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 주총을 통해 본 한인은행 이사진 현황
지난 5월 24일 LA 본점에서 열린 한미은행 주총에서 바니 이(오른쪽 두번째) 행장 등 이사들이 주요 안건을 논의하고 있다. [한미은행 제공]
지난 9월28일 열렸던 CBB 은행 주주총회를 끝으로 남가주에 본점을 두고 영업하는 6개 한인은행(뱅크오브호프, 한미은행, PCB, 오픈뱅크, CBB, US메트로은행)들의 2023년 주총 시즌이 끝났다. 올해 주총에서도 일부 이사진이 퇴진하고 신규 이사가 등재되는 등 인적·수적 변화가 있었다. 올해 주총에서 공개된 프락시 등 은행 자료를 토대로 6개 한인은행 이사진의 나이와 주식 보유, 총 보수 규모 등 현황을 분석한다.
■최고액 수령 이사 25만달러 달해
올해 프락시에 따르면 많은 이사들이 지난해 이사 선임료(retainer fee)와 스탁옵션 등으로 받은 총 보수 규모가 10만달러에 육박하거나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달에 2~4회 전체 이사회 및 소위원회에 몇 시간 참석하면서 받는 보수가 풀타임으로 근무하는 대다수 일반 은행 직원보다 높은 것이다. 이사들은 또 회사 출장 시 여행 경비와 함께 의료보험, 생명보험 혜택 등도 받는다. 여기에 정기적으로 받는 무상 주식 그랜트와 스탁 옵션, 연말 선물까지 받고 있다. 한인은행 이사직에 대해 ‘꿈의 직장’ ‘귀족 이사회’라는 지적이 여전히 나오는 이유다. 또 일부 이사의 경우 이사장이나 행장과의 친분 등으로 선임된 ‘보은성 인사’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미주 최대 한인은행 뱅크오브호프의 경우 일부 이사의 총 보수가 20만달러를 넘거나 육박했다. 데이빗 멀론 이사가 24만9,851달러로 가장 많았고 스캇 황 이사가 19만4,994달러로 2위를 기록했다. 고석화 명예이사장이 18만603달러를 수령했다. 데이빗 멀론 이사의 해당 연봉은 한인 은행권 전체에서도 최고액이며 유일하게 20만달러를 넘는 수준이다. 스캇 황 이사의 해당 금액도 뱅크오브호프에서 2위일 뿐만 아니라 전체 한인은행권에서도 두 번째로 많은 총 보수다.
자산규모 제2 은행인 한미은행 이사들도 지난해 총보수 규모가 모두 10만달러를 훌쩍 넘었다. 이사진 내에서는 존 안 이사장이 12만5,501달로 가장 많았고 로젠블럼 이사는 11만9,001달러, 마이클 양 이사는 11만5,251달러 등 순이었다. PCB에서는 최고액을 받는 사람은 조혜영 이사로 14만8,000달러를 수령했다. 이외에도 오픈뱅크에서는 최화섭 이사장(12만6,004달러), CBB에서는 박순한 이사장(9만7,921달러), US메트로에서는 민유 이사(11만8,821달러)로 나타났다.
이사들의 높은 급여를 두고는 상반된 입장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폴타임으로 일하지 않는 한인 은행 이사들의 급여가 10만 달러를 넘는 것은 풀타임 일반 직원들에게 상실감을 준다는 해석이 있다. 다만 이에 대해 반대로 이사들의 전문 지식과 네트워크가 은행 운영에 도움이 되고 주류 은행권과 비교했을 때는 적은 수준이라는 반박의 목소리도 있다.
■창업이사 지분·신규이사 전문성
한인은행 이사들의 경우 전통적으로 창업 이사 또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지분 이사’들이 주류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뱅크 오브 호프와 한미은행 등 상장 대형은행을 필두로 한인은행들은 창립 이사들의 은퇴·퇴진과 함께 이사진 전문화 차원에서 금융·회계·재정 분양 전문가들을 사외이사로 영입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뱅크 오브 호프의 경우 전체 이사 12명 중 비한인 이사 4명과 황윤석, 두진호, 김준경 이사 등 사외이사가 전체 이사진의 절반을 넘는다.
한미은행은 비한인 이사 2명과 한인 이사 7명 등 9명 이사진이 모두 각자 지분율 1% 미만으로 주주로서 은행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이다.
창립 이사들이 계속 은퇴하면서 한때 막강했던 이들의 영향력은 줄고 있다. 대다수가 1세로 한국어가 편하고 사업가 출신인 창립 이사들이 은퇴하면서 한인 커뮤니티와의 연결 고리가 약해진다는 지적을 받는다. 반면 영어가 더 편한 한인 1.5세와 2세, 비한인 사외 이사들은 나름대로 분야별 전문성을 갖추고 있지만 한인 커뮤니티에 대해 상대적으로 잘 모를 수밖에 없다.
다만 창립·투자 이사들의 보유 주식이나 지분률은 여전히 사외 이사를 압도한다. 대표적으로 고석화 뱅크 오브 호프 명예이사장이 339만4,998주(2.84%)를 보유하고 있다. 이날 뱅크오브호프 종가(8.72달러) 기준으로 지분가치만 고려하면 고 명예이사장은 약 3,000만달러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한인 은행권에서 가장 큰 주식부자라고 할 수 있다. 이외에도 지분률로 보면 PCB 이상영 이사장(12.40%), CBB 박순한 이사장(12.03%)과 정원숙 이사(11.56%), US 메트로 은행 파이즈 에나베 이사(8.63%), 오픈뱅크 최화섭 이사장(8.49%) 등이 많은 지분을 갖고 있다.
각 은행 행장들이 보유한 주식과 지분률도 늘어나는 추세다. 케빈 김 뱅크오브호프 행장의 지분율이 0.85%로 호프 전체 이사 들 중 두 번째로 많다. 행장들 중 가장 많은 지분율을 갖고 있는 사람은 민 김 오픈뱅크 행장으로 63만5,051주로 4.15%를 확보 중이다.
■평균나이 64.7세, 여성 14명
6개 한인은행의 현직 이사는 총 49명이다. 평균 이사 수는 8.2명이다. 최대 은행 뱅크오브호프의 이사수가 12명으로 가장 많고 한미은행이 9명, PCB가 8명, 오픈뱅크는 7명, CBB는 6명, US 메트로는 7명을 두고 있다.
전체 49명 이사진의 평균 나이는 64.7세로 집계됐다. 최고령 이사는 뱅크오브호프의 윌리엄 루이스 이사로 79, 가장 젊은 이사는 같은 한미은행의 글로리아 이(45) 이사다. 이사진은 여전히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다. 전체 이사 49명 중 남성이 전체의 71.4%인 35명에 달하며 여성 이사는 14명이다. 그러나 14명 여성 이사 중 당연직 이사인 여성 행장 2명(바니 이, 민 김 행장)을 제외하면 일반 여성 이사는 12명으로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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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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