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리즈 LA 2024’ 3일까지 샌타모니카 공항서 열려
▶ 가고시안·리슨 등 대형갤러리 참가
▶야외 공간 가득한 예술 작품도 눈길
세계적인 아트페어 ‘프리즈 LA 2024’가 오늘(1일) 샌타모니카 공항에서 개막한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이한 ‘프리즈 LA’(미주 디렉터 크리스틴 메시네오)는 오는 3일까지 21개국 95개 갤러리가 참가한 가운데 두 번째로 샌타모니카 공항에 쿨라팟 얀트라사스트의 건축 스튜디오 WHY가 디자인한 시그니처 텐트에 부스를 설치해 진행된다.
가고시안, 하우저 앤 워스, 리슨, 페이스, 화이트 큐브, 데이짓 즈위너 등 대형 갤러리들이 참가하지만 ‘강달러’로 인한 비용 증가 등으로 해외 중소 갤러리 참여가 줄었다. 그러나, 포커스 섹션의 신임 큐레이터 에센스 하든과 새롭게 재단장한 공용 공간, 12개의 신흥 갤러리들의 참여로 아트시장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주요 섹션인 메인 갤러리에는 83개 갤러리가 참여한다. 참가 화랑의 절반 가량이 LA 인근에 위치하고 있으며, 실버렌즈(마닐라·뉴욕), 뱅크(상하이), 카스민(뉴욕) 등 13개가 첫 참가를 알렸다.
미국에서 가장 활발하게 미술관과 화랑이 새롭게 열리고 있는 미술 도시로 부상한 LA의 프리즈 2024는 공항 전체의 야외공간을 활용해 장소별 예술 작품, 공공 활동 및 조형물 프로그램이 다시 한 번 선보일 예정이다. 또, LA 유명 레스토랑의 설치물과 팝업을 만나볼 수 있다. 얀트라삿 큐레이터는 “프리즈 LA는 모든 크리에이티브 마인드를 위한 닻이 되었다. 전시장 내부는 자연 채광을 통해 예술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이며, 외부 안뜰은 친구들이 머무르며 소통할 수 있는 예술 및 문화 활동으로 가득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리즈 LA는 지역 비영리 단체를 위한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2024년에는 도이치뱅크 프리즈 LA 필름 어워드와 프리즈와 엔데버 임팩트가 협력하여 예술 및 옹호 센터와 전직 수감 예술가를 위한 펠로우십 프로그램 ‘라잇 오브 리턴’(Right of Return)과 함께 진행하는 프리즈 임팩트 상 등이 개최된다.
프리즈 LA 2024에서 LA에 위치한 영 정 관장이 운영하는 ‘커먼웰스 앤 카운슬’, 뉴욕 첼시의 ‘티나 김 갤러리’ 그리고 한국의 ‘갤러리 현대’ ‘국제 갤러리’ 등이 참가하고 있다. 특히, 리만머핀·국제 갤러리와 공동 소속계약을 체결한 한국 1세대 여성 조각가 김윤신(89)의 작품을 볼 수 있는 기회다. 프리즈LA 전시장 주소 3027 Airport Ave., Santa Monica
■ 국제 갤러리 ‘박서보·하종현·김윤신’
국제갤러리는 단색화 대가 박서보, 하종현, 한국 1세대 여성 조각가 김윤신, 파이프 작가 이승조 등 한국의 주요 미술가들을 전시한다. 박서보의 작품은 ‘묘법’ 연작을 세라믹으로 제작한 ‘Ecriture No. 230216’(2023)을 선보인다. 세라믹의 주재료인 ‘흙’을 통해 작가가 자연에서 영감을 얻어 전문 도예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제작된 작품이다.
