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세 이후 고강도 걷기, 기억저하 예방 도와
▶ 한림대병원 연구진 코호트연구 데이터 분석, 1주일에 40분씩 호흡이 가빠질 정도로 꾸준히
40세 이후부터 호흡이 가빠질 정도로 강도 높은 걷기 운동을 일주일에 40분씩 꾸준히 이어나가면 알츠하이머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김지욱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와 김현수 진단검사의학과 교수, 외과 김종완 교수 공동 연구팀은 65∼90세 노인을 대상으로 걷기 활동과 인지기능의 연관성을 조사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코호트연구에 참여한 65~90세 노인 188명을 인지기능이 정상인 107명과 치매 전 단계에 해당하는 경도인지장애 환자 81명으로 나눴다. 걷기 활동으로 인정되는 최소 걷기 시간은 1년 기준으로 총 32시간을 채우거나 주당 40분 또는 특정 계절 4개월 동안 주당 2시간 수준으로 정의했다. 이후 걷기 빈도·시간·강도·시작 연령 등으로 재분류해 연관성을 살폈다.
주당 6시간 이상 걸었다면 ‘장시간’(50명), 6시간 미만은 ‘단시간’(75명), 최소 걷기 활동 수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 ‘비걷기’(63명) 그룹으로 나눴고, 걷기활동 강도는 미국 메이요클리닉의 운동강도 측정 방법을 따랐다.
호흡과 땀, 대화 가능 여부 등에 따라 ‘고강도’(57명)·‘저강도’(68명)·‘비걷기’(63명) 그룹, 걷기 활동을 시작한 시기가 40~64세인 경우 ‘중년기 시작’(103명), 65세 이상인 경우 ‘노년기 시작’(22명)로 구분했다.
분석 결과 ‘비걷기’ 그룹에 비해 걷기 활동 그룹의 알츠하이머병 관련 인지기능이 더 높았고 전반적인 인지능력도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땀이 나고 숨이 찰 정도의 ‘고강도’ 걷기를 한 그룹은 ‘비걷기’ 그룹에 비해 알츠하이머병 관련 인지기능을 포함한 전반적인 인지능력이 우수했다. 반면 ‘저강도’ 그룹은 다른 그룹과 비교해 인지능력에 차이가 없었다. 걷기 강도에 따라 인지 기능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졌다는 의미다.
또 40세 이상 중년기에 걷기 활동을 시작한 그룹이 65세 이상 노년기에 시작한 그룹보다 알츠하이머병 관련 인지기능을 포함한 전반적인 인지능력이 뛰어났다. 걷기 강도를 통제한 경우 걷기 활동 시간은 인지기능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츠하이머병은 노인에게서 가장 흔한 신경퇴행성 질환 중 하나다. 기억을 포함해 여러 인지기능이 저하되면서 일상생활을 어렵게 만든다. 현재로선 증상개선제 외에 뚜렷한 치료제가 없어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예방하는 게 최선이다. 동탄성심병원은 2020년부터 알츠하이머병 관련 코호트 연구를 진행하면서 알츠하이머병 예방을 위한 생활방식 개선 등 의미 있는 결과들을 도출해내고 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중년기에 땀이 나고 호흡이 가빠질 정도의 고강도 걷기 활동을 지속하면 인지저하를 늦추거나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아직 정확한 기전은 불분명하지만 걷기를 포함한 신체활동이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하는 아밀로이드 베타의 수준을 조절하고 신경가소성을 촉진해 뇌기능의 퇴화를 막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논문은 국제학술지 ‘알츠하이머병 연구 및 치료’ 8월호에 실렸다.
한편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도 숨이 찰 정도의 중고강도 운동을 꾸준히 시행하면 사망과 질병 악화 위험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COPD는 기도와 폐에 만성적인 염증이 생겨 기도가 좁아지고 결국 숨쉬기가 곤란해지는 병이다. 흡연이 주된 원인인데 미세먼지를 비롯해 일상생활 속 여러 유해물질에 노출되거나 노화와 관련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COPD는 초기 증상이 미미하지만 염증이 진행될수록 기침, 가래, 호흡곤란 등을 초래한다.
삼성서울병원 호흡기내과 박혜윤 교수는 김태윤 임상강사, 임상역학연구센터 강단비 교수·김현수 연구원, 삼성융합의과학원 공성아 연구교수와 함께 건강보험공단 자료(2010~2018년)를 활용해 COPD 진단 전 규칙적인 중고강도 운동을 한 적 없는 40세 이상의 환자 11만97명을 추적 관찰했다. 운동하는 사람이 운동할 만큼 건강한 사람이라 임상적 결과가 좋은 것으로 나타나는 오류를 줄이기 위해 모든 관련 질환력과 약물력 등을 정기적으로 재평가하고 ‘COPD 진단 후 중고강도 운동을 증가한 그룹’ 과 ‘하지 않는 COPD 환자 그룹을 지속해서 비교한 점이 특징이다.
분석 결과 일주일에 3일 이상 달리기, 등산과 같은 고강도 운동(20분 이상 숨이 많이 찰 정도의 운동) 또는 일주일에 5일 이상 빠르게 걷기, 보통 속도로 자전거 타기 등 중강도 운동(30분 이상 숨이 약간 차거나, 등에서 땀이 날 정도의 운동)을 시행한 그룹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사망 위험이 16% 정도 낮고 중증 악화 위험이 10%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운동에 관심이 없던 환자도 COPD 진단 후 숨이 약간 차거나 등에서 땀이 날 정도의 운동을 일주일에 5일 이상 하는 것으로도 증상 개선 등의 효과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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