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시 전 대통령 “美 외교서 가장 신뢰할 만한 인물”
▶ 푸틴 “선견지명 있는 정치가”…숄츠 “특별한 외교관 잃어”
주미 중국대사 “중국인들에 소중한 친구”…소셜미디어 등에 ‘전범’ 비판도
별세한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로이터=사진제공]
외교계 거목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의 별세 소식에 세계 각계 인사의 추모가 이어졌다.
29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미국이 외교 문제에서 가장 신뢰할 만하며 뛰어난 목소리 가운데 하나를 잃었다"며 애도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키신저 전 장관에 대해 "어린 유대계 소년으로 나치를 피해 달아나 미군에서 그들(나치)에 맞서 싸운 남자를 오랫동안 존경해왔다"며 "난민이었던 그가 나중에 국무장관에 임명된 것은 미국의 위대함만큼이나 그의 위대함을 드러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1923년 독일에서 태어나 1938년 나치의 유대인 박해를 피해 미국으로 건너갔다.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국 국무장관은 소셜미디어 엑스에 "장관 재임 기간 그가 건넨 품위 있는 조언과 도움에 항상 감사할 것"이라며 "그는 항상 힘이 되고 해박하기에 매번 대화하고 나면 그의 지혜로 나는 더 준비되고 나아졌다"고 썼다.
각국의 정상들도 그의 타계에 애도를 표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대서양을 넘어 미국과 독일의 우정을 위한 그의 헌신은 매우 컸고 그는 항상 조국 독일과 가까이 있을 것"이라며 "세계가 특별한 외교관을 잃었다"고 추모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크렘린궁 홈페이지에 올린 애도문에서 "수십 년 동안 전 세계에서 존경받는 권위를 누렸던 뛰어난 외교관이자 현명하고 선견지명 있는 정치가가 세상을 떠났다"고 애석해했다.
푸틴 대통령은 키신저 전 장관이 구소련과 미국이 데탕트를 달성하고 중요한 합의에 도달할 수 있게 실용주의 노선을 폈다는 점도 강조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소셜미디어에 "키신저 전 장관은 역사의 거인"이라고 적으며 "그의 사상과 외교는 그의 시대뿐 아니라 우리 시대에도 지속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애도를 표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키신저 전 장관의 업적에 대해 "미국과 중국의 외교관계 정상화를 포함해 지역(아시아) 평화와 안정에 커다란 기여를 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세계 외교장관들도 추모 행렬에 동참했다.
카트린 콜로나 프랑스 외교장관은 "외교의 대가인 키신저 전 장관은 시대에 큰 족적을 남겼다"고 추도했고,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도 "위대한 정치가이자 깊은 존경을 받는 외교관으로서, 세계 무대에서 많이 그리워할 것"이라고 소셜미디어에서 추모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소셜미디어에 "키신저 전 장관의 시대는 절대 쉽지 않았지만, 그 큰 도전은 그의 위대하고 호기심 많은 마음과 잘 맞아떨어졌다"며 "키신저 전 장관이 남긴 지적 유산은 외교와 세계 질서에 대한 이해에 계속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적었다.
셰펑 주미 중국대사는 소셜미디어에 "키신저 박사가 100세에 별세했다는 소식을 듣고 크게 충격을 받았고 슬프다"며 "세계 모두에 커다란 손실"이라고 적었다.
이어 "역사는 그가 미·중 관계에 기여한 것을 기억할 것"이라며 "그는 중국인들의 마음속에 가장 소중한 오랜 친구로 항상 남아 있을 것"이라고 했다.
키신저 전 장관이 1970년대 냉전 시대에 리처드 닉슨 당시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성사시키는 등 1979년 미·중 수교에 공이 컸다는 점을 부각한 표현이다.
닉슨 전 대통령의 딸인 트리샤 닉슨과 줄리 닉슨도 "미국의 가장 노련한 외교관 중 한명이 별세한 데 대해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키신저 전 장관이 냉전 종식에 큰 역할을 했다고 기억했다.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은 키신저 전 장관을 "미국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유명 인사 중 한명"이라고 극찬한 뒤 키신저 전 장관의 유산이 수십 년, 심지어 수 세기 동안 세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키신저 전 장관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미국의 음악 잡지 '롤링스톤'은 인터넷판에 실은 부고 기사에 "미국 지배층에 사랑받은 전쟁 범죄자인 헨리 키신저가 마침내 죽었다"고 썼다.
뉴욕타임스(NYT)는 키신저 전 장관이 과거 전 세계적으로 죽음과 전쟁을 초래한 외교정책을 옹호했다는 비난이 엑스에 많았다고 전했다.
미국 NBC 뉴스에 따르면 소셜미디어에서는 베트남전 당시 미국의 캄보디아 폭격 책임이 키신저 전 장관에게 있다는 주장도 게시됐다.
키신저 전 장관은 베트남전 종식 노력으로 1973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지만, 반전단체나 인권 단체 등으로부터 '전범'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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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데체 추모할 인사가 얼마나 많은지 계속 쏟아져 나오고 있다..영국 여왕, 카터 여사, 등등.. 추모하다가 시간 다 보낼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