올해 89세인 한국 1세대 여성 조각가 김윤신(사진)은 작업 활동을 한 지 60여년만에 처음으로 대형 상업 갤러리와 소속 계약을 맺었다. 40여년간 아르헨티나에 거주하며 남미를 기반으로 활동했던 김윤신 작가는 1935년생으로, 1959년 홍익대 조소과를 졸업하고 프랑스에서 조각과 석판화를 공부했다. 1969년 귀국한 뒤 1974년 한국여류조각가회 설립을 주도하는 등 활동하다 1984년 아르헨티나로 이주해 남미를 주 무대로 작업해 왔다. 주로 나무와 돌 등 자연 재료를 톱 등으로 직접 다듬어 재료의 속성을 최대한 드러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한국 아방가르드의 시초이자 단색화의 주역으로 활동해 온 하종현 작가는 마대 뒷면에서 앞면으로 물감을 밀어내는 배압법으로 제작된 ‘Conjunction 22-38’(2022)을 선보인다. 현재 해머 뮤지엄에서 열리고 있는 순회전 ‘한국 실험미술 1960-70년대’에서 초기 ‘도시 계획 백서’ 연작 등을 선보이며 한국 미술사에 뚜렷한 존재감을 각인시킨 작가이다.
차가운 색감과 화면구성의 대비가 돋보이는 이승조의 파이프 형상의 연작 중 ‘핵 73-18’(1973), 500여 년 전 역사 속으로 사라진 조선의 찻사발 ‘이도다완’을 부활시킨 도예가인 길성의 ‘달항아리’(2005), 구본창의 청화백자 ‘EWB 09’(2019), 그리고 2021년 국제갤러리 부산점에서 개인전을 선보인 영화감독 박찬욱의 사진 작업 ‘Face 183’(2017)도 전시한다. 이외에도 개념미술가 김홍석의 조각 작품과 이광호의 풍경화, 정연두의 포토콜라주 및 사운드 작업, 현대미술가 양혜규 설치작 ‘두 갈래 천수국 수직 정원’(2023)을 부스에 설치할 예정이다.
■ 갤러리현대 ‘김성윤 솔로 쇼’
갤러리현대는 김성윤 작가의 솔로 전시를 선보인다. 갤러리현대 부스 B10에서 김성윤의 ‘꽃 정물화’ 연작을 중심으로 작가의 과거 주요 연작인 인물화 및 동물 정물화까지 20여 점을 공개하며 작가의 구상적 회화 세계를 집약적으로 선보인다. 또한, 김성윤의 ‘꽃 정물화’ 연작에 화기로 등장하는 유의정 작가의 도예 작품 8점이 함께 소개하며 회화와 도예의 위트 있는 조응을 통해 보다 입체적인 전시를 선보인다.
“나에게 회화는 온전히 자신만의 견고한 세계를 그려내는 것이 아니라 회화사를 경유하여 세계 속에서 그림이 될 수 있는 대상이나 주제를 탐색하고 발견한 것들을 배치하는 것에 가깝다”는 작가의 말처럼, 김성윤은 꽃, 인물, 동물과 같은 구상적인 화면에 미술사적 배경이나 디지털 이미지를 레이어로 쌓아 올리고 실제의 대상과 함께 재배치하여 평면 회화의 시공간을 독창적으로 구축하고, 구상적 회화가 직면하는 재현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해 왔다.
2011년 첫 개인전 ‘AUTHENTIC’에서 근대 올림픽 선수의 초상화를 19세기 영국 화가 존 싱어 사전트(1856~1925)의 기법으로 시대를 초월한 인물화를 그리거나, 2019년 개인전 ‘Arrangement’에서는 에두아르 마네(1832~1883)가 말년에 병상에서 그린 꽃 정물화의 꽃들을 흑백으로 그려내며 화려한 색감을 걷어내고 흑백의 멜랑콜리한 꽃 정물화를 선보이는 등 시공간을 재건축하는 구상적 회화의 세계를 제시했다.
뛰어난 회화성을 바탕으로 제작되는 김성윤의 ‘꽃 정물화’는 작가가 실제로 구입한 꽃과 디지털 이미지 수집과 같이 동시대적인 방법론을 통해 수집한 꽃을 유의정의 도예에 담아낸 작가의 회화적 꽃꽂이이다. 전통적인 꽃 정물화의 상징에서 벗어나 동시대적인 의미를 가지며, 익숙하면서도 낯선, 새로운 방식의 아름다운 ‘꽃 정물화’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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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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