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는 엔비디아의 실적이 강한 모습을 보였음에도 위험선호 심리를 되살리는 데 실패하면서 하락했다.
다음날 예정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잭슨홀 연설에 대한 경계감에 국채금리가 다시 오름세를 보인 점 등은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24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73.56포인트(1.08%) 하락한 34,099.42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59.70포인트(1.35%) 떨어진 4,376.31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57.06포인트(1.87%) 밀린 13,463.97로 거래를 마감했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지난 8월 2일 이후 최대 하락률을, 다우지수는 5월 2일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률을 보였다.
투자자들은 엔비디아의 실적과 다음날 예정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잭슨홀 연설, 연준 당국자 발언, 국채금리 움직임 등을 주목했다.
엔비디아의 주가는 전날 분기 실적이 큰 폭으로 오른 데 힘입어 개장 전에 7% 이상 올랐으나 차익실현 매물에 0.1% 오르는 그치면서 시장을 떠받치는 데 실패했다.
반도체 관련주들도 일제히 하락했다. AMD의 주가는 7%가량 하락하고,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주가도 2% 이상 떨어졌다. 인텔도 4% 이상 하락했다.
이날 나스닥 시가총액 상위 10대 종목 중에서 엔비디아만이 강보합세로 장을 마쳤으며 나머지 종목은 모두 하락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파벳, 테슬라, 메타 등이 모두 2% 이상 하락했다.
이날 저녁 잭슨홀 심포지엄이 공식 일정을 시작하는 가운데, 파월 의장은 미 동부시간 다음 날 오전 10시 5분에 연설에 나설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파월 의장이 매파적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 때문에 이날 연준의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는 다시 5%를 넘어섰다. 10년물 국채금리도 4bp가량 올라 4.23%까지 상승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충분히 금리를 인상한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날 잭슨홀에서 CNBC와 가진 인터뷰에서 "현재로서는 우리가 아마도 충분히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커는 앞서 9월에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커는 올해 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 결정 투표권을 갖는다.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잭슨홀에서 마켓워치와 가진 인터뷰에서 자신은 "중간쯤 어딘가에 있다"라며, "추가 인상이 필요할 것이라는 가능성을 테이블에서 절대 제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콜린스는 연준이 결정을 내리기 전에 시간을 가질 권리를 얻었다며 시간을 더 갖는다고 해서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일에 덜 전념하고, 추가 인상이 없을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도 올해 한 번 더 금리를 올리는 것을 선호하는 다수에 속해 있다고 말했다. 지난 6월 연준의 점도표에 따르면 18명의 위원 중 9명이 올해 말 금리를 5.5%~5.75%로 예상했었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5.25~5.5%이다.
제임스 불러드 전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전날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경제 성장세가 앞으로 수개월간 더 가속화되면서 연준이 금리를 더 올려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불러드 총재는 이날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도 비슷한 발언을 내놨다.
그는 "이러한 경제의 가속화가 인플레이션에 상승 압력을 가하고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인플레이션 둔화를 억제해, 연준의 정책 변경 계획을 지연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는 혼조세를 보였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이 발표한 7월 전미활동지수는 플러스(+) 0.12를 기록해 3개월 만에 플러스대로 돌아섰다.
지수는 지난 6월에는 -0.33을 기록했으며, 지수가 플러스이면 경기가 장기 평균 성장세를 웃돈다는 의미이며, 마이너스(-)이면 장기 평균 성장세를 밑돈다는 의미이다. 이는 최근 발표된 경제 지표가 강한 모습을 보인 것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수는 3주 만에 가장 적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19일로 끝난 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전주보다 1만명 줄어든 23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날 수치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24만 명을 밑돌았다.
미국 내구재(3년 이상 사용 가능한 제품) 수주는 전달보다 5.2% 줄어 2020년 4월 이후 가장 가파르게 감소했다. 이는 제조업 상품에 대한 수요가 크게 줄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날 수치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4.1% 감소보다 더 많이 줄어든 것이다. 내구재 수주는 5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S&P500지수내 11개 업종이 모두 하락했고, 기술과 통신, 임의소비재 관련주가 2% 이상 하락하며 약세를 주도했다.
저가 제품 판매업체 달러 트리의 주가는 실망스러운 3분기 가이던스에 13%가량 하락했다. 보잉은 737맥스에 또다시 결함이 발견돼 여객기 인도가 지연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5%가량 하락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경제가 강한 모습을 보이면서 실질 금리가 오르고 있다며 이는 기술주에 압박이 되지만, 동시에 경기 민감주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카슨그룹의 소누 바르게스 이사 겸 전략가는 CNBC에 "기술주 이야기가 돌아오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실질 금리 상승할 때 나타나고 있다"라며 (금리의 상승은) "밸류에이션이 타격을 받고, 더 높은 가치로 평가받을수록 더 나빠진다"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회사가 기술주와 함께 중소형 산업 및 에너지주와 같은 경기 민감주간의 균형을 맞추고 있다며, "경제가 지금은 꽤 회복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MRB 파트너스의 필립 콜마 전략가는 CNBC에 "시장의 관심이 매우 좁아진 상태이다"라며 몇 개 종목만으로 전체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성장 배경이 더 개선되고 채권 금리가 오르면 이는 자연스럽게 시장의 확대에 도움이 된다"라며 "최근 몇 주간 일부 그러한 모습을 보았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들어 기술주가 크게 오른 것을 고려할 때 이에 대한 비중을 줄일 것이라며 "테마주는 때때로 가격 움직임에서 선두에 서며, (다른 종목들이) 이를 따라잡는 데 시간이 걸린다"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마감 시점 연준이 9월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80.5%,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19.5%에 달했다. 11월 회의까지 금리를 0.25%포인트 이상 인상할 가능성은 45%에 달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1.22포인트(7.63%) 오른 17.20을 기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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