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 위원장, 12명 직접 인선…현역의원 1명에 당협위원장 3명 포함, ‘비윤’ 빠져
▶ ‘통합’ 키워드 강조 속 비윤계 화합 추진·공천개혁 다룰지 주목
(서울=연합뉴스)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2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혁신위원 인선 배경을 밝힌 뒤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정해용 혁신위원. 2023.10.26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수습책으로 꾸려진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26일 위원 구성을 마치고 27일(이하 한국시간)부터 두 달간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공개한 혁신위원 12명의 키워드는 '여성'과 '청년', '수도권', '외부 전문가'로 요약된다.
당 안팎에서 혁신위 성패는 비윤(비윤석열)계와의 화합을 이뤄낼지와 가장 민감한 '공천 개혁'까지 의제로 올려 유의미한 성과를 끌어낼지에 달렸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 여성 7명에 2000년대생 등 20∼40대 8명…당 밖 인사가 '절반'
혁신위원단 구성에서 여성이 12명 중 7명으로 과반인 점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또 다른 키워드는 청년으로, 국민의힘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는 20∼40대 위원들이 8명이나 포함됐다. 20대 1명, 30대 3명, 40대 4명, 50대 3명, 60대 1명이다. 최연소는 2000년생(23세) 대학생이다. 인 위원장을 포함한 혁신위 13명의 평균 연령은 46세다.
위원 12명 중 당적이 있는 당내 인사가 6명이고, 나머지 외부 인사 6명 중 5명은 학계, 의료계, 언론계, 문화계, 스타트업 출신 전문가들로 모두 여성인 점도 눈에 띈다.
지역별로는 국민의힘의 취약지로 꼽히는 '수도권' 인사들이 비중 있게 포함됐다.
서울 서초을 재선의 박성중 의원이 현역 의원으로 유일하게 선정됐고, 서울 동대문을 당협위원장인 김경진 전 의원, 서울 광진을 당협위원장인 오신환 전 의원도 위원을 맡았다.
이외 호남권에서 정선화 전북 전주시병 당협위원장, 충청권에서 이소희 세종시의원, 영남권에서 정해용 전 대구시 경제부시장이 합류했다.
다만 박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시절 대통령직인수위에서 과학기술교육분과 간사를 맡아 범친윤계로 분류되고, 검사 출신 김 전 의원도 윤석열 대선 후보 캠프에서 활동했던 친윤계 인사다. 정 전 부시장은 김기현 대표의 특별보좌역이다.
이날 인 위원장은 혁신위 키워드로 "통합, 희생, 다양성"을 내세웠지만, 결과적으로 비윤(비윤석열)계 인사들은 인선에 포함되지 않았다.
인 위원장은 이준석계인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 김재섭 서울 도봉갑 당협위원장,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에 '쓴소리'를 해온 윤희숙 전 의원 등에게 혁신위 합류를 제안했지만,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 '유일 현역' 박성중 포함에 비판 의견…총선 출마자 포함 논란도
이날 최고위원회의 의결에 앞서 열린 사전 회의에서는 현역 의원 중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박성중 의원에 대해 일부 최고위원들의 문제 제기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텃밭' 서울 서초을에서 재선을 해 기득권을 지닌 대상으로 볼 수 있는 박 의원이 포함된 것이 외부에 오해를 줄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다만 김기현 대표가 "인 위원장 결정을 존중하고 믿고 맡기자"는 취지로 설득하면서 당초 원안대로 의결됐다고 한다.
내년 총선 출마 예상자들이 혁신위를 이끄는 것을 두고도 당내에서 이해 충돌 우려와 비판이 제기됐다. 인 위원장은 '공천 룰을 다룰 혁신위원들에게 불출마 약속을 받았냐'는 기자들 질문에 "받은 것 없다"고 답했다.
혁신위 인선을 두고 당내에서는 기대감이 감돌지만 아쉬움을 표하는 의견도 있다.
지도부의 한 인사는 통화에서 "당이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는 지역·성별·연령대 인사들과 당 외부 인사들로 꾸려진 것 같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반면 비윤계 허은아 의원은 YTN 라디오에서 "혁신위 구성이 국민을 설득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구색 맞추기에 주력한 것 같아 우려된다"고 했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통화에서 "당내에서 지도부에 불편한 이야기를 했던 인사들은 일부러 배제한 것 아닌가 싶다"고 했다.
배준영 전략기획부총장은 KBS 라디오에서 "누가 와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도 중요하지만, 혁신위가 다루는 어젠다를 인 위원장이 우리 당과 정부에 얘기해서 관철시킬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했다.
◇ 공천 개혁·비윤계 화합 등 관건 전망
'인요한 혁신위'는 '통합'을 강조하며, 첫 공식 일정으로 광주 5·18 묘역 방문을 예고했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예방 계획도 밝혔다.
당 안팎에서는 혁신위가 '공천 룰'을 의제에 올릴지가 최대 관심사다.
당내에선 혁신위가 내년 공천 총선 방향을 정하는 데도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된 바 있다. 일각에서는 혁신위가 3선 이상 영남권 의원들에게 수도권 험지 출마를 권유하거나 출마 여부를 공천관리위원회에 일임하라고 요구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그러나 혁신위가 공천 방향 설정에 손대면 내홍이 심화할 수밖에 없고, 최고위원회가 혁신위 제안을 수용하지 않으면 더 큰 논란이 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인 위원장은 기자들이 '공천에 손 안 댈 것인가'라고 묻자 "아니다. 기초를 잘 다져야 한다"며 공천 개혁을 의제로 다룰 것임을 시사했다.
이밖에 인 위원장이 "생각은 달라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아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만큼, 이준석 전 대표, 유승민 전 의원 등 반윤 또는 비윤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을 포용하는 데 역할을 할 지도 관심거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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