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선 사흘 앞두고 李 주장 부합하는 ‘윤석열 커피’ 보도
▶ 김용 재판 위증 의혹도… ‘사법방해’ 수사, 배후 규명까지 갈까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 [연합뉴스 자료사진]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을 둘러싼 일련의 사건에서 진실을 숨기려는 시도가 있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검찰이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재판 위증 의혹에 이어 대선 시기 허위 인터뷰 의혹 수사에 착수함에 따라 '진상규명 방해 시도' 전반으로 수사가 확대되는 양상이다.
대장동 사건이 지난 20대 대선판을 뒤흔든 첨예한 정치적 쟁점이었다는 점에서 검찰 수사의 종착지가 어디로 향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 김만배, 인터뷰 후 남욱에도 전화…진술 유도하고 보도로 의혹 키웠나
3일(한국시간)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강백신 부장검사)는 신학림(64) 전 뉴스타파 전문위원의 주거지 등에서 확보한 압수물을 분석하고 있다.
검찰은 신씨가 2021년 9월15일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와 '2011년 윤석열 검사가 대출브로커 조우형의 부산저축은행 수사를 덮어줬다'는 내용의 허위 인터뷰를 하고 그 대가로 1억6천200만원을 받았다고 의심한다.
신씨는 자신의 책 3권을 김씨에게 팔면서 부가가치세를 더해 받은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검찰은 같은 주제의 책이 이미 시중에서 1만8천원 정도에 팔리는 데다 책은 면세라는 점 등에 비춰 청탁 대가로 돈이 오간 것으로 본다.
대선을 사흘 앞둔 지난해 3월6일 뉴스타파를 통해 보도된 신씨 인터뷰는 대장동 의혹을 둘러싼 '프레임 전쟁'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이던 이재명 대표의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이 대표 측은 당시 대장동 특혜 의혹 공세에 '부산저축은행 수사를 무마함으로써 민간업자들에게 종잣돈을 마련하게 해 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의혹의 몸통'이라는 주장으로 맞섰다.
선거전이 한창이던 지난해 2월21일 민간업자 남욱 씨의 검찰 진술이 언론보도로 알려지면서 이 대표 측은 공세 수위를 더 끌어올렸다.
남씨는 2021년 11월 검찰 조사에서 "조우형이 두 번째 대검 조사를 받을 때 주임 검사가 믹스커피를 타 주고, 화기애애했다고 들었다"며 "해당 검사가 윤석열 중수2과장이라고 김만배로부터 들은 것 같다"고 진술했다.
보도 이후 이 대표는 TV 토론에서 윤 후보에게 "조우형에게 왜 커피를 타 줬나"고 쏘아붙였다.
이 와중에 뉴스타파를 통해 "(주임 검사가) 커피를 주면서 몇 가지 하더니 보내 주더래", "통했지, 그냥 봐줬지" 등 김씨의 발언이 보도된 것이다.
앞서 보도된 남씨의 검찰 진술이 김씨의 '유도'에 따른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김씨는 신씨와 인터뷰 이후 미국에 체류 중이던 남씨에게 전화해 "우형이 커피 타 준 게 윤석열이지"라고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남씨가 검찰에서 그 말대로 진술했지만, 이후 조사에서 번복했다고 한다.
의혹대로라면 김씨가 신씨와 인터뷰를 한 뒤 남씨에게도 연락해 부합하는 진술을 유도하고, 이후 대선을 앞두고 언론보도를 통해 의혹을 확산시킨 구도가 된다.
검찰이 이 사건을 사실상 '대선 개입'에 가깝다고 보는 이유다.
◇ '은폐 논란' 잦았던 대장동 사건…검찰 '사법방해' 배후까지 규명할까
대장동 사건은 유독 수사 대상자들이 진실 은폐를 시도한다는 논란이 자주 제기됐다.
김씨는 검찰 대질조사가 이뤄진 2021년 10월21일 검찰청사 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남씨에게 손가락 4개를 펴 보이는 장면이 폐쇄회로(CC)TV에 포착된 바 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전달한 수표 4억원이 뇌물이 아니라고 진술해달라는 수신호를 보낸 것으로, 이는 김씨가 구속되는 결정적인 증거가 됐다.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불법 대선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받는 김용 전 부원장 재판은 위증 사건 수사로 이어지고 있다.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장을 지낸 이모씨가 김 전 부원장의 불법 자금 수수 시점에 대한 알리바이를 만들어주기 위해 위증을 하고 거짓 증거를 재판부에 제출했다는 것이 혐의의 요지다.
이씨는 자신의 직접적인 혐의를 모두 자백한 결과 구속을 면했지만, 위증을 지시한 배후에 대해서는 함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씨의 허위 인터뷰나 이씨의 거짓 증언 모두 대장동 사건을 둘러싸고 진실 규명을 가로막으려 한 '사법 방해 시도'라는 점에서 일맥상통한다고 본다.
이에 김씨의 허위 인터뷰 과정에 다른 정치권 인사와의 교감은 없었는지, 이씨의 위증 과정에 개입한 민주당 당직자들이 조직적으로 공모한 것은 아닌지 등이 수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장동 의혹과 직접 관련은 없지만 검찰은 이 대표가 백현동 사업 관계자에게 위증을 교사한 혐의도 수사하고 있다.
허위 인터뷰부터 재판 위증까지, 검찰이 수사하는 의혹이 진실로 드러날 경우 모두 '최종 수혜자'가 이 대표로 모인다는 점도 공교롭다.
이 때문에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배후 세력이 누구인지를 밝히는 것으로 초점이 이동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검찰은 "여러 사법방해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현재는 돈을 주고받은 시점과 명목 만들기 등 혐의 여부를 집중해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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