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들어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뉴욕증시 [로이터=사진제공]
이번 주(9월 25일~29일) 뉴욕증시는 여러 악재를 주시하며 9월의 거래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증시는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업무 중단)' 우려, 자동차 업계 파업, 국채 금리 급등, 유가 상승 등 여러 난관에 맞닥뜨린 상황이다.
우선 투자자들은 미국 정치권의 예산안 합의와 관련된 소식에 촉각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는 2024년 회계연도가 시작하는 10월 1일 전에 예산안을 처리해야 한다. 만약 예산안 합의에 실패할 경우 연방정부의 '셧다운'이 현실화하게 된다.
합의 시한까지 7일을 남겨둔 가운데, 하원 공화당은 시간을 벌고자 한 달짜리 임시예산안(CR: continuing resolution)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정치적 리스크로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연방정부 운영이 멈추면 주요 경제 지표의 발표가 지연되거나 중단될 수 있기 때문이다.
노동 시장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주요 경제 지표의 발표가 제때 되지 않을 경우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 정책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만약 연방정부의 셧다운이 한 달 이상 지속한다면, 연준은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사실상 '깜깜이' 상태가 될 것"이라며 "9월 회의 이후 경제 활동이나 물가에 대해 거의 파악하지 못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현재까지는 금융시장이 공포에 질린 상황은 아니다.
월가 투자기관인 울프리서치는 공포 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변동성 지수(VIX)가 아직 17 수준에 불과하다면서 시장이 극도의 공포에 질린 상황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미국 정치권의 대립으로 부채 한도에 대한 극한의 교착 상태가 벌어졌던 지난 2011년 당시 공포지수는 무려 45까지 치솟았다.
울프리서치의 분석가는 금융시장은 연방정부의 셧다운 가능성에 약간 긴장한 상태이며 이는 증시에 역풍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와중에 미국 자동차 업계의 노사 협상은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 전미자동차노조(UAW)는 약 일주일 만에 20개 주에 걸쳐 있는 제너럴모터스(GM)와 스텔란티스의 38개 부품공급센터(PDC)로 파업 범위를 확대했다.
자동차 업계의 파업은 당장 고용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일 뿐만 아니라 자동차 가격을 인상해 인플레이션을 촉발할 수 있는 요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경제에 여러 악재가 겹친 만큼 연준이 오는 11월과 12월 금리 인상을 건너뛸 가능성도 있겠지만 결국 내년까지 더 높은 금리를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준은 지난주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금리를 동결했다.
다만, 연준은 올해 금리를 한 차례 추가 인상할 수 있으며, 금리가 더 오랜 기간 동안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미셸 보먼 연준 이사와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 등 연준 고위 인사들도 긴축을 선호하는 발언을 내놓았다.
이번 주에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공식 일정이 있다. 이외에도 다수의 연준 위원 발언이 예정됐다.
한편 높은 금리가 예상보다 더 오래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지난주 미국 국채 금리는 급등했다.
지난주 미국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4.5%를 돌파했고, 2년물 국채 금리는 5.2%를 돌파했다. 2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 2006년, 10년물 국채 금리는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튀어 올랐다.
높은 금리는 성장주와 기술주에 타격을 가한다.
최근 뉴욕 금융시장에는 주가가 하락하는 동시에 채권의 가격이 하락하는 전방위적인 자산 가치 하락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은 주식과 채권을 비롯한 전 자산의 가치가 뛰어올랐던 지난 2021년의 '버블' 사태와 정반대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인플레이션의 공포를 키우는 국제유가 상승세 또한 이어지고 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를 상회하고 있는 가운데 월가 주요 투자은행들은 국제유가가 단기간 배럴당 100달러를 상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주에는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8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발표된다. 또, 미국의 2분기 성장률이 발표된다.
한편 이번 주는 9월의 마지막 주로 통상 증시의 성적이 좋지 않은 주이다.
9월은 일 년 중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의 평균 수익률이 가장 부진했던 달로 알려졌다.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지난주까지 3주 연속 하락했다.
특히 나스닥지수와 S&P500지수는 지난 한 주 동안 각각 3.5%, 2.9% 급락하며 지난 3월 이후 반년 만에 최악의 한 주를 보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지난 한 주간 약 1.9% 하락했다.
골드만삭스의 스캇 루브너 전무는 "월가는 한 해 중 최악의 계절적 시기를 지나가고 있다"며 1928년 이후 증시 흐름을 분석한 결과 9월의 마지막 11거래일 중 10거래일은 증시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었다고 전했다. CFRA의 수석 투자 전략가인 샘 스토벌 또한 "향후 몇 주 동안 시장이 추가적인 약세를 나타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달 들어 나스닥지수는 5.8%가량 조정받았다. 9월 동안 S&P500지수와 다우지수는 각각 4.1%, 2.1% 내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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