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사회 반대 불구, 모두 잠든 새벽 최남단 라파 공격 강행 파장
▶ 이스라엘 “인질 2명 구출…나머지 인질 데려오기 위해 최선”
하마스 “약 100명 사망…팔 주민 이주 강제하는 제노사이드 전쟁”
이스라엘군이 우방인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민의 마지막 피란처인 최남단 도시 라파에 대한 공격을 결국 감행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의 라파 공격으로 약 10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며 제노사이드(집단학살) 전쟁이라고 비난했지만, 이스라엘은 특수작전을 통해 2명의 인질을 구출한 것을 성과로 내세우며 라파 작전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미국 등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뤄진 이번 심야 타격에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함에 따라 이스라엘에 대한 비난도 고조될 전망이다. 특히 이번 공격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전화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반대 입장을 재확인한 뒤 얼마안돼 이뤄졌다는 점에서 미국과 이스라엘간 균열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팔레스타인 적신월사를 인용해 이날 새벽 이스라엘군이 라파를 공격했다고 전했다.
적신월사는 이스라엘이 라파에 "격렬한" 공격을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 주민들은 사람들이 잠들어 있던 시간에 공격을 받아 공포에 떨고 있으며 일부는 이스라엘군 병력이 진입해 시가전을 시작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주민들은 이스라엘 전투기와 전차, 선박이 공습에 참여했으며 모스크(이슬람 사원) 두 곳과 주택 여러 채가 공격받았다고 덧붙였다.
AFP는 라파 외곽에 포격이 집중됐다는 기자들의 말을 전했다.
이스라엘군의 공격에 따른 사상자 수는 아직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으나, 하마스 측 가자지구 보건부는 약 10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IDF)은 이날 가자지구 남부를 공격했으며 작전이 완료된 상태라고 밝혔으나, 공격 대상 지역 등 세부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이스라엘군은 별도 성명을 통해 라파에서 특수 작전을 펼쳐 지난해 10월7일 하마스 기습공격 때 납치됐던 인질 2명을 구출했다고 밝혔다.
피랍 128일만에 구출된 인질은 아르헨티나 이중국적자인 페르난도 시몬 마르만(60)과 노르베르토 루이스 하르(70)다.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 남부 니르 이츠하크 키부츠에서 납치된 이들은 병원으로 이송돼 검사를 받았고, 상태는 안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그동안 하마스의 지하터널이 아닌 가정집에 억류돼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군 수석 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군과 (정보기관) 신베트가 오랫동안 준비한 작전"이라며 "아직 구출하지 못한 134명의 인질이 있다. 그들을 집으로 데려오기 위해 모든 노력을 계속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소셜 미디어 엑스(X)에 인질 구출 환영 인사를 남기고 "전쟁이 끝날 때까지 군사적 압박을 계속하는 것만이 모든 인질 석방이라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어떤 기회도 놓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츠하크 헤르조그 대통령, 요아브 갈란트 국방부 장관, 아미르 오하나 크네세트(의회) 의장, 베니 간츠 전시내각 각료 등 이스라엘 고위 인사 등이 환영 입장을 밝혔다. 친(親)이스라엘 성향의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도 축하의 뜻을 전했다.
그러나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의 라파 공격이 팔레스타인 주민의 이주를 강제하려는 제노사이드(집단학살) 전쟁이라고 비난했다.
특히 이스라엘군의 라파 공격은 전날 바이든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주민 대피와 안전이 확실히 담보되기 이전에 라파를 겨냥한 군사작전을 진행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직후에 이뤄졌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미국 방송 인터뷰에서 라파 공습에 대한 국제 사회 반대와 관련, "전쟁에 지자는 소리"라며 강하게 반박하며 강행 의지를 밝힌 상태였다.
영국과 독일, 유럽연합(EU) 등도 라파에서 이스라엘군의 지상작전이 진행될 경우 대규모 민간인 희생이 불가피하다며 잇따라 우려를 표명했다.
지난해 10월7일 하마스의 기습공격을 받고 보복전에 나선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북부와 중부에서 지상작전을 전개한 뒤 최근에는 최남단 도시 라파로 진격을 준비해왔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10일에도 라파를 공습해 사망자가 최소 31명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집트와 맞닿은 라파는 국제사회가 가자지구에 구호물자를 지원하는 주요 관문이자 전쟁을 피해 남부로 내려온 팔레스타인 민간인이 몰려있는 곳이다.
약 240만명의 가자지구 주민 중 절반 이상인 140만명 가량이 이곳으로 피신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제사회가 라파 공격의 위험성을 경고한 이유다.
그러나 이스라엘군 라파에 하마스 지도부를 비록한 잔당들이 남아있기 때문에, 이곳을 점령해야만 전쟁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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