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든, 국경 강화 예산안 무산되자 트럼프 비난…강경이민정책 선회 고려
▶ 트럼프 “이민자가 미국 피 오염” 강경 발언 쏟아내며 바이든 국경정책 비판
조 바이든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로이터=사진제공]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의 재대결이 확실시되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29일 미국 남부 텍사스주의 국경 지역을 나란히 방문한다.
남부 국경을 통한 불법 이주민 폭증으로 이민 정책 문제가 대선의 주요 정책 문제로 부각되자 정치적 책임 문제를 제기하고 정책 이슈 선점에 나서는 모습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29일 텍사스주의 브라운즈빌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AP통신, 뉴욕타임스(NYT) 등이 26일 보도했다. 멕시코만 인근 브라운즈빌은 미국과 멕시코간 국경 지역에 위치해 있으며 대규모의 불법 입국이 이뤄지는 곳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현지에서 국경순찰대원, 지방정부 관계자 등과 만날 예정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같은 날 텍사스 남부 국경도시 이글패스를 방문한다.
이글패스는 바이든 정부와 공화당 소속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간 불법 이주민 대응을 놓고 대립하는 상징적인 장소다.
텍사스주는 국경 통제 권한을 가진 국토안보부의 반대에도 주 차원에서 국경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남부 국경 동시 방문은 지난해 250만명이 미국 남부 국경에서 불법 입국한 것으로 집계된 상황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월간 단위로는 역대 최고치인 30만2천명이 불법 입국하는 등 불법 이주민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불법 이주민 문제는 대선 표심에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갤럽의 지난 14일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직무 수행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들은 '불법 이민'(19%)을 그 이유로 가장 많이 꼽았다.
몬머스대가 지난 8~12일 902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조사해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1%가 불법 이민 문제가 심각한 이슈라고 답했다. 이는 같은 유형의 여론조사를 실시한 201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응답자의 53%는 국경 장벽 건설을 찬성했는데 찬성률이 50%를 넘은 것도 2015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처음이다.
이런 이유로 바이든 대통령은 수세에 몰린 상황이지만 국경통제 강화 방안 등이 포함된 패키지 안보 예산이 공화당 강경파의 반대로 무산된 것을 계기로 공세로 전환한 상태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6일 연설에서 패키지 안보 예산과 관련, "수년간 공화당은 국경 안보를 주장해왔다. 이제 가장 강력한 국경 안보 법안이 만들어졌다"면서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필사적으로 이 법안을 저지하고자 한다. 그는 국경 문제 해결에는 관심이 없고, 이를 정치적 문제로 만들기 원하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지난 23일 캘리포니아주 선거자금 모금행사에서도 "국경이 혼란에 빠졌다"라고 언급한 뒤 "트럼프가 하원 의원들에게 전화해서 '바이든에게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에 (국경 안보) 법안에 찬성 표결을 할 경우 보복하겠다고 했다고 한다"면서 국경 혼란의 책임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돌렸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와 함께 이민 정책 강화도 검토하고 있다.
이와 관련, 바이든 대통령은 불법으로 국경을 넘는 사람이 일주일 기준으로 하루 평균 5천명이 넘거나 하루 8천500명이 넘을 경우 국경을 폐쇄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것을 고려 중이라고 NYT는 보도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텍사스 방문에서 이런 발표를 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NYT는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브라운즈빌에서 520㎞ 정도 떨어진 이글패스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국경 정책 실패를 강도 높게 비판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 자리에서 그는 재선시 고강도 반(反)이민 정책을 실시할 것을 재차 공약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유세에서 불법 이민자에 대해 "미국의 피를 오염시킨다"고 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출생 시민권제(미국에서 태어난 사람에게 미국 국적을 자동 부여하는 것) 폐지, 대규모 불법 이주민 추방, 이슬람국가에 대한 입국 금지 확대 등의 강경 이민 정책을 공약한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에서 최근 조지아대에서 발생한 여학생 살인사건 용의자가 베네수엘라 출신의 불법 이주민으로 드러난 것을 거론하면서 "그녀의 생명을 앗아간 괴물은 2022년에 불법으로 입국했으며 어린이를 다치게 한 뒤 2022년 뉴욕의 좌파 민주당에 의해 풀려났다"고 말했다.
이어 "부패한 조 바이든의 국경 침공은 우리 나라를 파괴하고 국민을 죽이고 있다"라면서 "내가 대통령이 되면 즉각 국경을 봉쇄하고 침공을 중단시키며 취임 첫날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불법 범죄자 추방 작전을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함께 미국 공화당은 하원을 위주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공화당이 다수당인 하원은 지난 13일 국경통제 실패를 이유로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에 대한 탄핵안을 가결 처리하는 등 국경 안보 문제를 쟁점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