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면서 시작된 전쟁이 13일째를 맞은 19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서는 치열한 교전이 이어지며 양측의 사망자가 5,000명을 넘어섰다.
미국의 중재로 이스라엘과 이집트가 가자지구 남부를 통한 구호물자 반입에 합의했지만, 실행이 아직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하마스 지도부 소탕을 위한 이스라엘군(IDF)의 보복 공격이 지속됐다.
인도주의적 위기 우려 속 서방 정상이 잇따라 중동을 찾자 이스라엘이 지상군 투입을 미루는 등 속도 조절하는 분위기가 감지됐지만,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국제사회를 향한 여론전에 열을 올리며 긴장은 여전히 고조된 상태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오전 가자지구 전역에 걸쳐 공습을 가했다. 전날 텔아비브를 방문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중재로 구호품 전달을 위한 라파 검문소 개방에 합의가 이뤄진 이후 첫 공격이다.
앞서 이스라엘이 주민들에게 대피 장소로 안내하며 '안전 지역'으로 설정한 남부 지역에도 계속 폭격이 이뤄졌고,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하마스도 로켓포를 발사하는 등 공격을 이어갔으며, 이에 수도 텔아비브 등 이스라엘 곳곳에 걸쳐 공습 사이렌이 여러 차례 울렸다.
이날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지금까지 팔레스타인인이 최소 3,785명 숨지고 1만2,493명 이상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쟁이 시작된 이후 요르단강 서안에서도 70명 가까이 사망하고, 이스라엘의 경우 1,400명 넘게 숨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양측 사망자는 5천명을 훌쩍 넘어섰다.
국제사회는 분쟁 종식을 위해 분주히 외교전을 폈다.
지난 17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주요 7개국(G7)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이스라엘을 찾으며 스타트를 끊자 18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이날 리시 수낵 영국 총리까지 릴레이 방문이 이뤄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전용기 에어포스원으로 귀국길에 올라 1차 구호품으로 트럭 20대 분량을 통과시키는 데에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르면 오는 20일 반입이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현재 라파 검문소 앞에 대기하고 있는 트럭 150대가량 중 일부로, 첫 전달 과정에서 식량·물·의약품만 가능하다는 등 이스라엘이 내건 조건이 충족돼야 추후 통과가 이어질 전망이다.
여기에 이스라엘은 구호품이 하마스 손에 들어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고, 이집트 역시 국경 지대의 안전이 확보돼야만 통로 개방에 응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변수는 여전히 남아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인도주의적 구호품 반입의 물꼬를 트는 성과를 거둔 것을 두고 중국과 러시아는 견제구를 날렸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중재자 역할'과 관련한 질문을 받자 "객관성과 공정성을 견지해야 한다"며 비판적인 입장을 취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 글로벌타임스는 자국 전문가 분석을 인용, "바이든 대통령 방문이 결국 실패로 끝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태 해결을 위해 러시아가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며, 이를 위해 앞서 튀르키예가 제안했던 '다자 평화보증 체제' 구상을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전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한 데 이어, 이번 사태 국면에서 팔레스타인을 지지하고 나선 튀르키예와 연대를 통해 미국을 견제하겠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각국의 셈법에 따라 이번 사태를 둘러싼 움직임이 복잡하게 전개된 가운데,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 비방전도 이어졌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수낵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중동을 속박, 전쟁, 노예 시대, 소멸로 되돌리려는 이란과 헤즈볼라, 하마스는 악의 축"이라며 "세계는 하마스를 격퇴하기 위해 이스라엘과 함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하마스는 지난 17일 수백명이 희생된 가자지구 알아흘리 병원 폭발 참사의 책임 소재와 관련, 자체 텔레그램 채널에 사건의 배후가 이스라엘이라고 주장하는 게시물 수십 건을 연달아 올리는 등 소셜미디어 여론전에 열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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