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Bloomberg
미국인들은 은퇴자산의 약 70%를 금융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내 비영리단체인 Milken Institute가 실시한 금융문맹(Financial Literacy)에 대한 여론조사결과 미국인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 투자와 리스크에 대한 이해부족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직장연금으로 401(K)제도가 있는데 대부분의 직장에서는 직원들이 개별주식을 직접 구입하지 않게 하고 분산투자를 통해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자산운용회사가 판매하는 펀드를 직접 고르도록 하고 있다. 문제는 펀드의 종류가 주식 수보다 훨씬 많고 이해하기가 어려워서 투자가들이 자신에게 맞는 펀드를 선택하기가 무척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직장에서는 신입사원들이 입사하면 ‘사전 자산 지정 운용제도’를 통해 TDFs(Target Date Funds)에 가입하도록 하고 있다. TDF란 투자가의 은퇴연령에 맞춰 수익률을 극대화하기 위해 만든 펀드이다. 투자가가 젊을 때는 투자수익률이 높지만 리스크가 큰 주식의 비중이 많지만 은퇴가 가까워질수록 수익률과 리스크가 낮은 채권투자의 비중이 늘어나게 운용되고 있다.
예를 들면 올해 대학을 졸업하고 입사한 필자가 아는 지인의 자녀는 회사가 계약한 자산운용회사에서 판매하는 2065 TDF에 자동으로 가입하였다. 문제는 이 신입사원이 펀드를 잘 모르기 때문에 은퇴할 때까지 2065 TDF를 계속 보유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TDF가 개별 주식보다는 또 다른 펀드를 구매하여 운용하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중의 펀드수수료를 지불함으로써 펀드회사의 수익을 늘려 주고 고비용으로 인해 순 투자수익률이 S&P500을 벤치마킹한 주가지수 펀드보다 낮을 수 있다.
펀드회사에서 판매하는 TDF가 매우 다양하고 펀드에 포함된 자산의 배분과 종류, 펀드회사에서 징수하는 수수료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TDF를 잘못 선택하게 되면 은퇴시 많은 손해를 보게 된다. TDF는 자산운용회사마다 자산배분 원칙이 다르고 투자전략이 다르기 때문에 수익률이 천차만별이다.
예를 들면, TDF의 주식투자 비중이 90%라도 미국 주식과 미국외 선진국주식, 신흥시장(Emerging Markets) 주식, 중국주식의 투자 비중에 따라 투자수익률이 매우 차이가 나며, 채권투자비중이 40%라도 채권의 종류가 너무 많아서 리스크와 투자 수익률이 모두 다를 수 있다는 점이다.
필자는 미국의 유명 자산운용회사인 피델리티사의 Fidelity Freedom 2050 Fund와 뱅가드사의 Vanguard Target Retirement 2050 Fund를 비교함으로써 TDF에 대한 독자들의 이해를 높이고자 한다. 첨부한 표는 2023년 6월 30일 기준 블룸버그(Bloomberg) 자료이며, 펀드 및 각종 주가지수의 누적수익률(Cumulative Total Return)과 연평균 수익률은 2008년6월30일부터 2023년 6월30일까지 15년간 주식배당금과 채권이자가 계속 재투자되었을 경우를 가정하고 있다.
표에 따르면 피델리티 펀드의 펀드 운용수수료가 펀드 자산의 0.75%로 뱅가드의 0.15% 보다 훨씬 높다. 이 수수료 차이의 가장 큰 원인은 두 펀드가 보유하고 있는 펀드들의 차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피델리티 펀드는 모두 액티브 펀드를 보유하고 있어서 운용수수료가 높지만 뱅가드는 모두 패시브 펀드인 주가지수 펀드를 보유하고 있어서 운용수수료가 낮다.
또한 뱅가드는 지난 15년간 투자수익률이 높은 미국주식과 자산을 더 많이 보유하고 있는 반면 피델리티는 리스크가 높은 신흥시장 펀드(Fidelity Emerging Market Opportunities Funds)와 현금을 더 많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뱅가드의 15년 누적수익률이 202.06%(연평균 7.64%)로 피델리티의 170.14%(연평균6.85%) 보다 훨씬 높다. 그러나 같은 기간동안 미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주가지수인 S&P 500지수를 벤치마킹한 Vanguard 500 Index Fund(Ticker: VFIAX)의 누적수익률은 369.38% (연평균 10.85%)로 TDF의 누적수익률을 훨씬 능가한다.
위 예에서 알 수 있듯이 투자가는 TDF를 구입하기 전에 실사(Due Diligence)를 통해 각 펀드의 수익률, 수수료, 자산배분, 펀드회사의 투자철학등을 꼼꼼하게 잘 살펴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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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윤수 로욜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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