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절직후 안식일 새벽 하마스의 습격…’전쟁 선포’ 이스라엘, “궤멸” 피의 끝장 보복
▶ 전쟁범죄 논란 속 양측 사망자 1만명 넘어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 시가전 치닫나
▶ ‘저항의 축’ 속속 무력 개입…미-이란 대리전 양상 속 新중동전쟁 확전 기로
▶ 심장부 가자시티 포위 ‘슬라이스 전술’ 지상전, 하마스 땅굴 난관…”길고 어려운 전쟁”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시작된 전쟁이 오는 7일(현지시간) 이면 꼭 한달째가 된다.
전례 없는 기습공격에 수백명의 자국민이 죽고 인질로 끌려가는 상황을 경험한 이스라엘은 미국의 지지 속에 '피의 보복'을 다짐하고 하마스를 뿌리뽑겠다며 본격적인 지상전에 돌입했다.
한달이 채 지나기도 전에 1만명이 넘는 사망자를 낸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소위 '저항의 축'의 개입으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하마스 기습공격에 이스라엘 총반격…한 달도 안 돼 사망자 1만 넘어
2023년 10월 7일.
초막절(출애굽 한 유대인의 광야 장막 생활을 기념하는 유대 명절) 종료 직후 찾아온 안식일인 이날 새벽 이스라엘 남부에 수천발의 로켓포탄이 날아들었다.
그리고 동시에 수천 명의 하마스 무장대원들이 가자지구 분리 장벽을 넘어 이스라엘 남부를 급습했다.
하마스 무장대원들은 분리 장벽 인근의 키부츠와 소도시 등에 들어가 닥치는 대로 사람들을 죽이고 240명이 넘는 군인과 민간인 등을 인질로 잡아 가자지구로 끌고 갔다.
이스라엘은 당시 자국에 침투한 하마스 무장대원이 약 3천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명절 끝 안식일 새벽 무방비 상태에서 상상도 못 했던 일격을 당한 이스라엘은 상황을 전쟁으로 규정하고, 곧바로 자국에 침투한 하마스 무장대원 소탕과 함께 전투기, 야포 등을 동원해 대대적 보복에 나섰다.
당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대국민 성명을 통해 "이번 상황은 군사작전이 아니라 전쟁이다"라며 "우선 이스라엘에 침투한 테러범을 제거하고 동시에 대규모 예비군 동원령도 내렸다. 적들은 본 적 없는 엄청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후 이스라엘군은 전투기와 야포, 드론 등을 동원해 하마스 관련 시설 등 1만1천여곳을 타격했다.
또 수만 명의 현역 군인과 함께 약 36만명의 예비군에 동원령을 내린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포위하고 지난달 말부터 본격적인 지상전에 돌입했다.
한 달간 이어진 전쟁에서 발생한 사망자(양측 집계 기준)는 이미 지난달 말 1만명을 넘어섰고, 최근에는 1만2천명 선에 육박하고 있다.
하마스 측 가자지구 보건부가 집계한 지난 3일 기준 팔레스타인 사망자는 9천257명이다. 이스라엘 측에서도 약 1천400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스라엘군이 지상전 개시 전후로 가자지구 전역에 공습 수위를 높이면서 한때 가자지구에선 하루 500명∼700명의 사망자가 나오는 참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가자지구 주민에게 최후통첩성 피란 경고를 한 뒤 병원과 학교, 난민촌 등 대상을 가리지 않는 이어지는 이스라엘군의 공격에서 뚜렷한 전쟁범죄의 정황이 나타났다는 주장도 잇따르고 있다.
◇ 이스라엘의 지상전 견제하려는 '저항의 축' 속속 무력 개입
미국의 지원을 받는 이스라엘이 끝장 보복을 예고한 이번 전쟁에는 이란의 지원을 받는 중동의 무장세력들이 잇따라 개입해 판을 키우는 양상이다.
서방과 이스라엘이 '이란의 대리 세력(Proxy)'으로, 스스로는 '저항의 축'으로 부르는 하마스의 우호 세력 중에는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 정파 헤즈볼라가 가장 먼저 전쟁에 개입했다.
헤즈볼라는 개전 직후부터 이스라엘의 북부 국경지대를 공격해왔고,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지상전을 전후로 개입 빈도와 강도를 높이는 모양새다.
또 예멘의 후티 반군도 지난달 말부터 드론과 미사일로 이스라엘의 동부 국경지대를 위협하면서 본격적인 전쟁 개입을 선언했다.
여기에 시리아에서 활동하는 친(親)이란 민병대 '이맘 후세인 여단'도 최근 헤즈볼라를 지원하기 위해 레바논 남부로 이동했다고 이스라엘군이 밝힌 바 있다.
헤즈볼라 지도자인 하산 나스랄라 헤즈볼라 사무총장은 3일 개전 후 처음으로 공개 연설에서 "모든 선택지가 고려 대상이다, 이스라엘과의 전면전도 실현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개입하는 무장세력들은 확전보다는 이스라엘의 지상전을 견제하려는 목적이 큰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나스랄라 사무총장도 군사 개입의 목적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을 멈추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후티 반군도 지난달 31일 전쟁 개입을 공식화하면서 "예멘군은 이스라엘의 도발이 멈출 때까지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지상전 통한 '끝장 보복' 예고한 이스라엘…장기전 예고
이스라엘은 전쟁 발발 후 20일가량이 지난 지난달 말부터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만류를 뿌리치고 가자지구에 전차부대와 지상군을 투입해 본격적인 하마스 소탕에 나섰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가자지구의 대규모 지상작전이 이뤄진 다음날인 지난달 28일 "전쟁이 두번째 단계에 들어섰다"며 사실상 본격적인 지상전 돌입을 선언했다.
이스라엘군은 최근 가자지구의 심장부인 가자시티를 포위한 채 백병전을 비롯한 본격적인 시가전에 들어갔다. 지난 2일 가자시티 포위를 완료했다고 선언한 상태로, 이스라엘군은 네타냐후 총리는 "우리는 전투의 정점에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가자지구의 타깃을 향해 폭탄을 쏟아붓는 그동안의 전면적 싸움과 달리 하마스 세력의 은신처를 하나하나 찾아내 제압해야 하는 시가전이 포함된 지상전은 전쟁 장기화를 예고하고 있다.
적을 포위해 한조각씩 점령, 치워버리는 '슬라이스 전술'을 통해 숨통을 조이겠다는 것이다.
시가전을 통해 총연장 50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 지하 터널에 은신한 적을 일일이 찾아내야 하므로 적잖은 시간이 소요되고 이 과정에서 병력과 자원의 손실도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시가전이 공격보다 수비에 유리하다는 것을 과거 경험으로 알고 있는 하마스도 거미줄 같은 땅굴을 구축하고 몇 년에 걸쳐 방어 준비를 해왔기 때문에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인질 문제도 이스라엘군의 지상전 셈법을 복잡하게 하는 요인 중 하나 꼽힌다. 이스라엘 추산 납치된 인질 규모가 220여명에 달하는 가운데 하마스는 한번에 소수 인원만 석방하는 전술을 구사하며 인질 문제를 협상 카드로 쓰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라크가 이슬람국가(IS)로부터 모술 시를 탈환하기 위해 2016∼2017년 277일간 벌인 것과 같은 '죽음의 전투'를 예상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이스라엘군이 지난달 말 지상 작전을 본격화할 당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길고 어려운 전쟁이 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이스라엘 고위 당국자들도 이스라엘군의 지상 작전이 수개월에서 1년은 걸릴 것이라고 말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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