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든 방문 중 지상군 투입은 美 자극”…獨슈피겔 “방문 후로 지상전 개시 미룰 것”
▶ 빈틈 노린 헤즈볼라 기습 우려… ‘포스트 하마스 제거’ 시나리오도 문제
이스라엘군 대변인 “모든 사람이 지상전 왈가왈부 하지만, 다른 것 될 수 있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보복 공격을 하리라는 전망이 여전하지만 17일(현지시간)까지도 작전에 본격 돌입한다는 구체적 징후는 좀처럼 포착되지 않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전면전을 막기 위해 치열한 외교전을 벌이는 가운데 당초 지난 주말이 D데이였던 지상군 투입을 날씨 때문에 연기했다는 등 갖은 관측이 나왔다.
가자지구 진입시 민간 인명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는데다, 특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는 18일 이스라엘 등 중동 지역을 전격 방문하겠다고 밝히면서 향후 이스라엘의 움직임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의 이스라엘행이라는 변수가 불거지면서 이스라엘의 지상전 돌입 셈법이 더욱 복잡해진 모양새다.
미국은 사태 발발 직후 외교 사령탑인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을 이스라엘에 급파해 해결 방안을 논의하도록 했으나, 아직 이렇다할 돌파구를 찾지 못한 상황에서 자국 지도자의 직접 방문이라는 가장 강력한 카드를 꺼내든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먼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난 뒤 요르단 암만으로 이동해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 압델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 등과 만날 예정이다.
이스라엘로서는 서방 세계의 중심국이자 맹방인 미국 정상이 지상작전에 대한 우려 속에서 직접 방문해온다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무게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 타스 통신은 이스라엘 측이 바이든 대통령 방문 이후로 지상작전 개시 시점을 미룰 것으로 보인다고 독일 주간 슈피겔을 인용해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바이든 방문 중에 지상군을 투입한다면 그를 자극할 것이 틀림없다"며 이같이 내다봤다.
이스라엘 일간 예루살렘 포스트는 지상작전이 지연되는 이유로 레바논과 국경지대에서 사실상 제2의 전선을 형성하고 있는 친이란 무장조직 헤즈볼라의 동태를 꼽았다.
신문은 소식통을 인용해 헤즈볼라가 가자지구 지상작전에 이스라엘군이 투입되는 시점을 기다렸다가 북부 전선에서 전면전을 벌일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낮은 강도의 공세를 유지하며 이스라엘군의 심리적 안정감을 유도한 뒤 때를 기다리는 고도의 전략일 수 있다는 얘기다.
헤즈볼라의 의도를 면밀히 파악하고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북부 병력을 더 강화할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는 점, 최근 수십 년간 이스라엘 육군이 공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전투력을 보여준 점도 좀더 신중한 작전 구상의 필요성을 뒷받침한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라는 국제사회의 압력, 이를 위해 가자지구 주민 대피에 소요되는 시간, 가자지구에 인질로 붙잡힌 이스라엘인들에 대한 국내 여론 등도 지상작전 착수 시기를 정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2014년 가자지구 침공 당시 민간인 피해를 줄이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팔레스타인 측 사망자 2천여명 가운데 최소 절반이 민간인이었던 점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민간인 사망자가 늘어날 경우 국제사회로부터 전쟁을 멈추라는 압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포스트 하마스 제거' 시나리오도 변수로 꼽힌다.
예루살렘 포스트는 계획대로 하마스 지도부를 제거한 뒤 가자지구를 어떻게 할지 아직 이스라엘 수뇌부 내부에서 아무도 결정하지 않은 사실을 여러 경로로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스라엘 당국자들이 하마스를 어떻게 할지 새로운 수식어를 찾는 데 일주일을 썼다"면서 이 시간을 현명하게 썼는지, 낭비했는지는 전쟁이 끝나봐야 알 것이라고 했다.
여러 돌발 변수 속에서 이스라엘은 지상작전 시점과 형태를 놓고 고심하는 눈치다.
이스라엘군(IDF) 대변인 리처드 헥트 중령은 이날 정례 브리핑을 통해 "우리는 전쟁의 다음 단계를 준비하고 있다"면서도 "우리는 아직 이것이 무엇일지에 대해 밝힌 적이 없다"고 말했다.
헥트 중령은 "모든 사람들이 지상전에 대해 왈가왈부하고 있지만, 그것과는 다른 것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자국군이 준비 중인 지상군 투입 이후 가자지구에 대한 조치에 대해 질문받자 "내각이 논의 중"이라면서도 "이 지역 상황이 어떻게 보일지는 전지구적 사안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하가리 소장은 IDF가 가자지구에 주둔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우리는 온갖 종류의 '엔드 게임'(종반전)을 다 치러봤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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