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의회제도는 1668년 영국의 입헌군주제에서 출발했으며, 최초의 대통령 제도는 1787년 미국의 헌법 제정에서 출발했다. 의회란 무엇인가? 한마디로 나라의 일을 ‘이야기’하는 공론의 장이다. 국회의원들은 유권자를 대표하고, 법률 제정하며, 청문회 질의를 통해 행정부를 감독하는 기능을 한다. 대통령은 입법부와 사법부와 분리된 행정부를 이끄는 국가 원수이며 정부를 운영한다. 대통령은 국회 다수당의 폭주를 견제하기 위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국회는 대통령의 헌법과 법률 위반을 막기위해 탄핵권을 행사할 수 있다.
현대 헌법 체계에 따르면 대통령과 국회는 서로 다른 견제의 권한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갈등은 정상적이고 불가피하다. 대화와 토론은 반드시 상호주의가 요구된다. 상호주의는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을 파트너로 인정하 는 것으로 부터 출발한다. 칼 융은 정치를 포용이라 했고, 존 롤스는 정치를 관용이라고 했다. 그래서 나라의 국정을 원활하게 운영하기 위해서는 서로의 대화가 절실히 필요한 것이다.
절대 권력을 가진 영국의 존 왕은 1215년 세속 귀족들이 내민 마그나 카르타에 서명할 수밖에 없었다. 존 왕의 실정과 폭정에 견디지 못한 귀족들이 세금 납부를 거절하며 들고 일어났기 때문이다. 귀족들의 요구사항은 간단했다. 1년에 세 번의 의회를 개최하여 국사(國事)를 함께 논의하자는 것이었다. 후에 존 왕의 아들 헨리 3세가 대헌장을 지키지 않자 1688년에는 명예혁명을 통해 왕권을 박탈하고 법과 의회가 국가를 통치하는 입헌군 주제 의회 정치가 시작되었다. 하지만 의회는 세습 귀족과 성직자들이 차지했다.
그후 세속 귀족이 아닌 선거로 선출된 대표 후보자로 전환하는데 무려 800년이 걸렸다.
대통령 중심제에서 대통령의 능력은 매우 중요하다. 윤석열 대통령의 가장 큰 문제는 대통령의 리더십이다. 극단적인 편가르기 정치로는 나라를 다스릴 수 없다. 대통령이 공정하지 못하고 비난 게임을 일삼으며 책임을 떠넘긴다면 대통령 임무를 수행할 자격이 없다. 우리는 대통령의 극단적인 정치를 경계해야 한다. 극단에서는 소통이나 협력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옳지 못한 대통령이 어떻게 사회를 망가뜨릴 수 있는지 우리는 한국 현대사를 통해 수도 없이 보아 왔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캐주얼 하게 인정할 수 있는 딱 한가지가 있다. 그들과 우리의 경계를 짓는 편향을 만들어 내는 계략에 능숙하다는 것이다. 최근 2년 동안 익숙하지 않은 수많은 황당한 사건들이 우리를 놀라게 했다. 어떤 일이 벌어지는 과정에는 반드시 구조와 의도가 있으며 그 중심에는 음모가 있다. 음모는 계획된 의도에서 출발한다. 그는 사익을 위해 공정을 파괴했고, 행정명령으로 법률 시스템을 무력화시켰다. 그리고 입틀막으로 표현의 자유를 막았다. 대통령이 정의를, 민주 시스템을, 언론 자유를 침해한 것이다.
대통령이 지금처럼 계속 국정 운영을 고집하며 변하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 민주 사회에서 세상을 바꾸는 방식은 ‘손’ 맛과 ‘돈’ 맛이 가장 효율적이다. 한마디로 고집 불통과 사고 뭉치는 목 줄(투표)과 돈 줄(제정)이 솔루션이다. 목 줄은 선거게임에서 책임을 묻고, 납세거부 저항운동으로 돈 줄을 압박하면 굴복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지금 사유화된 정치 권력을 보고 있다. 선거가 코 앞에 다가오자 대통령은 민생 탐방을 하며 유쾌한 사이렌을 울리지만 공허한 메아리 뿐이다. 편가르기로 너무 많은 노동자들을 뒤처지게 했고, 역사 왜곡으로 국가 정체성을 비참하게 훼손시켰다. 경제는 곤두박질치고, 서민들은 고물가로 못 살겠다고 아우성이다. 이런 와중에 가장 큰 문제는 정부가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장관들이, 관료들이 대통령 눈치를 보며 일을 하지 않고 있다.
정치의 목적은 올바른 균형을 찾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건전한 민주주의, 정의로운 사회, 포용적 경제로 나아가 야 한다. 시간은 무엇이든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상징한다. 지금의 대통령 국정 운영에는 분명히 문제가 있다. 중대한 변화가 있어야 한다. 여기에는 보수든 진보든 논란의 여지가 없다. 법과 민주주의의 재건을 위해 윤석열 대통령의 무능하고 극단적인 편가르기 폐악 정치를 중간 심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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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국 정치 철학자,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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