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민주당과 공산주의 등 서로 다른 무늬를 지닌 정치 지도자들이 ‘공동의 적’을 발견했다. 바로 자유 무역이다.
공화당은 무역 자유화라는 당의 오랜 정책기조에 등을 돌린 듯 보인다. 당의 핵심 지도자들이 외국인을 악하고 무서운 존재로 결론지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유색인종만 포함되는 게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는 수천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했다. 그는 마치 샌드백 치듯 툭하면 두드려대는 중국뿐 아니라 유럽연합, 영국과 캐나다 등 우방국과도 무역전쟁을 벌였다.
단지 힘을 과시하기 위한 허접하고, 쓸모없는 그의 시도는 역작용을 불러왔다. 트럼프가 벌인 온갖 무역전쟁의 최대 피해자는 미국의 소비자와 기업이었고, 그가 부과한 관세는 국내 고용 감소로 이어졌다는 연구결과가 줄을 이었다.
하지만 대선 재도전에 나선 트럼프 후보는 아랑곳 하지 않는다. 최근 그는 “재선에 성공하면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수입품에 대해 10%의 보편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세도 세금이다. 그리고 이같은 세금은 미국인 소비자들이 구입하는 상품 가격의 추가 인상을 불러온다. 게다가 그의 보편 관세 발언은 물가고를 이유로 공화당이 민주당을 끈질기게 몰아붙이는 시점에서 나왔다.
트럼프의 보편적 관세에 격앙된 우방국들과 주요 교역 상대국들은 지난번에 그랬듯 또 다시 보복 관세로 맞불을 놓을 것이다. 또한 이들은 미국의 전략적 이해가 걸린 다른 주요 사안들에 대해서도 협조를 꺼릴 것이다.
이런 우매함은 단지 트럼프에 국한된 문제이니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기 쉽다. 트럼프가 백악관에 머물던 당시에도 무역은 대중의 관심사가 아니었고, 그의 보호주의 행보에 대한 광폭의 지지는 더더욱 없었다. 다른 공화당 정치인들, 특히 수출에 크게 의존하는 주를 대표하는 의원들은 처음엔 트럼프의 무역 전쟁을 비난했다.
이젠 더 이상 그렇지 않다. 공화당 대선후보 1차 토론회에서 참가자들은 하나같이 중국 때리기에 열을 올렸다. 그러나 미국이 추구해야할 경제적, 지정학적 전략을 묻는 질문에 우방국 혹은 교역 파트너와의 관계를 심화하는 방법을 거론한 후보는 단 한명도 없었다. 대신 미국의 경제력을 이용해 우호적 관계와 경제적 유대를 지닌 국가들까지 처벌하는 창조적인 방법이 줄줄이 제시됐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거기서 한걸음 더 나아갔다. 그는 마약 카르텔 소탕을 위해 최근 중국을 제치고 미국의 최대 교역상대국으로 떠오른 멕시코에 일방적으로 드론 공습을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도 크게 다를 바 없다. 사실 일부 사안에 대해선 공화당과 거의 동일한 생각을 갖고 있다.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의 관세정책이 ‘자멸적’이고 ‘근시안적’이며 일자리를 없앤다고 비난했던 바이든은 대통령에 당선되자 트럼프 관세의 거의 전부를 그대로 유지했고, 남은 일부도 다른 무역제한 조치로 대체했다. 바이든은 중국 견제를 공고히 하기 위해 우방국들을 경제적으로 포용하는 방안을 종종 입에 올렸다. 그러나 그의 행정부는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결성을 주도하면서 관세 자율화를 비롯한 시장개방 조항을 의도적으로 배제한다.
바이든은 그의 무역 접근법이 미국인 근로자들을 돕기 위해 고안된 것이라고 말했다. 안타깝게도 바이든의 정책은 그와는 정반대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자체 상품 생산을 위해 미국 기업들이 구입해야 할 자재에 관세가 부과될 때에는 특히 그렇다.
예를 들어보자. 자동차나 가전제품 제조업체처럼 철강을 원자재로 사용하는 기업에 근무하는 미국인들의 숫자는 철강 생산업체 노동자들의 수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다. 그럼에도 트럼프는 관세를 부과했고, 바이든은 거의 온전히 이를 유지했으며, 이로 말미암아 후방산업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을 위험에 처했다.
미국 태양광 산업의 내부사정도 이와 유사하다. 태양광발전기구 제조업체 근로자는 태양광 관련 산업 전체 노동자 8명 당 1명에 불과하다. 미국 태양광 관련 일자리의 대다수는 태양광 전지판 설치, 배포, 개발, 관리 등에 몰려있다. 탄소배출량 감소와 일자리 성장 극대화 중 어느 쪽이 목표이건 간에 미국 정부는 태양광 발전 부품의 경비를 줄이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야 한다.
그러나 정치인들은 오히려 이들의 가격을 대폭 인상하는데 기여했다. 트럼프는 태양광 수입제품에 관세를 물렸고, 바이든은 이를 연장했다. 올봄, 양당 의원들은 수입산 태양광 부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의회가 송부한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미국 정치인들은 좀처럼 의견일치를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경제문호를 가능한 한 최대로 닫아버리는 자급자족 경제의 위험한 매력 앞에서는 결과에 상관없이 한마음이 된다.
타국의 민족주의자와 포퓰리스트 역시 무역장벽을 높이는데 주력한다. 다른 국가들과의 교역을 통해 부를 축적한 중국조차 서구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독립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자국 경제가 흔들리고 있음에도 무역 억제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립’은 대단히 유혹적이다. 그러나 이웃을 거지로 만드는 보호주의의 장기적인 폐해를 따져보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자국민을 우발적으로 실직자로 만드는 자립 경제의 단기적 후유증의 전례 역시 심각히 살펴보아야 한다.
캐서린 램펠은 주로 공공정책, 이민과 정치적인 이슈를 다루는 워싱턴포스트지의 오피니언 칼럼니스트이다. 자료에 기반한 저널리즘을 강조하는 램펠은 프린스턴대학을 졸업한 후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로 활동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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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 램펠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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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들은 유권자들의 뜻이 무언가를 파악하고 따라야 정치생명이 이어진다. 트럼프가 당선이 된 것도 지금 인기가 있는 것도, 트럼프가 미국국민들을 속이고 무엇을 한 게 아니라, 미국의 다수 유권자들이 그런 정책을 원했기 때문이다. 무슨 정책이든 결과가 어찌 나오건, 미국은 세계 촤강이고 손해는 항상 다른 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미국인들이 과연 이런 것을 모르고 있을까?
늘 입만갖고 설쳐대는 이런 류의 작자들이 문제. 트럼프가 대중 관세를 높인 건 신의 한수. 그 결과 USMCA를 미국에 훨씬 이득이 되게 만들었고 (클린턴이 망쳐논 것) 많은 기업들이 국내로 인근 멕시코로 옮겨왔다. 대갈에 들은 것이 없으니 늘 철광과 태양광 얘기뿐. 만일 산업의 쌀이라고 칭하는 철광산업이 거덜나면? 그땐?
자유무역이 우리모두의삶의질을 높일수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