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48회 토론토 국제 영화제 갈라 초청작
▶ 이병헌·박서준의 관객과의 대화 전석매진
토론토 국제영화제 갈라 상영에 앞서 레드카펫에 선 주연배우들. 왼쪽부터 박보영, 이병헌, 박지후, 박서준. [토론토국제영화제/George Pimentel 제공]
이병헌 배우가 팬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며 셀피를 찍고 있다. [토론토국제영화제/George Pimentel 제공]
‘콘크리트 유토피아’ 주역들이 토론토 영화제(TIFF)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지난 10일 제48회 TIFF 갈라 프리젠테이션 섹션에 초청된 영화‘콘크리트 유토피아’의 프리미어가 영화제 최대 규모의 극장인 로이 톰슨 홀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상영 전 레드카펫 행사에는 2시간 전부터 글로벌 팬들이 몰려들었고 주연배우 이병헌, 박서준, 박보영, 박지후와 엄태화 감독, 제작자 변승민 클라이맥스스튜디오 대표가 등장할 때마다 어마어마한 함성이 울려 퍼져 영화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체감했다.
■ 플랫폼이 변화시킨 K-콘텐츠 위상
이병헌과 박서준이 48회 토론토 국제영화제 관객과의 대화 섹션을 통해 글로벌 관객들을 만났다. 이병헌은 특유의 유머로 관객들의 기대에 부응했고 박서준은 차분한 톤으로 재치있는 답을 내놓으며 관객들을 만족시켰다.
지난 11일 토론토 영화제본부인 TIFF 벨박스에서 진행된 관객과의 대화는 스크린과 TV시리즈를 넘나들며 다채로운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두 배우의 커리어를 집약하는 시간으로 관객들의 흥미를 끌어올렸다. ‘영화의 흥행’을 주제로 국내외 평단과 대중을 매료한 한국영화에 출연한 두 배우의 전작을 우선 훑어보았고, 다양한 장르를 섭렵하며 한계 없는 연기 스펙트럼을 선보인 두 배우를 통해 K-콘텐츠의 역사를 살펴봤다. 또,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변화된 한국 콘텐츠의 위상을 언급했고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주제로 이뤄진 마지막 파트까지 두 배우는 특유의 입담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병헌은 “예전에는 한국 드라마는 한국에서 소비되었다. 이제는 한국에서 만들어진 드라마가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 팬들에게 보여진다. 엄청난 큰 변화이자 영향을 끼친 부분이다”라며 “영화만큼이나 극장을 좋아하는 사람인데 플랫폼으로 영화를 보는 것이 너무나 익숙해진 지금의 시대에 극장은 점점 관객수가 줄어간다는 점은 개인적으로 굉장히 안타깝다”며 영화와 극장에 대한 애정을 표했다.
■ 아카데미 국제영화상 한국 대표작
엄태화 감독의 3번째 장편 연출작인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대지진으로 폐허가 되어 버린 서울, 유일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로 생존자들이 모여들며 시작되는 블랙코미디적 요소를 지닌 재난 드라마이다. 특히 이병헌 배우의 인생 연기라는 찬사와 압도적인 프로덕션 디자인, 묵직한 메세지로 두루 호평받으며 2024년 아카데미 국제영화상 한국 대표작으로 선정되었다.
이병헌은 “영화의 배경은 혹독한 추위를 보여주지만 촬영은 한여름에 진행됐다. 엄청 습하고 더운 시기에 패팅 겉옷을 입고 매일 촬영에 임해 육체적으로 힘들었다. 정신적으로는 재미있게 찍었다. 캐릭터가 변해가는 과정, 권력을 얻으면서 미묘하게 바뀌는 모습에 고민이 되었다기 보다는 재미를 느꼈다”고 밝혔다. 이어 “영탁이라는 캐릭터가 ‘아파트’ 노래를 부르는 시퀀스가 있다. 그 안에 큰 반전이 있고 소름끼치는 이야기가 담겨있어서 그 장면이 가장 개인적으로 마음에 든다”며 “늘 춤과 노래는 작품에서 다양하게 보여주고 있으니까 다음 작품에서 어떤 춤과 노래를 보여드릴까 고민을 하고 있다”는 유머러스한 답변으로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이병헌은 “작품을 선택할 때 스토리를 가장 먼저 본다. 얼마나 설득력 있고 재미 있는지가 가장 중요한 포인트이고 그 다음에 (제가 맡게 될) 캐릭터를 들여다본다. 처음은 스토리에 반해서 선택을 했다. 영탁은 평범한 가장으로 시작해서, 극단적인 상황들과 주어진 권력으로 변해가는 모습들이 매력적인 인물이었다. 그것을 정말 잘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 작품을 선택하게 됐다”고 답했다.
이병헌은 “영화 속 대사 중에 ‘세상이 리셋됐다. 이제 모두가 평등한 시대 상황’으로 묘사하는 부분이 있다”며 “이 영화는 현 시대의 인간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극단적 상황에서 아파트에서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들은 새로운 법을 만들고 규칙을 만드는 과정에서 인간성의 밑바닥까지 보게 되는데, 결국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극단적으로 표현한다면 저런 모습이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영화에 담긴 메시지를 설명했다.
박서준은 “이병헌 선배님은 배우를 꿈꿀 때부터 존경하는 선배님이셨다. 함께 작품할 날을 학수고대하면서 언젠가 있겠지 생각하고 있었다.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가 선배님과 함께 할 수 있음이었다. 연기에 관한 팁을 여쭤보기 보다는 선배님 연기를 열심히 모니터링했다. 분명히 심각한 상황을 찍어야 하는데 대기할 땐 굉장히 여유롭게 있다가 촬영할 때는 눈을 바꿔서 갈아 낀 것처럼 다른 사람이 되어 연기를 한다. 그 모든 순간들이 배울 점이었다고 생각했다”며 함께 호흡하게 된 소감을 전했다.
이어 박서준은 “더불어 이병헌 선배님의 연기를 보며 내가 연기하는 민성에서 공감이 떨어지면 안 되겠다. 나도 잘 해서 부족함이 없는 작품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마인드를 갖게 되었다. 그래서 오늘 이 자리까지 함께하는 것이 굉장히 뜻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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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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