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SK하이닉스 적용 반도체 수출통제 유예 연장엔 “검토 중”
▶ “중국과 단절 원치 않아…군사적 사용 가능 민감 반도체 한정 수출 통제”
지나 러몬도 상무 장관 [로이터=사진제공]
최근 중국을 방문한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은 3일 "미국은 (중국에 대한) 채찍을 가지고 있으며, 필요하다면 언제든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러몬도 장관은 이날 CNN 방송에 출연, 자신의 중국 방문 성과에 대해 "미·중이 안정적이고 유의미한 무역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세계적 관심사"라며 "방중 기간 중국 정부의 고위 관료들과 두루 만났다"고 밝혔다.
러몬도 장관은 "그들은 우리가 다양한 수단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으며, 상무부의 경우 수출 통제 및 투자 규제, 관세 등이 그것들"이라면서 "우리는 채찍을 가지고 있으며, 필요하다면 언제든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자신을 포함한 미국 정부 고위 인사들과 기관들의 이메일 계정이 중국 해커들에게 공격받은 데 대해선 "중국 카운터파트와 대화 내내 나는 매우 분명하고 직접적이며 단호하게 말했다. 주먹구구식으로 말하지 않았다"며 "해킹 문제와 관련해 누구도 나만큼 현실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바보가 아니며 그들이 하는 일에 대해 눈 감고 있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자 했다"며 "중국 측은 자신들은 몰랐으며, 고의가 아니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어 "이 문제를 테이블에 꺼내 놓고 이 같은 행동을 할 경우 신뢰를 구축하기 어렵다는 점을 인지하게 한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며 "대화를 하지 않는 것은 오판과 오해로 이어지며, 이는 국민과 국가 안보에 좋지 않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내달 종료하는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통제의 일부 예외 유예 여부와 관련해선 "아직 결정된 바 없으며 검토 중"이라고 확인했다.
상무부는 지난해 10월 첨단 반도체 제조 장비를 중국에 수출하는 것을 엄격히 통제하는 조치를 취했다.
구체적으로 ▲ 18nm(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D램 ▲ 128단 이상 낸드 플래시 ▲ 핀펫(FinFET) 기술 등을 사용한 로직칩(16nm 내지 14nm) 등을 초과한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장비·기술을 중국에 판매할 경우 허가를 받도록 했다.
이에 따라 중국 내 생산시설을 중국 기업이 소유한 경우 이른바 '거부 추정 원칙(presumption of denial)'이 적용돼 수출이 사실상 전면 금지됐고, 중국 내 생산시설을 외국 기업이 소유한 경우에 대해서는 개별적 심사를 통해 결정하도록 했다.
다만 미국 정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현지 공장에 대해서는 수출통제 조치를 1년 유예해 1년 동안 건별 허가를 받지 않도록 했다.
삼성과 SK 하이닉스에 적용한 유예 시한이 다가옴에 따라 한미 양국은 이 문제에 대해서 협의해왔으며, 양국에선 당분간 이 같은 조치가 연장될 가능성이 거론돼 왔다.
러몬도 장관은 이에 대해 "내달 우리가 내릴 조치에 대해 앞서 말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반도체 문제에 있어 미국과 중국이 단절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미국은 매년 수십억 달러어치의 반도체를 중국에 수출하며, 이는 미국 경제에 좋은 일"이라며 "우리는 이 같은 일은 지속할 것이며, 이들은 전 세계에서 사용할 수 있는 범용 반도체"라고 언급했다.
그는 "우리가 금지하고자 하는 것은 중국이 군사적 용도로 사용하고자 하는 가장 정밀하고 강력한 반도체 수출"이라며 "이는 매우 예민하고 복잡한 문제이며, 수출 통제를 경제적 이익을 위해 사용할 수는 없는 일이다. 우리는 다만 이를 국가 안보와 관련해 아주 한정해 사용하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러몬도 장관은 "그런 차원에서 군사적 용도로 사용될 수 있는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중국에 수출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며 "물론 덜 민감하고 상업 용도로 사용되는 반도체의 경우 수출을 이어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NBC 방송에 출연해서도 "우리는 중국의 군사 능력을 봉쇄하고자 한다"면서 미국은 중국이 군사력 확대를 위해 필요로 하는 첨단 반도체를 중국에 판매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인했다.
중국 기업의 미국 투자에 대해선 "모든 투자마다 심사해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해야 한다"면서 "모든 중국의 투자가 해로운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경우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러몬도 장관은 지난달 27일부터 나흘간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 양국 간 통상 현안을 논의했다.
중국과 전방위 긴장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바이든 행정부 고위 관료로서는 네 번째 방중이다.
상무부의 경우 특히 바이든 행정부 들어 반도체 수출 통제를 비롯해 최근 첨단 분야 투자 제한 등 강력한 대중(對中) 제재의 전면에 서 있는 부처라는 점에서 한층 눈길을 끌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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