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탄소 배출량 낮춰주는 친환경 장치 인기
▶태양열 에너지를 열로 전화하는 효율 높아
▶ 에너지 비용 높은 하와이, 서부 해안 지역 적합
▶세금 혜택과 보조금 받은 설치비 높지 않아
80년대 초 유행했던 태양열 온수기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태양 에너지를 열로 전환하는 효율이 높고 탄소 배출량을 크게 낮춰주는 효과가 기대된다. [로이터]
복고 열풍이 여전히 거세다. 패션에서부터 음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옛것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인기다. 지구를 살리기 위한 친환경 운동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친환경 분야에서도 복고(?) 바람이 불고 있다. 친환경 복고 중심에 80년대 초반에 유행했던 태양열 온수기가 있다. 친환경 업계에서는 태양열 온수기가 앞으로 에너지 절약과 환경 보호에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를 한다.
■탄소 배출 감소 효과
(필자의 가족이) 플로리다에 살던 80년 대 초반 아버지가 지붕에 태양열 패널을 설치한 적이 있다. 검은 유리 상자 안에 철제 수도관이 설치된 이 장치는 햇빛을 이용해 물을 데우는, 지금으로 말하면 ‘워터히터’였다. 마치 온실처럼 태양열을 유리 상자 내부에 가둬 물을 데우는 원리인데 물의 온도를 화씨 180도까지 높였다. 태양열 온수기는 4인 가족이 사용하기에 충분한 온수를 제공했을 뿐만 아니라 10년 뒤 집을 팔 때까지도 멀쩡하게 작동했다.
40여 년이 흐른 지금 400만 가구가 지붕에 ‘태양광’(PV) 패널을 설치했지만 태양열 온수기를 사용하는 가구는 찾아보기 힘들다. 태양열 온수기는 전기를 공급하는 태양광 패널과 달리 물을 데우는 기능으로 주로 사용된다. 태양열 온수기에 사용되는 패널은 태양광 패널에 비해 작지만 태양 에너지의 60~70%를 열로 전환할 정도로 효율이 높다.
반면 태양광 패널의 효율은 24%에 불과하다. ‘인플레이션 감축법안’(IRA)의 보조금을 기대하는 태양열 온수기 제조업체들이 최근 탄소 배출 제로를 내세워 태양열 온수기 보급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이론적으로 태양열 온수기의 가장 큰 장점은 탄소 배출을 크게 줄여준다는 것이다. ‘매사추세츠 공과대’(MIT)에 따르면 한 가정이 사용하는 전체 에너지 중 평균 20%가 물을 데우는데 사용된다. ‘연방환경보호국’(EPA)은 태양열 온수기를 설치함으로써 가정당 약 2톤에 달하는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는데 이는 4개월 동안 차량을 운전하지 않는 것과 같은 효과다. 더불어 연방에너지국은 연간 400~600달러의 에너지 비용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태양열 온수기란?
미국에서 태양열 온수기가 처음으로 상용화된 시기는 1909년이다. 당시 ‘데이앤나잇 솔라 히터’(Day and Night Solar Heater)란 제품명을 달고 나온 태양열 온수기는 유리로 된 절연 상자 내부에 나선형의 구리 파이프가 설치되어 있고 파이프 안을 흐르는 물이 태양열로 가열된 뒤 저장 탱크를 통해 실내로 공급되는 원리가 적용됐다.
곧 다시 출시될 태양열 온수기도 100년 전 제품의 원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태양 에너지를 열로 전환하는 가장 간단한 방식으로 평가되는 태양열 온수기는 구리, 알루미늄, 유리 등이 재료로만 제작된다. 태양열 집열기 내부를 흐르는 물의 온도는 일반적으로 화씨 180도로 가열되고 400도까지 오르기도 한다. 가열된 온수는 일반 가정에서 볼 수 있는 저장 탱크로 이동되고 필요시 개스나 전기로 온도를 유지한다.
