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는 서산에 지고 쌀쌀한 바람 부네/날리는 오동잎 가을은 깊었네/꿈은 사라지고 바람에 날리는 낙엽/내 생명 오동잎 닮았네/모진 바람을 어이 견디리/지는 해 잡을 수 없으니/인생은 허무한 나그네/봄이 오면 꽃 피는데 영원히 나는 가네”
1967년 개봉한 홍콩 영화 ‘스잔나'(珊珊 Susanna)의 삽입곡(OST)으로 제목은 ‘바람따라 돌아가리(隨風歸去수풍귀거)’이다. 영화 주인공인 리칭(李菁; 친팅)이 직접 불러서 더 유명해졌다.
리칭은 스잔나(珊珊)에서 한 남자를 사이에 두고 이복언니와 삼각관계를 벌인다. 질투와 시기가 강한 동생 스잔나(리칭)는 착한 이복언니 샤오팅을 사사건건 미워하며, 언니의 멋진 연인 팅난을 빼앗아 버린다. 그러던 어느 날 뇌종양으로 6개월의 시한부 인생을 사는 비운의 여대생 역할로 리칭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권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반백년이 훌쩍 지났지만, 가을이 되면 대학 2학년 때 감명 깊게 관람 했던 스잔나의 OST 여운이 아직도 뇌리에 남아 있다. 그 당시 봄에 여학생들과 야외로 미팅을 갔는데, 그 중 리칭 닮은 한 명이 이 노래를 스잔나에서 처럼 중국어로 기가 차게 불러서 남학생들에게 인기가 폭발했다.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고 한다. 날씨는 사람의 마음을 들뜨게 하거나 가라앉게 하지만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주진 않는다. 그러나 계절의 변화는 일부 사람들의 기분에 심각한 영향을 끼쳐서 우울증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가을만 되면 괜히 우울해지는 남자들이 늘어난다. 어떤 유행가를 들으면 자기 자신을 노래하는 느낌이 든다. 기분이 울적해져 어디론가 멀리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가을바람과 함께 마음도 싱숭생숭해지고 공허하고, 쓸쓸한 우울감이 들어 가을을 타는 남자들이 늘어난다. 이는 과학적으로도 어느 정도 입증된 계절성 우울증이라고 한다. 그 이유는 바로 다양한 호르몬의 변화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호르몬 변화는 일조량 감소 때문에 나타난다고 한다. 우울증을 떨치려면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취미 생활을 찾고, 규칙적인 생활, 균형 잡힌 식단, 주변사람들과 운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한다.
사나이는 태어나서 딱 세 번 운다는 말이 있다. 태어났을 때,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그리고 나라가 망했을 때이다. 그만큼 남자의 울음이 무거운 것이고 남자가 눈물을 흘리는 순간은 일생에 몇 안될 정도로 드물다는 뜻이다. 힘들어도 내색하지 않고 감정을 억제하는 것이 강한 남자이자 바람직한 남성상이라고 인식되어 왔다. 밖으로 꺼내지 않고 묻어둔 남성의 우울, 불안, 스트레스는 가족 등 주변 사람에게 공감과 지지를 받기 어려운 영역이다. 사나이는 강해야 한다는 편견 때문이다.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바람이 한층 더 깊어진 가을을 느끼게 해 준다. 가을은 남자를 우울하게 하는 계절이라고 하지만, 가을은 멋진 남자의 계절이기도 하다. 네이비색 정장을 차려입은 남성이 멋지게 보이고, 쓸쓸한 가을 바람에 떨어진 낙엽을 밟으며 남성미 풍기며 씩씩하게 걸어가는 모습이 매력있고 가을을 대표하는 모습이 아닐까?
매력적인 남자가 되기 위해서, 상남자가 되기 위해서, 개인적인 만족을 위해서 다음 5가지를 실천해보라고 코디 전문가는 말한다. 어디를 가나 신발을 단정하게 잘 신어야 한다/그루밍(Grooming), 외모에 아낌없이 투자해야 한다/향수를 뿌려야 한다. 향수는 상대방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는 무기다/카디건(Cardigan)이 아닌 가을에 어울리는 자켓을 잘 골라 입어야 한다/남자의 매력 포인트인 안경을 센스있게 써야 한다.
바람에 날리는 오동잎도, 땅위를 구르는 낙엽도 따지고 보면 잎새가 아니고 세월이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처럼 젊음은 뒷걸음쳐서 사라져 아쉽고 허무하더라도 자기 자신을 꾸미고 멋 부리는데 투자하고 신경쓰면서 가을을 보내자. 쌀쌀한 바람이 몰려오는 시기에 어울리는 스잔나 OST를 들으면서 바람따라 돌아가는 허무한 나그네 인생이 아닌 모두가 활기차고 가을 정취 흠씬 풍기는 멋진 상남자가 되어보자.
<
정성모 워싱턴산악인협회>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