우리편은 없는 극소수의 DNA집단이 집권한 결과다.
이재명은 어떤가. 현재 이재명 민주당 전대표는 4가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고 그 중에 하나라도 걸리면 끝난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있다. 지난 대선이후 2년간 단 한가지 재판에서 공소장 기록만도 20만장이 넘는데도 구속을 못하니까, ‘설마’했지만 2023년 2.27 국회에서 체포동의안까지 통과시켜서 구속하려는 희대의 탄압을 했다.
그 중에서 2가지만 짧게 살펴보자. 선거기간중 토론에서 ‘누구를 아느냐?’고 묻자. ‘모른다.’고 답한 것을 ‘허위’라고 기소해서 지금 ‘재판이라고’(?)하고 있다. 또한 ‘2002년, 즉 22년전 있었던 일을 두고 ‘법을 위반해서 전과가 있지 않느냐?’ 고 묻는 상대 질문에 ‘그 때 벌금형은 억울하게 누명을 썼다’고 하자, 허위 사실과 위증교사로 이것도 또 ‘재판이라고(?)’ 하고 있다. ‘설마’했는데 마침내 경기도지사 시절 부인이 지인들 6명의 식사비 104,00원, 본인 비용 빼면 78,00원, 1인당 15,600원어치를 부인 김혜경씨가 계약직 직원에게 경기도의 법인카드로 결재시켰다고 재판을 하고 있다. ‘설마’했지만 300만원 벌금형까지를 구형하고 있는 것이다.
위 두 정치인에 대한 짧은 글속에 ‘설마’가 몇 번이나 있는지 모르겠다. 이에 반해서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만행은 어느 정도라야지 언급하는 것조차 민망하다.
‘설마’의 사전적 의미는, ‘아무리 그러하더라도, 그럴 리가 없겠지만, 그럴 수 없거나 그렇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나타내는 부사(副詞)이다. 그래서 설마는 항상 현실세계에서는 상식과 상상의 맨 끄트머리에 있어야 하는 것이다. 즉 개연성(蓋然性 : probability)조차도 없는 최극점에 있는 상황이다. 그게 소설이라면 극반전(極反轉)의 묘미라도 있다.
그런데 앞으로 한국정치에서 맞게 될 ‘설마”의 행진은 그 끝을 모르겠다. 국민생활과 국가미래에 혹독한 시련을 남기고 나서야 멈추게 될 듯하다. 지금의 한국 정부와 대통령실, 집권여당에는 역사도 법도 없어 보인다. 수많은 자칭 ‘보수논객들’도 이제는 자포자기 한듯하다.
그것이 요즈음 한국의 점잖은 보수층 국민들마저 절절히 뒤돌아보게 만드는 지점이다. 그 ‘설마’의 마지막 지점에는 9명의 헌법재판관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다. 정확하게는 9명도 아니다. ‘단 한 두 명’의 헌법재판관에 의해 대한민국의 헌정(憲政)이 결정되는 막장을 향해 질주하고 있는 것이다.
7년 전인 2016.11.9 ‘설마’했는데 트럼프의 당선이 확실시되자 미국의 캐나다 이민 관련 사이트가 접속폭주로 마비되는 일이 있었다. 그런 트럼프가 다시 등장했다. 미국민들의 미래를 우울하게 만들지라도 미국만 살아남는 그 길에 절반의 미국인들이 기꺼이 동참하고 있는 슬픈 현실이다.
트럼프는 거짓말을 해서라도 국민들을 먹여(?) 살려야 한다는 ‘수준 낮은 보수’라도 참칭해서 정치생명을 연장하고자 한다. 그런데 한국은 뭔가. 국민은 커녕 국가재산이나 재정마저도 나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가 아닌가 만이 최고가치의 중심에 둔 극소수의 DNA가 횡횡하다보니 ‘설마가 설마를 낳고, 설마를 만들어 전대미문의 흑역사들만 연일 난무(亂舞)하고 있다.
그들에게는 통합과 화합의 DNA가 없다. 우리는 커녕 이웃도 순간에 적으로 돌려서 혼자 남을 때까지 아(我)와 비아(非我)의 세기말적인 투쟁만 있을 뿐이다. 아서라, 무슨 남북의 평화까지를 바라랴,
결국 국민들이 이길 것이지만 국가의 미래는 지금보다는 훨씬 참담해져 있을 것임은 틀림없다. 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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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구 메릴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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