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동포협력센터 사업과 “중복 많다” 지적도…해외한인사회는 “턱없이 부족… 더 늘려야”
재외동포청의 2024년도 예산이 1,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국회예산정책처가 최근 발간한 ‘2024년도 예산안 분석시리즈’에 따르면 재외동포청 예산으로 1,055억원이 책정됐다.
오는 12월 정기국회에서 내년도 재외동포청 소관 세출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2024년도 예산은 2023년도 재외동포재단 예산보다 67.5%(425억원) 증가하게 된다. 2023년도 재외동포재단 예산은 약 630억원이었다.
이번 재외동포청 예산에는 재외동포 업무를 담당하는 외교부 부처 예산과 재외동포재단 업무 이관 예산, 신규 예산 등이 모두 포함돼 있다. 이중 외교부에서 재외동포 업무를 담당하는 재외국민 영사서비스 지원, 워킹홀리데이 이행, 재외공관 영사정보시스템 운영, 재외동포 사회와의 파트너십 사업 등의 예산에 약 146억원이 배정됐다.
또 재외동포재단 업무 이관 예산은 약 672억원이며,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항목은 재외동포협력센터 출연금으로 237억원이다. 재외동포협력센터는 재외동포청이 위탁하는 재외동포 초청, 연수, 교육, 문화, 홍보 사업을 수행하는 별도의 기구다. 재외동포재단 업무 이관 예산 가운데 두 번째로 많이 차지하는 항목은 재외동포 교육문화 지원(221억원)이다.
재외동포청의 신규 추진 사업은 정보시스템 구축 및 운용(23억원), 재외동포 서비스지원센터 운영(22억원), 재외동포 청년인턴 사업(2.5억원), 행정효율성 증진 및 역량 강화 사업(3억원) 등 4개로 예산 책정액은 총 51억원이다.
정보시스템 구축 및 운영 사업은 재외동포청과 재외공관 간 문서 유통과 홈페이지·업무포털 기능을 개선하는 사업이다. 재외동포 서비스지원센터 운영은 700만 재외동포를 대상으로 ‘365 민원콜센터’를 운영하고, 국적·병역·가족 등과 관련한 민원행정 서비스의 품질을 높여주는 사업이다.
사업비와 별개로 인건비로 127억원이 배정됐다. 재외동포청 정원은 기존 재외동포재단(73명)에 비해 2배 이상 많은 151명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또 ‘2024년도 예산안 총괄 분석’ 보고서를 통해 재외동포청의 비효율적인 업무 방식을 지적하고 나섰다. 한국의 재외동포청이 출범한 지 5개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제대로 된 업무 체계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재외동포 영사서비스 지원 사업은 외교부 재외동포 영사기획관실에서 재외동포청으로 모두 이관됐지만 재외동포청이 아직 주재관을 재외공관에 파견하지 않으면서 여전히 외교부 직원들이 영사 서비스 등의 업무를 겸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재외동포청에 해당 업무를 수행할 직제가 없어 주재관 파견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직제 마련을 위해 행정안전부 및 외교부와의 협의가 아직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일시적으로는 외교부가 업무를 수행하더라도 하루빨리 근거 법령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외동포청은 이에 대해 “올해 12월 중 주재관 직위 신설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예산정책처에 입장을 밝혔다.
이에 더해 주요 사업에 중복이 많다는 지적이 제기돼 예산 삭감 가능성도 높아졌다. 보고서는 2억5,700만원을 들이는 재외동포 청년인턴 사업의 경우, 외교부 재외공관 행정직원의 역할과 중복된다고 분석했다.
재외동포청이 출연하는 재외동포협력센터와 업무 구분이 명확하지 않고 재외동포청이 수행하는 차세대 및 인권지원 사업과 겹친다는 의견도 나왔다.
특히 재외동포협력센터에서 예정한 한인 정체성 함양 콘텐츠 개발(30억원)과 재외동포청의 재외동포 정체성 함양 및 지위 향상(3억1,000만원) 사업이 중복된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보고서는 “재외동포청 고유의 업무와 출연 방식에 적합한 업무를 명확하게 구분할 필요가 있으며, 유사한 사업은 통합하는 등의 조정이 필요하다”고 예산 축소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반해 LA를 비롯한 한인사회에서는 재외동포청 예산 총액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재외동포청이 2022년 말 기준으로 발표한 ‘2023 재외동포현황’에 따르면 총 181개국에 708만1,510명의 재외동포가 체류하거나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과 인도 등에 이어 다섯 번째로 큰 이민자 규모다.
2022년 한국 인구(5,174만명) 대비 약 14%에 달하는 재외동포 숫자는 부산과 울산, 경남의 주요 도시를 포함한 ‘부울경’ 인구(774만명)와 맞먹는다. 재외동포 중에서 한국 국적을 소지한 재외국민만 해도 246만명으로 경상북도 인구(256만명)와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 5월 국회가 주최한 재외동포청 관련 세미나에 참석한 이종훈 시사평론가는 “경상북도는 총 예산 11조원에 복지예산만 2조원”이라며 “재외동포 인구에 걸맞는 예산 배정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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