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이민 120주년과 코리안 퍼레이드 50주년을 기념해 이번에 선정된 한인사회를 빛낸 영웅들은 미국내 각 분야에서 한인사회가 그동안 이룬 눈부신 발전을 상징하고 주류사회와 한인사회에서 뛰어난 성취를 이룬 인물들이다. 선정위원회가 객관적이고 공정한 검토와 선정 절차를 거쳐 밝힌 이민사 120년 미주 한인사회를 빛낸 영웅들의 성취와 공적, 면면을 정리했다.
➊ 미셸 박 스틸 연방하원의원
미셸 박 스틸 연방하원의원이 지난해 11월 중간선거 결선 승리 후 지지자들의 축하 인사를 받고 있다. [박상혁 기자]
미셸 박 스틸(한국명 박은주) 연방하원의원은 캘리포니아 한인 여성 정치인의 선구자로 2006년 정계 첫 도전 이후 지금까지 선거에서 한번도 패한 적이 없는 ‘미셸 불패’의 주인공이다. 2020년 캘리포니아 제48지구 연방하원의원 선거에 도전, 민주당 소속 현역 의원을 제치고 한인 여성 정치인 최초로 연방하원에 입성하는 새역사를 썼다. 1955년 서울 출생으로 1975년 가족들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해 페퍼다인 대학교에서 학사 학위, USC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1993년 LA시장 후보였던 리처드 리오단의 선거캠프에 참여하면서 본격적으로 정계 활동을 시작했다. 한인 최초의 캘리포니아주 조세형평국 위원(2선)과 오렌지카운티 2지구 수퍼바이저 위원(2선)의 기록을 갖고 있다.
➋ 영 김 연방하원의원
영 김 연방하원의원이 재선에 성공한 지난해 11월 선거 당일 캠프 사무실에서 활짝 웃고 있다. [박상혁 기자]
영 김(한국명 김영옥) 연방하원의원은 미셸 박 스틸 의원과 함께 최초의 한인 여성 연방의회 입성 기록으로 미주 한인 정치사의 새 역사를 쓴 대표적 정치인이다. 1962년 인천 출생으로 1975년 가족들과 미국령 괌으로 이주한 후 USC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캘리포니아 제39지구의 친한파 공화당 중진이었던 에드 로이스 의원의 수석보좌관을 오래 역임하며 한인사회와 연방의회의 가교 역할을 훌륭히 수행한 뒤 2014년 캘리포니아 65지구 주하원의원에 당선돼 주의회에 입성했다. 2018년 캘리포니아 제39지구 연방하원의원 공화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석패한 뒤. 2020년 같은 후보와 다시 맞붙어 연방하원의원에 당선됐고 2022년 40지구에서 승리, 재선고지를 밟았다.
➌ 루시 고 연방제9항소법원 판사
루시 고 연방 제9항소법원 판사가 지난 2021년 10월 연방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로이터]
루시 고(한국명 고혜란) 판사는 미국 법조계에서 아시아계 여성 법조인으로서 유리천장을 깨며 새로운 역사를 쓴 ‘트레일블레이저’다. 1968년 워싱턴 DC 출생으로 1990년 하버드대 사회학과를 나와 1993년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했다. 연방고등법원 첫 한인 여성 판사, 연방지방법원 첫 한인 판사, 캘리포니아 북부연방지방법원 첫 아시아계 판사 등의 기록을 세운데 이어 한인 여성 최초의 연방항소법원 판사가 됐다. 2008년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라라 수피리어코트의 판사로 임명됐으며, 오바마 대통령에 의해 2010년 연방지법 판사로 임명됐다. 이어 2021년 조 바이든 대통령에 의해 연방 제9항소법원 판사로 임명됐다.
➍ 존 이 LA 시의원
존 이 LA 시의원이 지난 2019년 한인으로서는 두 번째 LA 시의원에 당선된 후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박상혁 기자]
미국에서 가장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시정부 입법기관인 LA 시의회의 유일한 한인 시의원으로 LA 한인 정치사의 새로운 장을 썼다. 1970년 LA에서 출생, 캘스테이트 노스리지에서 수학했다. 12지구 관할지역에 40년 이상 거주한 토박이다. 시의원 당선 전 12지구 시의원이었던 미첼 잉글랜더의 수석 보좌관으로 일했다. 데이빗 류 전 시의원에 이어 2019년 12지구 LA 시의원 보궐선거에서 LA 시의회 역사상 두 번째 한인 시의원으로 당선됐다. 2020년 3월 재선에 도전해 과반 득표로 결선없이 당선을 확정지었다. 현재 LA 시의회에서 핵심 소위원회의 하나인 도시 계획 및 시부지 관리위원회(PLUM) 부의장직을 맡고 있다.
