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칸유니스 등 가자지구 남부 대대적 공습…본격적 지상전 임박
▶ 하마스 최고위 지도부가 ‘표적’…네타냐후 “전쟁 계속한다”
▶ WHO “가자 남부 병원 한도 초과”…휴전 재개 희망 점점 사라져
가자지구로 기동중인 이스라엘군 탱크 [로이터=사진제공]
1일(현지시간) 일시 휴전 종료로 전투를 재개한 이스라엘군이 작전의 초점을 가자지구 북부에서 남부로 옮겨 대대적인 공세에 나섰다.
남부에는 피란민이 몰린 탓에 이스라엘군이 본격적인 지상전을 감행한다면 대규모 인명피해가 우려된다.
3일 미국 뉴욕타임스(NYT), AP·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칸 유니스, 라파 등 가자지구 남부를 폭격했고 가자지구 남부의 몇몇 팔레스타인 접경 도시 주민에게 소개령을 내렸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남부 최대 도시 칸 유니스 주변의 주택과 학교, 이슬람 사원 등 50여곳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또 해군이 칸 유니스의 해안 정박지에서 목표물을 겨냥한 작전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남부 알카라라도 이스라엘군 공습을 받았다고 전했고, 현지 주민들은 최남단 도시 라파의 동부지역도 이스라엘군 탱크의 공격을 받았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NYT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남부에서 지상전 침공의 발판을 마련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분석했고 AP는 "이스라엘 공세가 사람들이 몰린 가자지구 남부 쪽으로 이동했다"고 해설했다.
북부 가자시티에서 피란한 주민 마헤르(37)씨는 "전에는 이 전쟁에서 죽을지 살아남을지 혼자 생각하곤 했는데 이제 죽는건 시간 문제인 것 같다"고 말했다.
1일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일시 휴전이 7일만에 종료되자 이스라엘이 남부로 진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스라엘은 하마스 조직원들의 상당수가 팔레스타인 민간인과 섞여 남부로 피란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하마스 최고위 인사 야히야 신와르 '제거'를 목표로 그의 은신처로 의심되는 남부에 대한 작전을 서둘렀다는 보도도 나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밤 연설에서 "우리는 모든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전쟁을 계속할 것"이라며 "지상 작전을 하지 않고 이 목표들을 달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의 목표는 가자지구에서 인질을 풀려나게 하고 하마스를 소탕하면서 '테러 정권'을 막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미 장악한 북부 가자시티에선 하마스 잔당 소탕을 위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날엔 자발리아 난민촌의 6층짜리 건물과 가자시티 인근 지역의 한 개 블록을 통째로 공습으로 날려버리기도 했다.
이스라엘군의 아랍어 대변인인 아비하이 아드라이 중령은 3일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가자시티 남부 슈자이야 지역 하마스 부대에 "이것이 마지막 통보다. 너희는 모두 공격의 목표물이다"라며 백기 투항하라고 경고했다.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 230만명 중 약 3분의 2가 현재 남부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유엔이 가장 최근 집계한 가자지구 전체 피란민 수는 대략 180만명이다.
이스라엘군의 남부 지역 공습이 본격화하면서 병원에는 감당할 수 있는 규모보다 훨씬 많은 환자가 실려왔다고 세계보건기구(WHO)가 밝혔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칸 유니스의 나세르 병원에 수용 인원의 3배에 달하는 1천명의 환자가 있다면서 "환자들이 바닥에서 비명을 지르며 치료받고 있다. 의료 서비스에 있어서 상상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마스는 3일 "지난 24시간 동안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가자지구 주민이 700명 넘게 죽었다"고 주장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 공습에 로켓 발사로 맞섰다.
하마스의 군사 조직 알카삼 여단은 2일 텔레그램을 통해 이스라엘 최대 도시 텔아비브를 향해 로켓을 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언론에 따르면 텔아비브에서 공습경보가 발령됐다.
NYT와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이날 스데로트와 키수핌, 이빔, 니르암 등 가자지구와 가까운 이스라엘 남부에서도 공습 사이렌이 울렸다. 인명피해는 즉각 보고되지 않았다.
상황이 계속 악화하고 있지만 휴전 재개를 위한 희망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카타르에 보냈던 모사드 중심의 협상단을 전날 철수시켰고, 하마스도 전면적인 휴전이 이뤄지지 않는 한 추가적인 인질 석방은 없다는 단호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후 카타르와 이집트 등 중재역을 맡은 국가에서 협상 재개를 추진한다는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미국은 이스라엘에 자제를 촉구했다.
제28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8) 참석을 위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를 방문한 캐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은 "무고한 팔레스타인 주민이 너무 많이 죽었다. 솔직히 가자지구 민간인의 고통이 너무 심하다. 그곳에서 전해진 사진과 영상은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또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과 만난 자리에서는 새로운 휴전 협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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