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젊은 바이올리니스트 대표주자 김유은
▶ ‘카메라타 퍼시피카’ 데뷔… 올 미국 투어·비엔나 공연 등 꽉찬 스케줄
미 서부 최고 실내약 앙상블 ‘카메라타 퍼시피카’에 데뷔하는 바이올리니스트 김유은씨.
LA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젊은 한인 음악가들 가운데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전문 연주가 중 한 사람을 꼽으라면 바이올리니스트 김유은씨를 들 수 있다. 김유은씨는 솔로이스트로서 뿐만 아니라 실내악 및 오케스트라 악장, 바이올린-기타 듀오, 그리고 캠핑카로 시골을 다니며 연주하는 ‘뮤지카라반’에 이르기까지, 남가주를 대표하는 젊은 한인 바이올리니스트라는 명칭에 걸맞게 활동의 폭과 깊이가 무궁무진하다.
그런 그에게 또 하나의 의미 있는 새로운 챕터가 열린다. 바로 미 서부 최고의 실내악 앙상블로 불리는 ‘카메라타 퍼시피카(Camerata Pacifica)’에서 데뷔 연주를 하기 때문이다. 세계적 명성의 한인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이 수석주자로 활약한 바 있어 한인 음악애호가들에게도 잘 알려진 카메라타 퍼시피카의 1월 정기연주회에서 김유은씨는 ‘멘델스존의 피아노 트리오 D단조, Op. 49’의 바이올린 주자로 합류해 카메라타 퍼시피카의 팬들과 첫 만남을 갖는다.
김유은씨는 예원학교와 서울예고, 서울대 음대를 졸업한 뒤 미국으로 유학와 USC에서 일본이 낳은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미도리 고토를 사사했다. 유명 콩쿨과 국제대회에서 화려한 수상 경력을 쌓아온 그는 활발한 독주 활동은 물론 현악 앙상블 ‘델리리움 무지쿰’의 수석 멤버로 활약하고 있으며, 미국을 대표하는 바로크 앙상블 아메리칸 바하 솔로이스츠에서 선정한 아티스트로 제프리 토마스상을 수상했다.
특히 바로크 시대 원전악기로 연주하는 무지카 안젤리카 바로크 오케스트라의 상주 음악가(Artist-in-Residence)로 선임되어 활동했으며 작년 9월에 이들과 함께한 첫 상주음악가로서의 공연에서 로카텔리의 협주곡으로 극찬을 받은 바 있다. 김유은씨가 연주한 쇼팽의 녹턴 동영상은 유튜브에서 무려 1,700만 이상의 뷰를 기록하고 있다.
이번 주말부터 한 주간 4회 열리는 카메라타 퍼시피카 1월 정기 공연을 앞두고 김유은씨와 인터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카메라타 퍼시피카 데뷔를 축하한다. 이번 연주는 어떻게 하게 됐고 소감이 어떤가
▲카메라타 퍼시피카의 아드리안 음악감독이 작년 즈음 LA서 열린 내 협연 공연에 몰래 다녀갔다. 그 이후 미팅을 가졌고, 간단히 말하면 캐스팅됐다. 훌륭한 연주자들과 인상적인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카메라타 퍼시피카와 함께하게 되어 영광이고 기대된다.
-멘델스존 트리오를 연주하는데, 어떤 곡인가
▲멘델스존의 실내악 곡 중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곡이라 할 수 있다. 슈만은 이 곡을 듣고 베토벤과 슈베르트를 잇는 최고의 피아노 삼중주 곡 이라고 평가했다. 한 마디로 보증수표 곡이다.
-지난 한 해 동안 많은 연주를 했다. 어떤 의미가 있는 해였고,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참 감사한 한 해였다. 새로운 일들을 많이 하게 되었는데 오케스트라 악장을 맡게 되기도 했고, 예전에 해보지 못한 곡들을 협연과 독주회를 통해 배웠다. 지난 9월 한국 방문에서는 감사하게도 나의 모교인 서울예고와 서울대학교에서 공연과 마스터클래스를 하게 되어 감회가 새로웠다. 팬들만 모아 하는 소규모 공연도 진행했다. 지금까지 활동하며 음반을 한번도 낸 적이 없는데 작년에는 여러장이 발매됐다. 내가 활동하는 그룹 델리리움 무지쿰(Delirium Musicum)은 워너클래식과 첫 앨범을 내었고 Boulder Bach Festival과 두 장의 앨범을 냈다.