➎ 도미니크 최 LAPD 수석부국장
2019년 8월 LAPD 부국장 진급식에서 도미니크 최 부국장에게 모친 진 최씨가 가족들과 함께 배지를 달아주고 있다. [박상혁 기자]
도미니크 최 수석부국장은 미국 내 최대 치안기관의 하나인 LA 경찰국(LAPD)에서 서열 2위인 수석부국장으로 LAPD 역사상 한인 최고위직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1971년 LA에서 태어났으며 USC 회계학과를 졸업했다. 현재 신임 경찰 채용 등 인사 행정과 트레이닝 무기 사용 예산 편성 등 15개의 부서를 총괄하는 서포트 서비스 오피스 디렉터를 맡고 있다. 2017년 별 1개(커맨더)를 시작으로 2019년 별 2개(부국장), 2021년 별 3개인 수석부국장으로 고속승진했다. LAPD에서 한인은 물론 아시아계가 수석부국장이 된 것은 152년 역사상 최초다. 마이클 무어 경찰국장 바로 밑 서열이다. 평소 타고난 승부사 기질과 최선을 다하는 열정적인 자세로 한인 경찰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
➏ 고석화 뱅크오브호프 명예회장
지난 2009년 당시 고석화(오른쪽) 세계해외한인무역협회 회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제14차 세계한인경제인대회 개막식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
미주 한인 금융계 발전과 커뮤니티 봉사에 지대한 공헌을 한 경제계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부산 출신으로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71년 미국으로 이민 와 철강회사인 퍼시픽스틸코퍼레이션을 설립했다. 1986년 미국 최초의 한인 은행인 윌셔스테이트은행 이사가 되면서 금융계와 연을 맺고 LA 지역 SBA 1등 은행으로 키웠다. 2016년 미주 최대 한인 은행이던 BBCN과 윌셔은행의 합병을 주도해 미국 내 5,000여개 은행 중 100대 은행에 들어가는 한인 사회 최대 은행인 뱅크오브호프를 탄생시켰다. 월드옥타의 창립에 참여하고 제15대 회장을 역임했다. 자선단체인 ‘고선재단’을 설립, 20여개 비영리단체에 매년 수십만달러의 기금을 19년째 기부해오고 있다.
➐ 박형만 만희코주재단 이사장
박형만 이사장이 이익금을 사회에 환원한다고 밝힌 LA 한인타운 올림픽과 카탈리나의 신축 아파트‘만희 매너’ 앞에 서 있다. [박상혁 기자]
박형만 이사장은 LA 한인타운 형성 초창기부터 타운의 성장과 발전에 기여해 온 대표적인 1세대 올드타이머이자 자선사업가로 한인사회에 큰 기여를 해온 인물이다. 1937년 충남 공주 출생인 그는 서독 광부를 자원했고, 3년만에 다시 아메리칸 드림을 위해 미국으로 건너와 온갖 어려움을 극복했다. 만희복지재단을 설립해 20년 넘게 고향인 공주 지역 어린이들에게 수백만달러를 기부했다. 최근에는 폐교직전에 놓였던 뿌리교육의 산실 남가주한국학원 이사장으로 학교 정상화를 이뤄 한인사회 리더로서의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또 LA 한인타운 시니어&커뮤니티센터 이사장을 역임하며 시니어 센터를 한인타운의 가장 모범적인 비영리기관으로 자리잡게한 역량을 발휘했다.
➑ 김태연 TYK 그룹 회장
김태연 라잇하우스 솔루션스 회장이 하버드 법대에서 열정적으로 강연을 펼치고 있다. [김태연 회장 홈페이지]
태권도인 출신으로 미국의 첨단기술의 메카에서 신기술로 성공을 이루며 ‘실리콘밸리의 작은 거인’으로 우뚝선 대표적 여성 기업인이다. 1946년 경북 김천 출생으로 1965년 가족들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와 태권도 강사를 하다가 컴퓨터 게임사업을 거쳐 TYK 그룹을 세워 아메리칸 드림을 성취했다. TYK 그룹의 주력 기업은 클린룸 모니터링 시스템 분야에서 세계 최첨단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라잇하우스 월드와이드 솔루션이다. 비즈니스계의 오스카 상으로 불리는 ‘스티브 어워드 대상’을 수상했다. 미국인 자녀 9명을 입양해 성공적으로 키워낸 김 회장은 자신의 성공스토리를 담은 서적을 출간,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Can do’ 스피릿을 설파하고 있다.
➒ 김명준 전 새한은행 이사장
김명준씨가 북극 마라톤을 완주한 뒤 북극점에서 재미한인산악회 깃발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남가주 한인사회에서 잘 알려진 산악인이자 마라토너다. 세계 최고령 7대륙 최고봉 완등, 8대 마라톤 그랜드슬램 달성 등 끊임없이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대기록을 쌓아 왔다. 평안남도 출생으로 서울중고를 졸업하고 연세대 아이스하키 선수로 활약했다. 미국 유학을 와서 선더버드 국제경영대학원을 나왔고 의류업에 뛰어들어 패션사업가로 일가를 이뤘다. 새한은행 이사장을 역임했고 재미한인산악회에서 활동했다. 북미 최고봉인 알래스카의 맥켄리를 시작으로 지난 2006년 ’인류의 지붕‘인 에베레스트를 정복, 한인 최고령으로 세계 7대륙 최고봉 등정이란 신기원을 이뤄냈다. 또 남·북극을 포함한 세계 8대륙에서 열리는 마라톤을 완주해 마라톤 그랜드슬램도 달성했다.
➓ 남진우 태평양 요트 횡단 원정대장
120년 전 한인 이민 선조들의 항로를 거슬러 태평양 요트 횡단에 성공한 남진우 대장이 이그나텔라호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상혁 기자]
남진우 대장은 올해 본보 특별후원으로 미주 한인 이민 120주년 기념 요트 횡단 대장정에 나서 4인의 원정대를 이끌고 생사를 넘는 장장 9,000여 마일의 항해 끝에 태평양 횡단에 성공하며 한인 이민사에 새로운 역사를 썼다. 1960년 부산 출생으로 1979년 LA로 이민 와 라구나 칼리지 오브 아트&디자인에서 회화를 전공한 예술가다. 미주 한인요트클럽 회장인 한 남 대장은 연방 해안경비대에서 발행하는 선장 라이센스를 취득했을 정도로 실력파 요트맨이다. 지난 3월 LA 인근 마리나 델레이를 출발한 원정대는 이민 선조들이 첫발을 내딛었던 하와이와 일제강점기 징용피해자들의 한이 서린 사이판을 거쳐 이민사의 출발지였던 인천까지 이르는 담대한 도전을 93일만에 무사히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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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