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흘새 교사 3명 숨진 채 발견…내일 국회 앞 집회 등 전국서 추모행사
▶ 서이초에서도 추모제…교육부, 교사들 집단행동 자제 촉구
서울 서초구 초등학교에서 숨진 교사의 49재 추모일(4일)(이하 한국시간)을 하루 앞두고 교육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교사들이 9월 4일을 '공교육 멈춤의 날'로 정해 국회 앞 집회 등을 예고한 것과 관련해 교육당국은 징계 방침까지 거론하며 자제를 촉구했다.
하지만 최근 며칠 새 경기·전북 등에서 교사 3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이 잇따라 알려지면서 교사들의 분노가 가라앉지 않는 모습이다.
3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사들이 '공교육 멈춤의 날'로 명명한 4일 '우회 파업'은 연가나 병가 등을 활용한 추모 행동과 전국에서 진행되는 집회 등 2가지 방향으로 진행된다.
우선 일부 교사들은 평일인 당일 추모의 시간을 갖기 위해 연가나 병가 등을 활용해 학교에 출근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원 교사가 많아지면 학교에서의 교육 활동에 지장이 있을 것에 대비, 일부 학교에서는 당일을 재량휴업일로 지정해 운영하기로 했다.
교육부가 지난 1일 오후 5시 기준으로 파악한 결과 전국 30개 초등학교(0.5%)에서 임시 휴업(재량 휴업일)을 계획 중이다.
애초 초등교사 커뮤니티인 '인디스쿨'에서 자체 집계했을 때는 재량 휴업일 지정 계획이 있는 학교가 400여곳이 넘었지만, 교육부가 교사들의 집단행동에 대해 징계할 수 있다고 발표하면서 참여 학교 수가 크게 줄었다.
대신 연가, 병가, 조퇴, 공가 등을 쓰겠다는 교사들은 여전히 많은 상황이기 때문에 일부 학교에서는 학사 일정은 그대로 운영하되 단축 수업·합반·학년 통합 등의 방법을 고려하거나 학부모에게 현장 체험학습을 권유하는 상황이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당일 학교 선생님들 70% 이상은 나오지 않을 계획이라고 한다. 학교에서는 이날 학년 통합으로 안전 교육, 학교 폭력 예방 교육 등을 진행한다고 하고 점심을 먹이고 바로 하교시키는 등 단축 수업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른 지역 교사도 "학교에서 2학년, 6학년 선생님들은 모두 나오지 않는다고 들었다. 교장 선생님이 대체 강의를 당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부 서울 초등학교에서는 교육부의 강경 대응 방침 발표 이후 교사들에게 병가나 연가 등을 낼 거면 당일에 올려달라는 공지를 보냈다.
이날 오후 4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는 국회의사당 앞 대로에서 대규모 집회가 열린다.
'한마음으로 함께하는 모두'라는 이름의 주최 측은 "국회 앞에서 억울하게 돌아가신 선생님의 진상규명 및 아동학대관련법 즉각 개정을 국회에 촉구하며 서이초 교사 49재 추모집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추모 집회는 비슷한 시간대에 전국 시도교육청 등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열린다.
서울 국회의사당 말고도 ▲ 충남교육청 ▲ 대구교육청 ▲ 대구 2·28 기념공원 ▲ 광주 5·18민주광장 ▲ 제주도교육청 ▲ 인천시교육청 ▲ 충북도교육청 ▲ 충남도교육청 ▲ 대전 보라매공원 앞 등에서 집회가 예정돼 있다.
전국 교육대학교(서울교대·경인교대·춘천교대·한국교원대·공주교대)에서도 오후 7시께 학내에서 동시 다발 추모 집회가 열릴 계획이다.
집회 참가 규모는 아직 정확히 파악되고 있지 않지만 교사들이 정상 근무를 마치는 오후 시간대에 열리기 때문에 규모는 적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회 앞 집회와 별도로 오후 3시 서초구 서이초 강당에서는 '49재 추모제'가 서울시교육청 주최로 열린다.
이 행사에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정성국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장, 김용서 교사노동조합연맹 위원장, 전희영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 등과 고인의 학교 선후배 등이 참석한다.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는 서이초 운동장에 시민들을 위한 추모 공간이 마련·운영된다.
교육부는 그동안 줄곧 교사들의 집단행동은 국가공무원법상 집단행위 금지 의무 위반이라며 집회 자제를 촉구해왔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교권 회복 및 교육 현장 정상화를 위한 호소문'을 발표하고 "선생님들께서는 학생들의 곁에서 함께해 주시길 부탁드린다"며 다시 한번 집단행동 자제를 촉구했다.
하지만 서이초 교사에 이어 지난달 31일에는 서울 양천구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경기 고양시의 아파트에서, 지난 1일엔 전북 군산의 초등학교 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교단의 분위기는 점점 더 무거워지는 상황이다.
실제로 2일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열린 집회에도 주최측 추산 20만명의 교사들이 참석해 서초구 교사 사망 이후 매 주말 열린 추모 집회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3일에는 경기도 용인에서도 한 고등학교 교사가 청계산 등산로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공교육 멈춤의 날'을 하루 앞두고 나흘새 3명의 교사가 잇따라 사망한 것이다.
특히 고인이 최근 학부모 민원으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유족 진술을 경찰이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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