-올해 주요 계획들은 무엇이 있나
▲기타리스트 이네스 토메와 활동하는 Yu & I 듀오의 첫 앨범이 곧 발매될 예정이다. 2월에는 이 앨범을 들고 한 달간 미국 투어를 떠난다. 3월에는 비엔나의 한국문화원과 황금홀에서의 공연이 예정돼 있고, 팬데믹에 시작했던 뮤지카라반(MusiKaravan)은 트리오를 결성해 투어를 시작할 예정이다. 4~5월에는 샌프란시스코와 LA에서 협연이 예정돼 있다. 이 공연들을 무사히 소화시키기 위해서 건강을 잘 챙겨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전문 연주자로서 궁극적인 꿈과 목표는 무엇인가
▲연주자란 참 특별한 직업이다. 그리고 아무나 할 수 없는 직업이다. 이 일을 행복하게, 큰 어려움 없이 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마침 지난 일요일 나는 LA의 한 유대교 회당에서 실내악 공연을 했다. 특정한 장소인만큼 관객들 중에는 곧 이스라엘로 떠날 사람들이 많았다. 관객 중 한 명이 내게 다가와 이렇게 이야기했다.
“요즘 세상에는 참 나쁜 일들이 많이 일어나지만, 잘 찾아보면 좋은 일들도 많이 일어난답니다. 오늘 공연이 그 좋은 날 중의 하나에요. 나는 일주일 뒤에 나의 사람들에게 힘을 북돋아주러 떠납니다. 나는 그 곳에서 오늘의 음악을 매일매일 기억할 거예요. 나는 전문 음악가는 아니지만 기타를 가져가 그들에게 노래를 불러 줄 것입니다.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음악이 그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을 나는 믿기 때문입니다.”
내가 소리내는 음들이 가지고 있는 엄청난 힘을 믿고 그 힘을 잘 전달할 수 있는 음악가가 되는 것, 그 힘이 잘 쓰일 수 있는 곳을 지혜롭고 용기있게 찾아가는 것이 나의 궁국적인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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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에서 현대까지’
■카메라타 퍼시피카
14~19일 1월 연주회
정지혜 퍼커션 독주도
카메라타 퍼시피카는 1990년 창단된 미 서부 정상의 실내악단으로 단원 모두가 뛰어난 실력의 솔로 연주자들로 구성돼 있다. 바로크 시대 고전에서부터 전위적인 현대음악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레파토리로 매 시즌 프로그램을 새롭게 구성하고 있으며 완벽한 기법과 깊이 있는 해석, 열정적인 연주로 음악팬들을 매혹시키고 있는 실내악 앙상블이다.
이번 1월 정기연주회에서 카메라타 퍼시피카는 바이올리스트 김유은씨와 함께 첼리스트 애니 아즈나부리안, 클라리네티스트 호세 프랑-발레스터, 그리고 한인 퍼커셔니스트 정지혜씨가 무대에 서 ▲멘델스존의 피아노 트리오 D단조와 ▲브람스의 클라리넷 소나타 내림 E장조에 이어 ▲빈코 글로보카의 ‘코포럴’ ▲크리스토스 해치스의 ‘퍼틸리티 라이츠’가 정지혜씨의 신들린 퍼커션 연주로 펼쳐질 예정이다.
카메리타 퍼시피카의 스타 멤버인 정지혜씨는 최고의 마림바 연주자 중 한 명으로 꼽히며 밴더빌트 대학 블레어 음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카메라타 퍼시피카의 1월 연주회는 ▲14일(일) 오후 3시 사우전옥스 쉐어 포럼 극장 ▲16일(화) 오후 7시30분 샌마리노의 헌팅턴 라이브러리 내 로텐버그홀 ▲18일(목) 오후 8시 LA 콜번스쿨 지퍼홀 ▲19일(금) 오후 7시30분 샌타바바라 뮤직 아카데미에서 각각 열린다.
티켓 구입:
www.cameratapacific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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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