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즈 멤버였던 전설의 팝스타 존 레논은 70년대 중반 미국에서 추방명령을 받고 오랫동안 이민 당국과 소송을 한 뒤에야 비로소 영주권을 받을 수 있었다. 존 레논의 이민 케이스가 간접적으로 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 프로그램(DACA)의 출발점이 되었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영국에서 활동하던 존 레논과 요코 오노 부부는 1971년 8월 오노와 전 남편 사이에서 난 9살 된 딸의 양육권을 찾기 위해서 방문비자로 미국에 왔다. 방문비자 신청 당시 레논은 68년 마약소지 혐의로 유죄를 인정해 영국법원에서 벌금형을 받은 전과가 있어서 비자를 받을 수 없는 처지였다. 그러나 비자 심사를 한 영사는 레논이 아내의 양육권 재판에서 증언을 해야 하는 사정을 고려해 방문비자를 내주었다.
이들 부부는 처음에는 몇 달만 미국에 있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요코 오노의 전 남편이 딸을 데리고 잠적하는 바람에 불가피하게 6개월의 체류 기간을 연장해야 했다. 뉴욕에서 지내는 동안 이들 부부는 가능하면 미국에서 활동을 하는 것이 좋겠다는 쪽으로 심경변화가 생겼다. 그러나 한 달만 체류 연장을 해준 이민국은 이들 부부를 연장 기간이 지나자 곧바로 추방재판에 넘겼다. 단순 체류기간을 넘긴 케이스로는 이례적인 일이었다.
베트남 전쟁에 반대하던 레논은 닉슨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올라있었다. 반전주의자인 레논이 미국에 계속 체류하게 되면 그해 12월에 있을 대선에서 악재가 될 것을 우려한 닉슨 정부가 레논의 추방을 전광석화처럼 추진한 것이었다. 닉슨 정부는 1971년 수정헌법 26조의 인준으로 유권자 연령이 21살에서 18세로 낮아지면서 치른 첫 대선에서 처음 투표장에 나오는 젊은 유권자들이 레논의 반전 메시지에 영향을 받을 것을 걱정했다.
우선 레논 부부는 뛰어난 예술가 자격으로 각각 영주권 청원서를 이민국에 신청했다. 두 사람의 영주권 청원서는 우여곡절 끝에 승인되었다. 부인 요코 오노는 추방재판에서 영주권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민판사는 영국에서 마약소지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던 레논은 마약소지 유죄판결이 입국이 허용되지 않는 범죄이므로 영주권을 받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민 항소법원도 이민판사와 의견을 같이 했다.
레논은 연방 2항소법원에 항소를 했다. 자신이 영국에서 미라화나 소지혐의로 유죄를 인정하기는 했지만, 자신이 살던 아파트에서 발견된 마리화나는 자신의 것이 아니고, 수색영장을 집행하던 경찰관이 자신을 엮을 목적으로 가져도 놓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본인은 그 마약을 사전에 전혀 알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신의 마약 소지 유죄판결은 본인이 마약을 소지하고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만 성립되는 미국 이민법의 마약소지 혐의에 해당될 수 없다는 것이다.
레논은 자신이 입국 금지를 당해야 하는 범죄를 저질렀다고 하더라도, 이민국이 내부적으로 음성적으로 운용하던 추방기소 유예 프로그램(nonpriority program)에 따르면 자신은 추방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지했다는 마약이 미량인데다, 체류기간을 넘긴 것도 나중에 영주권자가 된 요코 오노의 전 남편이 딸을 데리고, 잠적했기 때문에 불가피했다는 것이었다.
연방 2항소법원은 영국에서는 본인이 마약소지 사실을 알지 못해도 유죄판결이 나온다는 점. 그리고 레논 자신은 마약소지 사실을 몰랐다는 주장을 그대로 인정했다. 연방 항소법원은 영국법원에서 레논이 받은 마약소지 벌금형 미국 이민법에서 말하는 마약소지 유죄 판결이 될 수 없다고 판결했다. 1976년 존 레논은 마침내 영주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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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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