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에게 듣는다 - 올해 부동산 전망
▶ 연준 긴축완화에 30년 모기지 평균 금리 6%로 낮아져···기존 주택 판매량 22.9% 상승, 주택 가격 6.2% 상승 전망
▶물량 공급 해소 미진에도 생애 첫 주택 구입 기회 상승해
모기지 금리의 하락세 속에서 가주 주택 시장은 판매량과 가격 모두 상승하면서 호황세를 유지해 생애 첫 주택 구입자들에게 주택 마련 기회가 더 넓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로이터]
새해 전망 중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부동산 시장이다. 특히 주택 시장의 전망은 더욱 그러하다. 주택 부동산 시장은 미국 전체는 물론 지역 경제의 토대가 되기 때문이다. 모기지 금리의 고공행진으로 주택 소유주들은 매물 내놓기를 꺼려하면서 주택 시장은 극심한 매물 부족 현상에 시달렸다. 이로 인해 주택 가격은 치솟는데 매매는 급감하는 상호 역주행 현상으로 주택 시장의 침체는 깊어 갔다.
이는 미국 경제가 물가 상승으로 소비 수요가 둔화하면서 역시 침체 현상을 보이는 것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주택은 재산 투자 대상이라기 보다는 그 안에서 일상의 삶이 이뤄지는 생존 공간이라는 점에서 올해 주택 시장의 향방을 점검해 보는 것은 올해 우리 삶의 지향점을 세워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주택 부동산 전문가의 올해 시장 전망을 살펴보는 것은 그 지향점의 시작이기도 하다.
■ 가주부동산중개인협회(CAR) 멜라니 바커 회장
캘리포니아 부동산중개인협회(CAR) 멜라니 바커 회장이 전망하고 있는 올해 가주 주택 시장은 희망적이다. 주택 매물 부족 현상의 완전 해소는 어렵지만 주택 판매와 가격 모두 지난해에 비해 상승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바커 회장은 “2024년 가주 주택 시장은 주택 소유주와 구매 수요자 모두에게 지난해 보다 나아진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지난해에 비해 주택 매물 부족 현상이 개선되면서 주택 소유주와 구매 수요자가 주택 시장으로 재진입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커 회장의 긍정적인 가주 주택 시장 전망의 배경에는 주택담보대출(모기지) 하락세가 자리잡고 있다. 주택 시장의 핵심 요소인 모기지 금리는 지난해 11월 이후 하강 흐름을 보이고 있다. 모기지 금리를 좌우하는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하강으로 굳어진 덕분이다.
연방준비제도(연준)가 13일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치면서 내년 3차례 금리인하를 예고한 터라 국채 수익률 하락 흐름 속에 모기지 금리도 더 떨어질 전망이다.
바커 회장은 CAR의 전망치를 인용해 올해 30년 만기 고정 모기지의 평균 금리는 지난해 6.7% 전망치 보다 더 낮아질 것으로 내다 보고 있다. 바커 회장은 “올해 30년 만기 고정 모기지의 평균 금리는 6.0%대까지 하락할 것으로 본다”며 “하락세는 분명하지만 팬데믹 이전 수준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은 수치에 머물 것”이라고 했다.
시장에서는 바커 회장의 모기지 전망치 보다 더욱 공격적인 하락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도 있다. 지난 9월 미 부동산 컨설팅업체 존 번스 리서치 앤드 컨설팅 설문조사에서는 매직넘버가 5.5%로 조사됐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모기지를 얻어 집을 사려는 이들의 75% 가까이가 5.5%를 웃도는 모기지 금리는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답했다. 시장의 반응 대로라면 모기지 금리의 매직 넘버는 5.5%인 셈이다.
모기지 금리 하락세는 미국 경제의 전체적인 틀 속에서 나타나 현상이다. 바커 회장에 따르면 올해 미국 국내총생산(GDP)은 0.7%로 지난해 1,7%에 비해 하락세를 보일 것이고, 가주 내 비농업 부문의 일자리 성장은 0.5%, 실업률은 5%를 나타낼 것이란 전망이다.
바커 회장은 “연방준비제도가 올해 긴축재정 기조를 완화할 것으로 보여 경기 연착륙으로 올해 내내 모기지 금리의 하락세가 나타날 것”이라며 “30년 만기 고정 모기지의 경우 올해 연말까지 5% 중반대까지 하락할 가능성도 염두해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택 물량 공급과 관련해서 바커 회장은 주택 매물은 평균 보다 하회하는 수준을 유지하겠지만 지난해에 비해선 다소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바커 회장은 “주택 시장 상황과 대출업계의 상황이 계속 개선된다는 조건 하에서 주택 매물은 10~20%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바커 회장이 전망하고 있는 판매량과 가격은 어느 정도일까?
기존 단독주택을 기준으로 올해 가주 내에서 판매되는 주택 수는 모두 32만7,100채로 지난해 추정치인 26만5,200채에 비해 22.9%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주택 가격도 오를 전망이다. 기존 단독 주택의 판매 중간 가격은 86만300달러로 전년 추정치 81만달러에 비해 6.2% 상승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난해 1.5%의 가격 하락세에서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
남가주 주택 가격도 올해 쉽게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바커 회장은 내다보고 있다. LA카운티를 비롯해 남가주 지역 내 주택 가격은 올해 11%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5.5%에 비해 2배 가까운 상승폭이다.
미국 전체 주택 시장도 가주 시장의 전망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올해 전국 주택 판매량은 지난해에 비해 13.5% 상승하고, 판매 중간 가격은 38만9,500달러로 지난해에 비해 0.9% 올라 갈 것으로 전망했다.
바커 회장은 올해 가주 주택 시장이 생애 첫 주택 구입자들에게 자기 집을 마련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매물 부족에 주택 가격이 고공행진을 하고 고금리까지 더해지면서 생애 첫 주택 구입자들은 주택 구입을 포기하고 시장에서 빠져 나갔다. 내 집을 마련한다는 아메리칸 드림의 실현이 요원해진 데 따른 실망감이 주택 시장에 반영된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11월에 공개된 월스트릿저널(WSJ)과 시카고대학 여론조사센터(NORC)와 공동 여론 조사 결과를 보면 “아메리칸 드림은 과거에는 사실이었지만 현재는 아니다”라는 답변이 45%로 가장 많았다. 지난 2012년에는 아메리칸 드림이 유효하다고 답한 비율이 53%였지만 지난해엔 36%로 17%포인트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커 회장은 “지난 몇 년 동안 높은 집값에 매물 부족으로 생애 첫 주택 구입자들이 주택 구입에 애를 먹거나 아예 포기하는 사례들이 많았다”며 “올해엔 모기지 금리 하락에 주택 시장이 활기를 더하면서 생애 첫 주택 구입자들의 아메리칸 드림 실현이 가시화될 것으로 본다”며 올해 주택 시장에 상당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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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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