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트 뮤지엄 루프가든·PS1· 휘트니 비엔날레
▶ 페트릿 할릴라지·이토 바라다·로터스 강 설치 조각전
메트 뮤지엄 옥상 루프가든에 설치된 페트릿 할릴라지의 조각 작품. [메트 뮤지엄 제공]
▶ 동심 가득한 작품·라이브 공연 등 온가족 즐길만한 프로그램 가득
세계 문화의 메카인 뉴욕의 유명 미술관마다 개관시간 연장과 다양한 여름 프로그램으로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여름 휴가철 산과 바다로 떠나지 않아도 시원한 미술관에서 독창적인 작품들을 감상하는 것도 좋은 피서 방법이다. 올여름 뉴욕시 유명 미술관들의 볼만한 작품들을 소개한다.
■메트 뮤지엄 옥상 설치작
맨하탄 업타운 5애비뉴에 있는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이하 메트 뮤지엄)에서는 옥상 정원인 루프가든에 어린아이들의 드로잉을 옮겨 놓은 거대한 금속 구조물로 구성된 설치 조각작품이 들어섰다.
루프가든 설치작은 해마다 메트 뮤지엄이 작가를 선정해 미술관 옥상에 전시하는데 올해는 코소보 예술가 페트릿 할릴라지(Petrit Halilaj)가 제작한 설치 조각이다.
작가 자신이 다녔던 코소보의 루니크 학교와 알바니아 및 구 유고슬라비아 국가의 학교 책상에서 발견된 어린이들의 낙서와 그림에서 영감을 얻어 현실과 환상의 교차점을 탐구하는 거대한 작품을 만들어냈다.
작가가 경험한 학교들은 현재 상당한 문화적, 사회정치적 변화를 겪고 있다. 작가는 전 세계 전쟁으로 인해 삶이 중단되고 깊은 상처를 입은 모든 어린이들의 꿈이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게 해주기를 바라는 희망을 담아냈다.
메트 뮤지엄 옥상 정원 ‘아이리스 앤 제럴드 캔터 루프 가든’(Iris and B. Gerald Cantor Roof Garden)에 들어서면 거대한 거미와 꽃, 집, 사람 등 스케치북이나 책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어린이 낙서나 스케치 그림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설치 조각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충격적인 갈등과 영토 분할로 얼룩진 삶을 살았던 여러 세대의 학생들의 집단적 기억과 상상력을 작품으로 탄생시킨 것이다.
페트릿 할릴라지는 1990년대 발칸 지역 전쟁을 겪은 코소보 예술가이다. 이탈리아에서 성장, 밀라노 국립미술원(Accademia di Brera)에서 미술을 공부한 후 2008년에 베를린으로 이주해 스튜디오를 운영하며 조각, 드로잉, 시, 퍼포먼스 등 다양한 매체의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메트 뮤지엄 관람료는 뉴욕 주민들과 뉴욕, 뉴저지, 커네티컷 학생의 경우 낼 수 있는 만큼 내는 기부금제(Pay what you wish) 요금이 적용된다. ▲관람 시간 일~화요일과 목요일 오전 10시~오후 5시, 금~토요일 오전 10시~오후 9시(수요일 휴관) ▲장소 1000 Fifth Avenue, New York ▲웹사이트 www.metmuseum.org
모마 분관 PS1 미술관 안마당에 들어선 콘크리트 블록 설치작 [PS1 미술관 홈페이지 캡처]
■PS1 미술관 안마당 콘크리트 블록 설치 조각
퀸즈 롱아일랜드 시티에 있는 뉴욕현대미술관(MoMA·모마) 분관인 PS1 미술관은 주로 실험적인 작품들을 전시하는 곳이다.
폐교된 초등학교를 미술관으로 탈바꿈한 PS1의 안마당에서는 매년 새로운 설치작이 들어서며 이곳 안마당에서 매년 여름이면 토요일마다 라이브 공연이 펼쳐진다.
올해의 PS1 안마당 설치작은 모로코계 프랑스 작가 이토 바라다의 콘크리트 블록 설치조각 ‘ 르 그랑 스와르’(Le grand Soir, 빅 나잇)이다.
방문객이 앉아서 탐색할 수 있는 콘크리트 블록들이 배치돼 있으며 블록들로 지어진 우뚝 솟은 조각품의 다채로운 배열로 안뜰을 변화시켰다.
이 설치작은 9월2일까지 전시된다.
한편 여름밤을 뜨거운 열기로 채우는 웜업(Warm Up) 행사는 오는 12일부터 8월16일까지 오후 4시부터 10시까지 매주 토요일 라이브 공연으로 펼쳐진다.
▲관람 시간 일~월요일, 목~금요일 오후 12~6시, 토요일 오후 12~8시(화~수요일 휴관)
▲장소 22-25 Jackson Avenue, Long Island City, Queens
▲웹사이트 www.momaps1.org
휘트니 비엔날레에 출품된 로터스 강 작가의 필름 설치작 [휘트니 뮤지엄 홈페이지 캡처]
■휘트니 비엔날레 로터스 강 설치작
맨하탄 웨스트빌리지 소재 휘트니 뮤지엄에서는 휘트니 비엔날레가 열리고 있다.
1932년 처음 선보인 이래 미국을 대표하는 비엔날레로 자리매김한 휘트니 비엔날레는 올해 81회를 맞아 ‘실제보다 나은 것’(Even Better Than the Real Thing)을 주제로 내달 11일까지 진행중이다.
AI가 우리 삶에 깊이 침투한 시기, 휘트니 비엔날레는 ‘진짜/실제’에 대한 갈망을 표현한 주제를 내걸고 지난 3월20일 개막, 총 71인의 예술가가 참여중이다. 미국 작가 뿐 아니라 세계 여러나라 작가들이 참여하고 LGBTQ 작가, 흑인, 여성 작가들도 다수 참여해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뉴욕에서 한번은 꼭 관람할 만한 독특하고 개성 강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홀리 헌던과 맷 드라이허스트가 생성형 AI를 이용해 만든 프린트 작품 ‘xhairymutantx’(2024)이나 자동으로 연주되는 피아노 설치 작품인 니키타 게일의 ‘Tempo Rubato(Stolen Time)’(2023~2024).
1937년 잔혹한 난징 대학살에 관한 영화의 배역을 맡아 리허설하는 여배우 아이리스를 묘사한 다이앤 세버린 응우옌의 67분짜리 영상 작품 ‘In Her Time(Iris’s Version)’(2023~2024) 등 흥미로운 작품들이 많다.
한인 여성 작가 로터스 L 강 작가의 설치작도 눈길을 끈다.
뉴욕에서 활동하는 캐나가 출신 한인 작가 로터스 강(Lotus L. Kang)은 이번 비엔날레에서 길고 넓은 노출 필름으로 구성한 설치 작품 ‘폭포에서’(In Cascades’(2023)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 필름과 다다미 매트, 강철, 실리콘 쉬트, 연근, 자석 등을 사용한 이 작품에서 천정에서 길게 늘어진 필름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빛에 노출되고 현상되어 예상치 못한 색상과 패턴을 만들어 낸다.
작가는 필름 표면을 피부에 비유하는데 이를 통해 작가는 자신의 신체, 디아스포라적 정체성 등을 작품 속에 담아냈다.
▲장소 99 Gansevoort St, New York, NY 10014
▲관람 시간 수~목요일 오전 10시30분~오후 6시, 금요일 오전 10시30분~오후 10시, 토~월 오전 10시30분~오후 6시(화요일 휴관)
▲웹사이트 https://whitney.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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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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