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러협력으로 北위협 수준 달라져…中이 영향력 행사하도록 압박할 것”
▶ “北의 핵보유국 인정은 논의 대상 아냐…美, 비핵화·위험감소 동시노력”
▶ “北 김주애 후계자 여부 판단하기 이르다…美, 北에 정기적으로 대화제의”
미국 국무부의 정 박 대북고위관리는 북한이 한국을 겨냥해 과거 연평도 포격과 같은 군사적 행동을 준비하는 징후는 없지만 북한의 위협이 러시아와의 협력으로 더 커졌고 우려된다고 평가했다.
또 미국 정부는 북한의 모든 형태의 군사적 모험주의를 억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북러간 협력으로 북한의 위협은 인도태평양뿐만 아니라 글로벌 문제가 돼 유럽 국가들과도 적극 협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북 특별 부대표를 거쳐 올해 초에 국무부에서 북핵문제를 비롯해 대북정책을 총괄하는 대북고위관리에 임명된 정 박 부차관보는 현직에 오른 뒤 언론과는 처음으로 가진,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지난 2일 이같이 밝혔다.
그는 먼저 한반도 안보 상황에 대해 "북한이 직접적인 군사 행동을 하려고 한다는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 그렇지만 우리는 당연히 계속 상황을 주시하고, 한국과 일본을 위험으로부터 방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북한의 위협적인 수사와 긴장 고조 행위를 과거와 유사한 수준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과거에 해오던 것의 연장선상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이전과 다른 점들이 있는데 가장 큰 차이는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북한이 러시아와 중국이라는 '뒷배'를 얻은 탓에 더 공격적으로 행동하고 러시아에서 무기 기술을 이전받을 가능성을 우려했다.
그는 "김정은과 러시아의 관계가 우려된다"면서 "미국 국무부는 국방부와 함께 우리의 동맹과 파트너들이 북한의 모든 형태의 모험주의(adventurism)를 억제하는 데 필요한 역량을 갖추도록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김정은이 '나에게는 두 명의 후원자가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면서 "우리는 중국이 북한의 매우 선동적인 수사와 정말 도발적인 행동을 막는 데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중국을 계속 압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원하는 바람에 "북한 문제는 인도·태평양 지역에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매우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유럽 국가들과도 북한 문제를 자주 협의한다면서 국제사회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과 북러 간 무기 거래를 막기 위해 합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이 미국의 여러 대화 제의를 거부하고 한국을 겨냥해 갈수록 위협적인 메시지를 내는 것을 두고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북한과 대화하고자 하는 미국의 "진정성"을 강조했다.
그는 "진정성은 보는 사람의 생각에 달린 것이지만 우리는 진심"이라면서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려면 우리가 대화하는 게 정말 중요한데, 확실히 북한은 당장은 외교를 원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정기적으로 북한에 대화를 제의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시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 북한이 러시아와 중국에만 국경을 개방했지만 향후 다른 나라 외교관에도 입국을 허용하면 북한과 대화를 재개하는 데 더 우호적인 여건이 형성될 것으로 기대했다.
정 박 대북고위관리는 일부 전문가 주장대로 현실성이 없는 비핵화보다 북한과 전쟁 위험을 줄이는 데 집중하는 방안에 대해 "우리는 둘 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핵무기를 확산하는 게 괜찮다고 여겨지는 세상이나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은 논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문제 특성상 해결에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비핵화를 포기하지 않고 계속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김정은의 후계자로 딸 김주애가 거론되는 것에 대해 "판단하기에 아직 이르다"면서 "하지만 김정은이 자기 딸을 여러 행사에 그냥 참석시키는 게 아니라 정면, 정중앙에 내세우려고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김정은이 집권한 지난 10여년간 그가 항상 모두를 놀라게 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봤다"며 누가 김정은의 후계자인지 앞으로 더 분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박 대북고위관리는 전임 대북특별대표인 성 김 주인도네시아 대사 밑에서 대북특별부대표로 있다가 올해 초 대북고위관리라는 직함으로 국무부에서 대북 정책을 총괄하고 있으며 미국 정부의 북핵협상 수석대표 역할도 수행한다.
그는 국무부에서 일하기 전에는 중앙정보국(CIA)과 국가정보국(DNI)에서 오랜 기간 동아시아를 담당했고, 이후 브루킹스연구소에서 한반도 문제와 핵확산, 사이버안보 등을 연구했으며 김정은에 대한 미국 내 권위자로 평가받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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