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역사상 대선 후보가 직접 나와 토론을 한 것은 1960년의 존 F 케네디와 리처드 닉슨이 처음이다. 이들 후보 토론을 라디오로 들은 사람은 닉슨이 잘 했다고 생각했지만 TV로 본 사람들은 케네디에 점수를 줬다. 토론의 내용보다 젊고 잘 생긴 케네디 모습이 늙고 땀 흘리는 닉슨보다 유권자들에게 어필했기 때문이다. 그 해 선거는 케네디의 승리로 돌아갔고 정치에서 이미지의 힘이 내용보다 크다는 것을 확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한 동안 열리지 않던 대선 TV 토론회는 1976년 재개됐으며 이제는 대선이 있는 해는 반드시 치러야 하는 통과 의례가 됐다. 그러나 토론회의 내용이 선거 결과를 좌우하는 경우는 드물다. 1976년부터 지난 50년 동안 토론회에서 정책과 관련해 누가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반면 사소한 제스처나 이미지 등은 오래 머리 속에 남아 있다. 1992년 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는데 아버지 부시가 물끄러미 시계를 쳐다보고 있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본인은 토론회가 지루해 시간이 얼마 남았나 체크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이는 당시 불황으로 고통받는 미국인의 아픔을 외면한 것이란 비판을 받았고 결국 부시의 패배로 이어졌다.
이런 선례들을 볼 때 지난 주 열린 대선 토론회는 바이든에게 재난이었다. 사람들은 여기서 두 사람이 무슨 말을 주고 받았는지는 기억하지 못할 것이나 멍하니 침묵하며 먼 산만 바라보다 문장을 제대로 끝맺지도 못하는 바이든의 모습은 오랫동안 머리 속에 남을 것이다.
이번 토론회를 통해 바이든측은 활기찬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박빙 열세 구도를 뒤집을 수 있다고 판단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였다. 올해 81세인 바이든은 또 다시 4년간 대통령을 하기에는 너무 늙었다는 대다수 미국인의 생각이 옳았음을 확인시켜 줬다.
여러 여론 조사들에 따르면 토론 전 바이든이 대통령직을 수행하기에 너무 나이가 많다고 생각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비율이 60% 대 30%이었는데 토론 후 이 수치는 70% 대 20%으로 변했다. 미국민 절대 다수가 그의 대선 도전에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그에게 호의적이던 언론과 칼럼니스트들이 그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선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일부에서는 그가 더 이상 선거 운동을 하게 하는 것은 노인 학대라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사설을 통해 바이든은 올 11월 대선에 미국 민주주의의 미래가 걸려 있다고 여러 차례 말했고 도널드 트럼프는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위협임을 스스로 입증했다며 지금 바이든이 할 수 있는 최대의 공적 봉사는 재선 도전을 중단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지지자이며 친구이자 미국을 대표하는 칼럼니스트의 한명인 토머스 프리드먼은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리스본 호텔에서 대선 토론회를 보다 울었다며 일생에 대선 기간 중 이처럼 가슴아픈 순간은 없었다면서 바이든은 좋은 사람이고 좋은 대통령이지만 재선 출마를 해서는 안된다고 썼다. 그는 올 11월 대선에서 트럼프의 위협을 막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바이든이 재선을 포기하고 자기를 지지했던 대의원을 방출해 자유롭게 후보를 고를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루저 도널드는 이미 4건의 범죄 혐의로 기소되고 한 건은 이미 유죄 평결을 받았다. 그는 지난 4년간 미국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 제도의 정통성을 부인했고 당선되면 정적들에 대한 무자비한 보복을 공언한 바 있다. 이런 인간에 맞선 바이든은 토론회에서 그 위험성을 유권자들에게 분명히 알려야 했음에도 이에 실패했다. 그는 2020년의 바이든이 아닌 것은 물론이고 올 초 국정 연설 때의 바이든도 아니었다.
바이든 캠프는 한번 토론을 잘못했다고 물러나야 한다는 건 말이 안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문제는 시간은 바이든 편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앞으로 있을 토론회에서 이런 일이 또 반복된다면 올 대선은 해보나마나일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그럴 가능성은 작지 않다.
