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출간 전기서 “스타링크 통신망, 크림반도서 차단” 공개되자 논란
▶ 민주당 의원들 “개인이 국가 안보 결정 우려” 국방부에 설명 요구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로이터=사진제공]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스타링크 위성 통신망을 가동하지 않는 방식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개입했다는 논란과 관련해 미국 연방의회 상원 군사위원회의 조사를 받게 됐다.
15일 블룸버그 통신과 NBC 방송에 따르면 잭 리드(민주·로드아일랜드) 상원 군사위원회 위원장은 성명에서 "일론 머스크나 그 어떤 개인도 미 국가 안보에 있어서 최종 결정권을 가질 수 없다"며 최근 불거진 머스크의 우크라이나 전쟁 개입설에 관해 조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리드 위원장은 "국가 안보 책임의 심각한 문제가 노출됐다"며 "우리는 더 넓은 범위에서 위성 시장과 정부 아웃소싱 문제, 머스크와 그의 회사가 여기서 맡은 과도한 역할, 국방부의 조치와 계약 내용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 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 진 섀힌(뉴햄프셔), 태미 더크워스(일리노이) 등 상원의원 3명도 이날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지난해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함대 공격 당시 스타링크 위성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경위를 설명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최근 언론에 보도된 머스크 전기 발췌본 내용을 인용해 크림반도에서 스타링크 통신망을 가동하지 않기로 한 머스크의 결정이 러시아 군에 "사실상의 보호"를 제공했다면서 "머스크가 중요한 시점에 미국의 핵심 파트너를 약화하기 위해 개인적으로 개입했는지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이어 "만약 그렇다면 어떻게, 그리고 왜 그렇게 할 수 있었는지, 국방부가 이러한 행위를 해결하고 더 위험한 개입을 방지하기 위해 어떤 조처를 할 것인지, 이를 위해 추가 입법이 필요한지" 답변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이익을 효과적으로 방어하면서 주권 국가의 자위권을 제한할 목적으로, 머스크의 변덕에 따라 서비스를 중단할 수 있는 스페이스X의 능력과 의지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논란은 작가 월터 아이작슨이 쓴 전기 '일론 머스크'의 일부 내용이 책 출간에 앞서 지난 7일 언론에 보도되면서 불거졌다. 이는 머스크가 지난해 러시아 해군 함대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드론 잠수함 기습 공격을 막기 위해 스페이스X 엔지니어들에게 크림반도 해안 일대의 스타링크 위성 통신망을 끄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이었다.
이런 보도 이후 논란이 확대되자 아이작슨은 자신이 쓴 내용에 일부 오류가 있음을 인정하며 머스크가 당시 스타링크 통신망을 끈 것이 아니라, 원래 작동하지 않았던 크림반도 지역의 통신망을 추가로 활성화해주지 않은 것이라고 바로잡았다.
머스크 역시 이런 아이작슨의 정정 내용을 자신의 '엑스'(X, 옛 트위터) 계정에 올리며 "내가 우크라이나의 요청에 따라 행동하기를 거부한 것과, 우크라이나를 방해하기 위해 스타링크를 고의로 변경한 것은 책임이 다르다"며 "나나 스페이스X의 누구도 크림반도에 대한 커버리지를 약속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해명에도 머스크의 전쟁 개입에 대한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애초에 크림반도를 스타링크 통신망 범위에서 제외한 결정 등이 전쟁에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머스크는 최근 '올-인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당시 크림반도 일대에서는 실제로 (스타링크 통신망이) 꺼져 있었다"며 "그 이유는 원래 미국이 러시아에 대해 제재를 가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크림반도는 2014년 러시아에 강제 병합된 지역이다.
이어 "우크라이나는 그전까지 어떤 경고도 없었고, 우리는 한밤중에 우크라이나 정부로부터 크림반도에서 (통신망을) 켜달라는 긴급한 전화를 받았을 뿐"이라며 "만약 내가 그것을 켜라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지시를 받았다면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정부는 지난해 스페이스X가 우크라이나에 스타링크를 공급하기 시작했을 때는 자금을 지원하지 않다가 올해 초 스페이스X와 계약을 맺고 단말기 비용 등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미 국방부는 보안상 이유로 현재까지 해당 계약 조건이나 비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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