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시혁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협심증(狹心症·angina pectoris)은 계단 등 오르막을 오르거나, 빨리 걸을 때 등 심장이 평소보다 더 활동하는 상황에서 가슴 통증이나 호흡곤란 등이 생기는 대표적인 허혈성 심장 질환이다. 협심증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동맥경화 등으로 일부(50~70% 정도) 막힌 것을 말한다. 관상동맥이 혈전으로 완전히 막혀 혈액이 공급되지 않으면 심근경색(myocardial infarction)이 발생한다. 2020년 협심증 환자가 67만4,598명이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이는 10년 전보다 10만 명 이상 늘어난 것으로, 50세 이상 환자가 전체 환자의 90%를 웃돌았다.
‘협심증 치료 전문가’ 강시혁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를 만났다. 강 교수는“협심증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돌연사 주범’인 심근경색으로 악화할 수 있다”며“건강한 식단으로 협심증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심증을 제대로 아는 사람이 드문데.
협심증은 ▲안정형 ▲불안정형 ▲변이형 등 3가지로 나뉜다. 안정형은 관상동맥 경화 초기 단계로 운동할 때에만 통증이 발생한다. 불안정형은 관상동맥이 80% 이상 좁아진 상태로 걷거나 약한 스트레스를 받아도 가슴 통증이 생긴다. 가슴 통증이 10분 이상 지속되면 심근경색 직전 단계여서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 위험이 매우 높다. 변이형은 ‘이상한’ 협심증으로 동맥경화된 상태는 아주 경미하지만 병든 혈관이 민감한 흔하지 않은 형태다.
-협심증 통증 양상은 어떻게 나타나나.
성인의 절반 정도는 다양한 원인으로 한 번 이상 가슴 통증을 겪게 된다. 생명을 위협하지 않는 게 대부분이지만 증상을 잘 구별하는 게 중요하다.
협심증으로 인한 통증은 가슴에서 주로 발생하지만 턱·어깨·등·팔 등에서도 나타난다. 아울러 심장이 왼쪽에 위치해 가슴 왼쪽만 아프다고 여기기 쉽지만 가슴 가운데나 오른쪽이 아플 때도 있다. 또한 쥐어짜는 듯한 통증 외에도 묵직함·압박감·조임·숨막힘 등의 형태로 나타난다. 따라서 위치·증상보다 통증이 생기는 상황을 잘 살피는 게 중요하다. 운동을 시작해 특정 강도에 도달하면 통증이 나타나고 운동을 중단하고 2~5분 이내 통증이 사라진다면 협심증을 의심해야 한다. 심전도·검사실 검사·운동 부하 심전도·심장 영상 검사·관상동맥조영술 등을 통해 협심증 여부를 알아낸다.
-협심증은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는데.
안정형 협심증은 약물 치료나 시술을 시행하면 일상생활로 곧바로 복귀할 수 있다. 그러나 간혹 증상이 나타났을 때 병원을 찾지 않고 치료가 어려운 단계가 돼서야 병원을 찾거나 심근경색으로 악화돼 응급실로 실려 오는 환자가 적지 않다.
만성질환인 협심증과 달리 심근경색으로 인한 심장근육 손실은 치명적이다. 이때 죽은 심장근육 세포는 치료를 아무리 잘해도 회복되지 않고, 심장 기능은 점점 나빠진다. 따라서 협심증 증상이 생기면 재빨리 병원을 찾아 치료받아야 한다.
-협심증을 어떻게 치료하고 관리해야 하나.
협심증은 약물과 시술·수술 등으로 치료한다. 약물 요법은 환자의 기저 질환 유무 등과 협심증 단계에 따라 처방약이 달라진다. 질산염 제제나 칼슘 채널 차단제는 심장근육의 산소 요구량을 줄이고 관상동맥을 넓혀 산소가 부족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질산염 제제는 내성이 생기기에 8~12시간 간격을 두고 사용해야 한다. 칼슘 채널 차단제는 변이형 협심증과 관상동맥 확장 능력이 떨어진 환자에게 처방된다. 베타 차단제는 가슴 통증 빈도를 줄이고 심근경색 재발을 막아준다. 항혈소판 제제(아스피린)는 혈소판 응집력을 낮춰 혈액 응고를 예방함으로써 혈전을 예방한다. 주로 심장 발작이나 심혈관 질환 고위험군 환자를 대상으로 사용한다. 이 밖에 고혈압·당뇨병·심장근육 수축 기능 40% 이하, 만성콩팥병 환자에게는 안지오텐신 전환 효소 억제제(ACE 억제제)를 사용하기도 하며, 관상동맥 질환 예방을 위해 지질 강하제(스타틴)를 사용한다. 협심증이 불안정 단계가 되거나, 증상 조절이 불가능하거나, 심각한 허혈 증상을 보이거나, 관상동맥 구조에 문제 있거나, 당뇨병에 노출됐거나, 좌심실 기능에 문제 있다면 시술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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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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