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화제성 10위 안에 20번… “데이터가 대상 맞다고 말해”
MBC 방송연예대상 수상 소감 말하는 기안84 [MBC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방송계에 혜성처럼 나타난 기안84는 '필터링' 없는 날것 그대로의 매력으로 '나 혼자 산다'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를 통해 2023년 최고의 예능인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작년 말 MBC는 웹툰 작가 기안84(본명 김희민)에게 방송연예대상 대상을 수여하면서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연예인이 아닌 사람이 이 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MBC의 설명대로 기안84는 지난 한 해 동안 MBC 예능에서 가장 큰 활약을 한 것은 물론, TV와 모든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통틀어 가장 화제가 된 인물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 작년 최고 화제성 기안84…"데이터가 대상이라고 말해"
7일(한국시간) 화제성 조사회사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발표한 '펀덱스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기안84는 비드라마 영역에서 주간 화제성 순위 1위를 세 차례 차지했다. 그는 대상을 받은 12월 마지막주에도 화제성 1위에 올랐다.
기안84보다 더 여러차례 화제성 1위에 오른 인물은 채널A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하트시그널' 시즌4 출연자였던 신민규(4회) 한명뿐이고, 이 밖에는 같은 프로그램의 김지영이 3회로 기안84와 동률을 이뤘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은 "기안84가 방송연예대상 수상자로 선정되는 것이 맞다고 데이터가 말하고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 회사는 "기안84가 비드라마 출연자 화제성 부문 10위 이내에 총 20차례 이름을 올렸다"며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시즌2와 시즌3에서 13차례, '나 혼자 산다'에서 5차례,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시즌2에서 2차례"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상 경쟁 후보였던) 전현무는 1위 2회, 3위 1회를 비롯해 총 13차례 10위 안에 들었는데, 이 가운데 12차례가 '나 혼자 산다'를 통해서였다"며 "(다른 경쟁 후보) 유재석은 1위에 오르진 않았으나 '놀면 뭐하니?'로 17차례 10위 안에 들었다"고 부연했다.
화제성은 기사, 게시글, 동영상 클립의 개수와 분량, 소셜미디어(SNS)에서 언급되는 빈도 등을 종합해 산출된다.
◇ '태어난 김에 사는 남자' 꾸밈없는 모습 인기
시청자들은 기안84가 출연하는 예능의 재미를 그의 꾸밈 없고 진정성 있는 모습에서 찾는다.
별명 '태어난 김에 사는 남자'는 그의 특징을 잘 표현한다. 기안84가 큰 화제작을 연달아 낸 인기 웹툰 작가이고 치열하게 노력해온 점을 생각하면 '태어난 김에 산다'는 말이 다소 엉뚱하게 느껴지지만, 그의 행동을 보면 충분히 납득할 만한 표현이다.
그는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해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도 아무런 망설임 없이 먹거나 웃옷을 벗은 채 요리하고, 전등이 고장나면 방에 아예 들어가지 않는 등 털털하고 꾸밈 없는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이런 기안84의 장점을 극대화해 재미 요소로 활용한 프로그램이 바로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이하 '태계일주')다. 제목부터 기안84의 별명을 이용해 제작한 이 프로그램은 그의 무계획 외국 여행을 다룬다.
기안84는 이 프로그램에서 먼 여행길에도 작은 백팩 하나에 모든 짐을 챙겨 시작부터 놀라움을 안겼다. 이 프로그램에서 그는 '나 혼자 산다'에서 보여줬던 꾸밈없는 모습의 '심화판'을 선보였다.
페루로 떠난 시즌1에서 기안84는 실외에서 수도꼭지를 발견하자 갑자기 웃옷을 벗고 씻더니 옷을 수건삼아 물기를 닦아냈다. 초대받은 현지인의 집에선 낯선 환경이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집주인보다도 먼저 단잠에 빠져 코를 골았다.
'태계일주'는 기안84의 활약에 힘입어 세 번째 시즌이 방영 중이다. 시즌1이 최고 5.2%, 시즌2가 최고 6.1%, 시즌3이 최고 6.7%로 시즌을 거듭할수록 점점 더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시청자들은 '나 혼자 산다'나 '태계일주' 클립 영상에 '가식 없고 따뜻한 모습이 너무 재미있다', '순수하고 인간미 넘치는 게 매력'이라는 반응을 남겼다.
◇ 전문가들 "'리얼함' 추구하는 시대에 부합하는 캐릭터"
전문가들은 대중이 '리얼함' 내지 '날 것'의 재미에 환호하는 트렌드에 기안84가 부합해 인기를 얻고 있다고 설명한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사람들이 되도록 솔직한 모습을 보고 싶어하고 '리얼함'이 유행하는 시대"라며 "그런데 TV에 '리얼'하다면서 보여주는 여러 모습이 사실 뭔가 꾸며진 것처럼 보일 때가 많다"고 짚었다.
이어 "(다른 이들과 달리) 기안84가 자기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면서 대중이 그가 나오는 프로그램을 차츰 더 많이 찾아보게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황진미 대중문화평론가 역시 "전문 방송인들이 어떤 말이나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자체적인 검열의 기준을 높게 세우는 데 비해 기안84는 자체 검열과는 무관한 사람처럼 보이는 면이 있다"고 인기 이유를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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