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차’ 크리스티 지지자 52~75% 헤일리 지지 의사…막판 뒤집기 주목
▶ 공화당 전체 경선서 여전히 트럼프 압도…크리스티 “헤일리, 완패할 것”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로이터=사진제공]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선명한 반(反)트럼프 기조로 선거운동을 해온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가 전격 사퇴하면서 공화당 경선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특히 오는 15일 당원들만 참여하는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에 이어 23일 일반 유권자도 참여하는 가운데 첫번째로 프라이머리(예비선거)가 개최돼 이른바 '대선 풍향계'로 불리는 뉴햄프셔주의 경선 판세가 출렁이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 뉴햄프셔주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바짝 추격하고 있는 니키 헤일리 전 대사가 크리스티 전 주지사의 지지표를 흡수할 경우 헤일리 전 대사가 뉴햄프셔주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꺾는 이변을 연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의회 전문매체 더힐의 여론조사 종합 분석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간) 기준으로 뉴햄프셔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41.5%, 헤일리 전 대사는 30.5%, 크리스티 전 주지사는 11.5%,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6.8% 등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산술적으로 보면 헤일리 전 대사와 크리스티 전 주지사의 지지율을 합치면 42%로 트럼프 전 대통령(41.5%)보다 많게 된다.
다만 크리스티 전 주지사와 달리 헤일리 전 대사는 선거운동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뚜렷한 대립각을 세우지 않고 있다.
크리스티 전 주지사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이런 이유로 헤일리 전 대사를 비판했다. 그는 전날 저녁 사퇴하면서 지지 후보를 밝히지 않았으며, 지지 후보 발표 계획이 당장은 없다고 한 공화당 소식통이 CNN에 전했다.
이런 이유로 크리스티 전 주지사의 지지표 중 일부는 헤일리 전 대사로 가지 않고 이탈할 것으로 보인다.
CNN 방송과 뉴햄프셔대학이 지난 9일 공개한 여론조사를 보면 크리스티 전 주지사 지지자 가운데 65%만 헤일리 전 대사를 '두 번째 선택'으로 꼽았다.
CBS 방송과 유거브의 지난달 조사에서는 이 수치가 75%였다.
에머슨 칼리지가 지난 8~10일 조사해 이날 공개한 뉴햄프셔주 여론조사에서 크리스티 전 주지사(12%)의 지지자 중 52%가 '두번째 선택'으로 헤일리 전 대사를 꼽았다. 이 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44%, 헤일리 전 대사는 28%의 지지를 각각 받았다.
헤일리 전 대사가 크리스티 전 주지사의 지지표를 상당 부분 흡수할 경우, 상승세가 더 탄력을 받으면서 헤일리 전 대사가 뉴햄프셔주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미국 언론들은 분석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크리스티의 표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라면서도 "헤일리는 여론조사에서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급상승세에 있는 후보의 지지율이 경선 직전에 계속 오른 역사적인 선례도 많다"고 밝혔다.
치열한 양자 토론 펼치는 디샌티스와 헤일리[로이터=사진제공]
다만 친(親)트럼프 인사인 디샌티스 주지사나 기업가 비벡 라마스와미 후보의 사퇴 가능성도 변수다.
두 후보 모두 사퇴 의사를 시사한 적은 없으나 공화당 첫 경선인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저조한 성적을 거둘 경우 사퇴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한때 트럼프 대항마로 불렸지만, 계속되는 지지율 하락세로 고전하는 디샌티스 주지사의 경우 아이오와에서 선전하지 못할 경우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보수 매체인 내셔널리뷰의 리치 로리 편집장은 이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기고한 글에서 "디샌티스가 아이오와에서 헤일리를 제치고 2위를 차지하더라도 트럼프에는 크게 밀린다면 그것은 사실상 (선거운동의) 종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아이오와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53.8%), 헤일리 전 대사(18.3%)에 이어 17.4%(더힐 여론조사 종합분석)로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서퍽대가 지난 6~10일 조사해 이날 공개한 아이오와주 여론조사에서 디샌티스 주지사는 헤일리 전 대사에게 더 크게 밀리고 있다. 이 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54%, 헤일리 전 대사는 20.4%, 디샌티스 주지사는 12.8%를 각각 기록했다.
만약 디샌티스 주지사가 아이오와주 경선에서 고전하면서 결국 사퇴한다면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뉴햄프셔주 지지 확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헤일리 전 대사가 뉴햄프셔주에서 승리해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압도적인 우위 상황은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란 게 대체적 전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국적으로 60% 이상의 지지를 받으면서 헤일리 전 대사보다 50% 포인트 이상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로이터=사진제공]
뉴햄프셔주 이후 헤일리 전 대사의 승부처로 거론되는 사우스캐롤라이나 판세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헤일리 전 대사는 이곳에서 2011~2017년 주지사를 지냈지만,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30%포인트 정도 지고 있는 상태다.
만약 헤일리 전 대사가 다음 달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에서 패배할 경우 그녀의 선거 운동 동력도 크게 약화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 크리스티 전 주지사는 전날 사퇴 발표 전에 마이크가 켜진 상태인지 모르고 "그녀는 (경선에서) 완패할 것(get smoked)"이라면서 "당신과 나는 알고 있다. 그녀는 그것을 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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