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 TV토론서 난타전… ‘로키’ 元 “영부인 나서게 하는 일 없게 할 것”
▶ 韓 “선대본부장이면 지원 유세했어야…非韓 “책임 뒤집어씌우기”
(서울=연합뉴스)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한 나경원(왼쪽부터), 윤상현, 원희룡, 한동훈 당대표 후보가 9일 서울 중구 TV조선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TV토론회’에 참석, 기념을 촬영하고 있다. 2024.7.9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은 9일(이하 한국시간) 첫 TV 토론회에서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와 '가족 공천 개입' 논란, 총선 패배 책임론 등을 놓고 격돌했다.
◇ 羅·尹, '문자 논란'으로 韓 협공…韓 "그때 왜 말 안 했나"
나경원·윤상현 후보는 지난 1월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한 당정 갈등 국면에서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한동훈 후보가 사과 의사를 밝힌 김 여사 문자를 무시했다는 논란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나 후보는 "문자 원문을 보면 김 여사가 사과 의사를 명백히 밝힌 것으로 보인다"며 "공적·사적을 떠나서 당사자 의사가 제일 중요한데 당사자 이야기를 듣지 않고 소통을 단절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미숙한 판단"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한 후보가 이를) 당무 개입, 국정농단에 비유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고도 지적했다.
윤 후보는 "내가 아는 형수님이 5번의 문자를 보냈다면, 아무리 공적으로 따지더라도 '공적으로 논의해 답을 드리겠다'고 하는 것이 인간"이라며 "인간 자체가 돼야 한다"고 맹공했다.
이와 함께 "부산고검 3차장 때 332번 김 여사와 소통했는데 비대위원장이니까 안 한다? 이해가 안 간다"고 직격했다.
한 후보는 "당시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다'고 공개적인 지적을 한 상태였고, 대통령실에 '사과가 필요하다'는 것을 전달하고 있었다"며 "사적인 연락으로 답하는 것 자체가 오히려 분란의 소지가 될 수 있다고 본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김 여사는 이후에 (윤 대통령의) KBS 대담 때도 사과를 안 했고, 지금까지 사과를 안 하고 있다"며 "사과할 의사가 있으면 나한테 허락받을 문제가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 후보는 특히 공방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대통령과 김 여사 이슈에 관해 논의가 있었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사과가 필요 없다고 했다"라고도 밝혔다.
한 후보는 다른 후보들을 향해 "당시에 저 말고 구체적으로 적극적인 행동에 나선 사람이 있었나. 세 분은 뭐 하셨나"라며 "사과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면 행동했어야 했다"고 반격에도 나섰다.
그동안 김 여사 문자 논란을 놓고 한 후보를 직격했던 원희룡 후보는 이날 토론회에서는 상대적으로 '로키'를 유지했다.
원 후보는 다만 윤 대통령에게 보내는 '러브레터' 코너에서 "영부인이 대통령실이나 당 지도부와의 어떤 불편한 관계 때문에 진심을 담아서 나서야 하는 일, 또 나선 것 자체도 불통이 되는 일이 없게끔 하겠다"며 한 후보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 韓 "본인 선거만 뛰고, 삼겹살 먹자해"…羅·元·尹 "책임지는 자세 아냐"
총선 책임론 논쟁도 불이 붙었다.
한 후보는 총선에서 공동선대위원장이었던 나 후보와 원 후보, 인천선대본부장이었던 윤 후보를 향해 "왜 지원 유세 안 했나. (내가) 전국에 다닐 때 왜 세 분은 안 했나"라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나 후보를 겨냥해 "선대본부장이기 때문에 지원 유세를 해야 했고, 정책적으로 나서줘야 했다고 생각한다"며 "본인 선거만 뛰었다"고 비판했다.
나 후보는 "정말 책임을 뒤집어씌운다"며 "한강 벨트 사수하는 것 이상을 할 수 없으니 내 지역 지키는 것만 해도 너무 어려웠다"고 반박했다.
윤 후보는 "(총선 패배) 책임진다는 분이 이런 말씀을 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원 후보는 한 후보를 향해 "총선 당시 고물가, 고금리로 바닥 민심이 너무 안 좋았다"며 "당 대표가 되면 총선 때 못 잡은 물가 어떻게 잡을 것인가"라며 '뼈 있는 질문'을 던졌다.
한 후보는 이에 "원 후보가 마지막에 나를 불렀을 때 금리나 이런 말은 안 하고, 삼겹살 같이 먹자고 했다"고 받아쳤다.
총선 이틀 전인 4월 8일 인천 계양을 유세 때 당시 비대위원장이던 한 후보가 원 후보의 요청으로 민주당 이재명 계양을 후보가 '삼겹살' 인증샷을 올린 식당에 함께 방문한 것이 '민생'과 무관한 캠페인이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원 후보는 "이재명 후보를 꺾으러 간 사람인데 여론조사 나오는 것 보니까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도전이었다"며 "잠을 세네시간밖에 안 자면서 정말 사투를 벌였다"고 강조했다.
◇ 韓 "공천 개입 주장, 명예훼손"…元 "할 말이 없어서 안 하는 것 아니다"
한 후보는 자신이 지난 총선에서 가족과 공천을 논의했다는 원 후보의 주장을 거론하며 반격에 나섰다.
한 후보는 원 후보를 향해 "어떤 가족이고 어떤 공천에 개입했다는 것인지 말해달라"며 "누군지 말 못 하고 근거 없으면 여기서 사과하라"고 압박했다.
원 후보가 "당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다툼을 중단하고 정책과 비전 경쟁을 시작해달라고 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는 언급을 중단하겠다"고 맞섰다.
한 후보는 "가장 가까운 가족, 인척과 공천 개입했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내용이고, 관련 기사가 200개 이상 났다"며 "여기서 비긴 것으로 하자? 이것은 안 되는 것"이라며 재차 답변을 요구했다.
이어 "내가 가족을 동원해 공천에 개입했다고 말했는데, 이 정도는 거의 명예훼손"이라며 "이러고 도망가는 것은 얘기가 안 된다. 사과하고 반성해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원 후보는 "선관위에 약속했기 때문에 협조하겠다는 것", "할 말이 없어서 안 하는 것 아니다", "더 이상 언급 안 하겠다"며 즉답하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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