물론 사실상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바이든이 스스로 물러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가 물러난다고 민주당 전당 대회에서 루저 도널드를 이길 후보가 순조롭게 선출되고 민주당이 그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 11월 대선에서 이길 수 있을 지도 불확실하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바이든이 끝까지 대선 후보를 고집하다 11월 대선에서 패할 경우 그는 2020년 미국을 루저 도널드로부터 구한 영웅에서 자기 고집만 부리다 미국 민주주의를 망가뜨리는데 기여한 죄인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바이든과 그 측근들은 무엇이 진정으로 미국을 위하는 길인지 진심으로 고민하기 바란다.
<
민경훈 논설위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총 11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물론 작금의 한반도상황이 '망한조선-일제강점-6.25사변'등으로 두동강 병신이되었다지만, 그러나 그간 치유의 방법을놓고 제대로된 처방을 내리지못한 그 책임도 막중할같다. 양심가지고 한번보라! '야합5.18-반일불매-가짜위안부-망한동해- 세비탕진평화통일- 진리똥걸래- 평선생죽이기'등등 동포정서편가르기, 갈라치기가 바보의 갈등해소에 도움되나? 동해가망하자 영남향우회는자취를감추었다. 한반도치유제는'항접DFO'밖에없음을 단언하는바이다.
지금까지 평화,통일 앞세웠으나 아무른성과가 없었다. 간략히언급하면 '이평선생의 컨셉트등 어젠다를 평선생몰래 사용한다면 세상의 웃음거리가될것이다. 평선생 한국바다 검색어: '한국해선포' 그리고 '항접DFO'검색어 '바보당신사랑해요' 여기서 '바보당신'이라함은 특정개인을 지칭하는것이아니라 작금의 한반도 상황이 '바보병신'임을비유한것이라한다. 갈취, 도둑질 사기질등은 당신과 당신의 2세 3세등의 정신세계를 분렬시킬수있으므로 오직 양심적인 인성으로 사람답게 처신하는것이 바람직한것으로본다-
2015년 할렘 한인폭행사건 장소에 제일 먼저나타난자가 최윤희라는 여자이다. 이 여자가 망한동해운동하였다.그가 남긴것은 '할렘한인폭행사건'이며 동해 2세에게알리기가있었다. 이 여자의 민망짓거리 동해 약6개월간대대적으로 광고하다 하루아침에 취소해버리고 한동한 잠적한일일것이다. 호박에줄긋는다고 수박되는것아니다. 평화,통일 앞세우려면 무언가 참신한 어젠다로 감동줄수있어야한다. 이 엄중한 시기에 물에 물탄듯, 술에 술탄듯 이미 다 아는 사기, 거짓 광고에 속을사람없다. 자식들 보기 부끄럽지도않는가?
어디서 듣도보도 못한 '동해운동'이 2008년10월 최진실 자살이후 2009년 2월에 플러싱에 나타나기시작했다. 2005년 3월은 평선생의 독도캠페인원년이다. '평화'앞세우려면 시어빠져 밍밍한 그런말이 아닌 뭔가 참신한해설이있어야 감동줄수있듯, 이제와 '통일'앞세우면 무언가 의미있는 '어젠다'가있어야한다. '망한동해-가짜위안부-야합5.18-사기탄핵'등등으로 갑질하다가 평선생이 '항접DFO'창안하니 화들짝놀라기도했을것이다- 단언하건대 '항접-DFO'없이 통일운운하다가는 망한동해2탄이될것은 자명한일이다. 유엔이 주목하고있다!
투표권도 없는 루저들이 참 별 소리를 다 하고 있네...한데 뭉쳐서 윤뒈지 뽑기에 성공하더니 정치에 재미가 붙은 줄 아네... 일본놈, 미국놈, 뛔놈하던 올챙이 시절이 그리우면 다까기 마시오당과 윤뒈지한테 돌아 가든지.. 뭐눈엔 뭐만 보인다고... 참 쫓아 다니면서 한대씩 줘 박아 주고 싶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