1980년대와 1990년대 태양열 온수기는 미국 에너지 업계의 최대 관심사였다. 미네소타 주립대 에너지 연구소에 따르면 당시 대대적인 정부 보조금 혜택에 힘입어 1990년까지 약 100만 개의 태양열 시스템이 설치됐다. 반면 최근 많이 설치되는 태양광 패널은 당시 비싼 비용으로 인해 설치한 가정이 상대적으로 드물었다. 이후 태양광 패널의 가격이 하락하고 정부 보조금까지 지급되자 상황은 역전됐다.
그러나 태양열 온수기가 더 널리 보급되지 못하고 퇴락의 길을 걷게 된 데는 여러 다른 원인이 있었다. 미숙련 업자에 의한 설치, 조잡한 디자인, 천연 개스와 태양광 전지 가격 급락에 따른 수요 감소 등으로 인해 태양열 온수기를 찾는 사람이 줄었고 결정적으로 1986년 레이건 행정부 당시 세금 혜택이 중단되면서 1990년 태양열 온수기 업계는 붕괴 직전에 이르렀다. 2021년 현재 전국적으로 약 37만 개의 태양열 온수 시스템이 운영 중인데 대부분 상업용 건물에 설치되어 있다.
■에너지 비용 높은 지역 적합
해가 뜨는 지역이면 태양열 온수기 설치가 가능하다. 이스라엘의 경우 신규 주택에 태양열 온수기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캐나다, 덴마크 등의 나라에서는 이미 수백만 가구가 태양열 온수기를 사용하고 있다. 현재 태양열 온수기가 가정 온수기에 필요한 에너지 중 차지하는 비중은 약 0.4%로 미미하다.
아직은 에너지 비용이 높은 지역에서만 태양열 온수기에 대한 수요가 높은 편이다. 하와이가 좋은 예다. 전력 생산에 필요한 화석 연료를 전량 수입해야 하는 하와이의 전기요금은 미국 평균의 3배에 달한다. 그러나 하와이는 햇빛이 드는 맑은 날이 많은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어 4가구 중 1가구꼴로 태양열 온수기를 사용하고 있다.
■30년 사용도 가능
날씨가 추워도 햇빛만 잘 드는 지역이라면 태양열 온수기 설치를 고려해 볼 만하다. 태양열 온수기에 사용되는 패널은 지역에 상관없이 태양열 흡수를 최적할 수 있는 각도로 설계되어 있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지역의 경우 동파를 방지하기 위해 글리콜과 같은 부동액이 사용되기 때문에 온수에 큰 지장이 없다.
업계에 따르면 서부 해안가 지역이나 북동부 지역의 단독 주택 중 전력 요금이 킬로와트 시간당 최소 20센트 또는 천연 개스 가격이 ‘섬당’(Per Therm) 최소 1달러 50센트를 넘으면 태양열 온수기 설치로 에너지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단독 주택의 경우 설치비가 4,000달러~1만 달러에 달하지만 연방 세금 혜택과 기타 보조금 혜택을 받으면 설치비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설치비 회수에 걸리는 기간은 짧게는 5년에서 15년까지 걸린다.
에너지 비용이 높은 하와이의 경우 설치비 회수 기간이 2년에 불과하다. 연방에너지국에 따르면 30년 만기 대출을 받아 설치하면 매달 8달러~17달러의 비용만 내면 되는데 이 비용과 에너지 비용을 합한 금액이 태양열 온수기 설치 전 에너지 비용보다 적다면 비용 절약 효과가 발생한 셈이다. 태양열 온수기는 일반적인 관리만으로 20년까지 사용할 수 있고 관리를 잘하면 30년 넘게 사용하는데도 문제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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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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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1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태양열은 신이 주신 최고의 선물이다. 지구 곳곳 어디서나 공짜로 쓸수 있는 천연 에너지다. 왜 힘들게 개스, 석유를 파내고 운송하고 태우고 할까? 진작부터 이 천연 에너지를 활용했어야한다. 앞으로 20년후엔 영화에서 자동차에 석유 넣고 하는거보면 웃을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