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와 대립하고 있는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국컨퍼런스센터 대강당에서 진행된 긴급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04.25 [스타뉴스]
하이브와 자회사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가 경영권 찬탈 및 배임 혐의를 두고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경제매체 패스트 컴퍼니(Fast Company)가 민 대표와 나눈 인터뷰를 공개했다.
패스트컴퍼니는 지난 25일 "K팝 대표 기업이 스스로 전쟁을 선포했다. 이 인터뷰에서 그 중심에 있는 창조의 전설을 볼 수 있다"라는 말과 함께 지난해 11월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하이브에서 민 대표를 만났다고 밝혔다.
이어 패스트컴퍼니는 민 대표와 나눈 대화에 "두 시간 반 동안 (민 대표와 나눈) 대화는 솔직하고 광범위하고 때로는 감정적"이라며 "민 대표가 어떻게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앨범을 제작했는지, K팝에 대한 꿈을 왜 꾸게 됐는지 등에 대한 통찰력을 얻었다"라고 덧붙였다.
민 대표는 '뉴진스' 그룹에 대해 "그 이름이 한국 그룹일 수도 있고, 미국 그룹일 수도 있고, 유럽 그룹처럼 들릴 수도 있길 바랐다. 여성스러운 느낌이 덜하고 성 중립적이길 원했다"며 "걸그룹을 만들면서도 쿨하고 세련된 팀 이미지를 원했기 때문이다. 뉴진스란 이름은 남성록 밴드 이름처럼 레트로하고 빈티지한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어도어 대표 직함에 대해 "난 프로듀서와 대표 직함을 모두 쓰고 있다. 대부분 창의적 측면과 비즈니스 측면을 분리한다. 근데 두 개가 있어야 완벽하다고 생각했다"며 "좋은 디자인과 좋은 크리에이티브가 확산하려면 상업적으로 성공해야 한다. 훌륭한 크리에이티브엔 비즈니스 기반이 동반되어야 한다"고 운을 뗐다. 민 대표는 "어도어에서 내 최우선은 돈을 버는 게 아니다. 나는 단지 멋진 걸 많이 만들고 싶고 사람들이 그 물건에 반해 구매를 거부할 수 없게 만들어서 돈을 버는 것"이라고 얘기했다.
민 대표는 어도어를 시작하면서 가장 이루고 싶은 목표도 '아름다움'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난 사업을 운영하면서 외부 컨설턴트를 찾는 사람들의 의견에 별로 동의하지 않는다. 난 내 사업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내가 MBA를 취득한 건 아니지만, 이 분야에서 20년간 경험과 그 과정에서 배운 모든 교훈을 바탕으로 편집해 나만의 레이블을 구현하고 싶었다. 그리고 크리에이터이기 때문에 사업도 잘할 거라 생각했다"라고 했다.
이어 "뉴진스가 데뷔한 지 두 달 만에 수익을 내기 시작했고 소녀들(뉴진스 멤버들)에게 정산하게 될 수 있으면서 사실이 됐다. K팝에선 매우 드문 일"이라며 "난 작곡가도, 사업가도 아니라 어떻게 된 건지 짐작할 수 없다. 사람들이 '어떻게 그렇게 많이 벌었나'라고 묻는다. 남다른 방법으로 돈을 벌었던 나에겐 남다른 사연이 있는 게 당연하고, 그걸 쉽게 말하긴 어렵다"라고 털어놨다.
뉴진스는 애플, 코카콜라 등 대기업과 파트너십을 체결한 바 있다. 민 대표는 "대기업은 실제로 돈을 많이 지불하지 않는다. 우리에게 약간의 돈을 지불했다고 말하는 건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다른 회사들이 브랜드 평판을 향상하기 위해 우릴 활용하길 원했다. 그들은 더 많은 걸 제안했지만 난 그들과 계약하지 않는다"라고 철학을 밝혔다.
또한 "단기적 이익을 고려한다면 가장 많은 돈을 제공하는 브랜드를 선택할 거다. 하지만 난 그들이 제공하는 절대적 금액을 기준으로 함께 일하는 사람을 선택하지 않는다"며 "난 잠재적 가치만 생각한다. 내 생각엔 이 부분에서 다들 실수를 저지르는 것 같다. 그들(실수하는 사람들)은 즉각적인 돈에 끌린다"라고 분석했다.
민 대표는 '뉴진스가 무얼 생각하길 바라나'란 질문에 "뉴진스와 함께 아이들이 늙어서도 되돌아보며 즐길 수 있는 추억을 만들고 싶다. 우리 계약은 7년이다. 7년은 고등학교 3년, 대학교 4년과 같다. 그래서 난 처음에 그들(뉴진스)에게 '7년 동안 나와 함께 공부한다고 생각해'였다. 숫자에 너무 집착하지 않길 바랐다"라며 "어린 소녀들과 함께 일하는 사람이라면 윤리적인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진심을 드러냈다.
그는 K팝 아이돌 신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 과거 해외에선 어린아이들을 K팝 아이돌 그룹으로 성장시키는 방식이 잘못됐다고 지적한 바 있다. 민 대표는 이를 지적하며 "우린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어떤 면에선 인종 차별을 받는 거 같다. 하지만 K팝은 진화하고 발전하고 있다"며 "K팝 공급업체는 자신을 개선해야 하지만 소비자도 스스로 개선해야 한다. 사람들은 과거 일어난 일로 인해 트라우마를 겪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솔직하고 오랜 시간 꾸준히 그들(소비자)에게 진심을 보여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민 대표는 뉴진스의 미래에 대해 "우리가 더 잘하게 된다면, 그건 우리가 더 많은 '위험'을 감수한다는 걸 의미한다. 궁극적으로 앨범 성과에 대한 통계가 없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며 "통계, 경쟁이 없는 세상이 정말 이상적으로 들릴 것 같다. 이건 현대 사회에서 통할지 잘 모르겠지만, 이런 세상에 한 사람이라도 이런 목표를 염두에 두는 건 나쁘지 않을 것 같다"라고 긍정적인 시선을 보였다.
<스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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