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 보니 내 얼굴에 눈이 한 개다/(중략) 부패한 수족관과 같은 TV뉴스 화면에서/한 눈 가진 사람과 두 눈 가진 사람이/서로를 병신이라 우기고 있다/나는 울었다/그런데 내 눈물은 어디에다 두나/좌파도 우파도 아닌 내 한쪽 눈/어디로 갔을까/내 눈물은 어디에다 두나“ -(문정희 [눈물은 어디에나 두나])
요즘 세태를 잘 꼬집어준 시이다. 많은 학자들은 현시대를 ‘Post Truth(탈 현실)’시대라고 한다. 이는 사실의 진위와 상관없이 신념이나 감정이 여론 형성을 주도하는 시대를 말한다. 진실이 위기를 맞고 있는것이다. 그래서 시는 ‘진실 따위’를 아파하고 견인하며 시(詩)의 목소리는 진영보다는 ‘진실 따위’에서 울려 퍼진다.
미국에서는 문화적 혁명, 학교의 성(性)교육에 있어서 급진적 좌경화, 인종이론 세뇌, 인신매매 등 진영간 공방과 아동을 성적 대상으로 삼는 대기업들의 상술 등으로 인해 많은 사람이 분노하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아동 인신매매 현실을 고발한 영화 <사운드 오브 프리덤 (Sound of Freedom)>이 개봉 첫날인 지난 7월 4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해 빛을 발하며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제작완료 후 5년이 지나 개봉된 이 영화는 문화계 좌파 논객들이 메인 스트림 미디어 매체를 통해 ‘큐어논(QAnon) 우파 음모론자들’이라며 일제히 이념적 공격을 가해댔다. 나는 진실에 대한 열망과 목마름때문에 이 영화를 보았다.
이 영화는 국토안보부의 ‘아동 대상 인터넷 범죄 전담’팀 특수요원인 실존인물 팀 발라드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액션작품으로 미국 사회가 감추어온 병폐인 아동 인신매매, 소아성애를 폭로한 이른바 ‘불편한 진실’을 다룬 영화다. 주인공 ‘팀 발라드’역의 짐 커비즐은 영화 “패션 오브 더 크라이스트”에서 예수 그리스도 역을 맡아 열연한바 있다.
주인공인 팀 발라드는 부서내의 부조리 속에서 희망을 잃고 고립된 삶을 살아가던 중 인신매매범들에게 납치된 자신의 여동생을 찾기 위해 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소년과의 만남으로 팀은 성노예로부터 아이들을 구하는 것이 자신의 사명임을 깨닫게 된다.
이 영화는 단순한 액션 영화가 아니라 어둠 속에서 빛을 찾아가는 용기와 희망, 인간의 강인함에 대한 감동적인 이야기다.
관객들은 숨죽이고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화면에 펼쳐지는 충격적인 현실을 지켜보았고, 영화가 끝나고 특별 메시지가 나올 때는 모두가 기립박수를 보냈다.
이 영화가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신의 아이들은 사고팔 수 없다!(God’s children are not for sale!)“는 한마디로 요약된다. 이 영화는 자유와 인권을 중시하는 공화국의 시민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밖에 없는 지극히 상식적이고도 중요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왜 그런 수난을 겪어야 했는지 나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앉았다. 도대체 뭐가 극우이고, 뭐가 음모론이고, 뭐가 기독교 복음주의고, 뭐가 현실 왜곡이란 말인가?
트럼프가 이 영화를 관람했다고 문제 삼는 진영의 논리도 빈약하다. 오히려 바이든은 왜 이 중요한 영화를 외면하나 물어야 정상이 아닐까? 아동 인신매매는 좌우를 넘어서는 모든 인류의 문제가 아닌가?
현대판 노예제의 척결이라는 인류 공동의 숙제를 고작 우파 음모론으로 몰아가는 그 거친 입을 다물라. 팀 밸러드처럼 밀림의 오지에 들어가 군벌 두목의 침실에서 어린 소녀를 구출할 수 없다면, 아동 인신매매를 근절하기 위한 대안이라도 모색해야 옳지 않을가.
어떤 신을 믿든, 어떤 정치 성향이든, 어떤 단체 활동을 하든 그가 악의 소굴에서 120여 명의 아이를 구출했다는 사실만은 절대로 변하지 않는 진실이기 때문이다.
국민의 눈과 귀를 흐리는 진영 논리의 극복에 우리 사회의 미래가 달려 있다. ‘정의’가 아닌 ‘fact’를 중심에 둔 언론이 그 주역이다.
결국 ’fact’가 ‘진영’을 이길 것이다. 왜? 거짓이 진실을 이길 수 없기 때문이다. 문정희 시인의 표현대로 우리 모두 한 눈이 아닌 두 눈으로 진실을 가려내고, 두 눈으로 역사를 보고 해석하는 지혜가 요구되는 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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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렬/건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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